[스페인 통신] 발렌시아, 부활의 움직임 보이다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발렌시아ⓒ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프리메라리가는 팀 간의 실력차가 심한 리그 중 하나다. 2017-2018시즌 11라운드까지 마친 지금도 상위권엔 우리가 생각하는 팀들이 위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가 승점 31점(10승1무)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발렌시아가 승점 27점(8승3무)로 뒤따른다.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승점 23점으로 3, 4위에서 추격 중이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의 양강 체제였던 과거에서 거슬러 올라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어깨를 나란히 할 때까지 발렌시아는 비교적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발렌시아는 승점46점(13승7무18패) 12위로 잔류에만 만족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 11경기동안 한 번도 지지 않은 발렌시아는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4점을 앞서 8라운드부터 현재까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리그를 한 바퀴 돌지도 않았지만 발렌시아의 성과는 눈여겨볼만하다. 잦은 감독 교체와 구단 내부의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치며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발렌시아는 중위권팀 취급을 받았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대항마라 불리던 것은 다 옛날 일인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 부임 후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은 후 다시 부활을 꿈꾸는 발렌시아의 화력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지금 기세로라면 내년 5월까지 이 모습을 쭉 볼 수 있을 것 같다ⓒ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두 배로 뛴 득점, 토막난 실점

먼저 달라진 득점력이 말해준다. 많은 팬들이 실망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자. 2016-2017 시즌 11라운드 발렌시아의 순위는 15위였다. 승점10점(3승1무7패)에 15득점 21실점으로 득점보다 실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승점은 17점이나 더 높고 작년의 두 배인 30득점, 작년의 반토막인 11실점으로 확 달라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1위 바르셀로나와 득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개인 득점 순위 역시 12골의 메시에 이어 간판 공격수 시모네 자자가 9골로 2위에 머물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다득점 승리가 유난히 많다. 5라운드에서 말라가에 5-0 승리를 거둔 후 레알 베티스에 6-3 승리, 세비야에 4-0 대승을 거뒀다. 11경기 중 5경기에서 3골 이상씩 넣으며 득점에 불이붙었다. 현재까지 발렌시아가 한 골도 넣지 못한 경기는 3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뿐이다.

실점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홈에서 치른 6경기에선 단 2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굳이 문제를 꼽자면 원정 실점 비율이 크다는 것이다. 5번의 원정 경기에선 9골을 내주며 홈경기와 격차가 벌어진다. 하지만 3골로 가장 많은 실점을 내준 레알 베티스 원정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며 아직까진 원정 실점을 주는 만큼 그 이상의 득점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 자원도 가야, 무리요, 가라이, 라토, 몬토야뿐 아니라 나초, 가브리엘 등 넘쳐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조합을 찾아 유지한다면 원정 실점 비율 역시 줄일 수 있다.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발렌시아ⓒ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맞는 옷을 입은 선수들

이번 시즌 발렌시아에서 눈에 띄는 영입은 없지만 기존 선수들의 호흡이 좋아졌다. 지난 시즌 임대 후 완전 이적에 성공한 시모네 자자에게 발렌시아는 딱 맞는 옷이다. 임대왔던 지난 시즌에는 활동량에 비해 결과가 아쉬웠지만 이번 시즌 확실한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엔 4경기 4골로 이 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4-4-2포메이션 안에서 또 다른 투톱 자원 호드리고 모레노와의 호흡도 좋다. 호드리고 역시 7골을 기록하며 자자와 투톱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96년생인 곤칼루 게데스 역시 발렌시아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임대 온 게데스는 9경기 3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정확한 패스와 드리블 돌파와 깔끔한 태클까지 갖추고 있어 마르셀리노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측면에서 제대로 풀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파레호와 콘도그비아, 페레이라, 네투 등 각 포지션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발렌시아를 단번에 바뀌놓은 마르셀리노 감독ⓒ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다른 팀을 만들어버린 마르셀리노 감독

발렌시아는 지난 5월 세비야와 비야레알 감독직을 맡은 바 있는 마르셀리노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마르셀리노가 감독직에 앉자마자 발렌시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잦은 감독 교체로 어려움을 겪던 발렌시아에게 마르셀리노 감독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감독 덕이 크다. 추구하는 전술에 부합하는 선수를 배치하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앞서 말했듯 4-4-2에서 ‘2’를 맡고 있는 자자와 호드리고는 제 자리를 찾은 듯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역습을 책임지는 허리에선 파레호와 게데스 등이 날개를 달고 있다. 부임하자마자 다른 팀을 만들어버린 마르셀리노 감독 덕분에 발렌시아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9팀 중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을 제외하면 대체로 중하위권 팀이기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를 쉽게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순위표를 갖고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지만 이번 시즌 발렌시아의 경기를 보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주고 있다.

si.onoff@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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