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도르트문트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도르트문트가 또 패했다. 이젠 도르트문트 앞에 위기라는 표현을 써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5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펼쳐진 2017-18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는 최근 분데스리가 4경기에서 1무 3패를 기록하며 순위가 3위까지 하락했다. 시즌 초반 리그 7경기에서 6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던 모습은 더 이상 찾기 어렵다. 도대체 왜 도르트문트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일까?

데어 클라시커, 도르트문트의 현 주소를 보여주다

도르트문트는 피터 보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선수들의 발을 묶으면서 좌우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해 상대 수비를 파괴했고, 그 결과 시즌 초반 파괴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그 결과 볼프스부르크를 3-0으로, 쾰른을 5-0으로, 그리고 묀헨글라드바흐를 6-1로 제압할 정도로 파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리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는 효과적인 탈압박 능력으로 도르트문트의 1차 수비저지선을 돌파했고, 토트넘의 뒷공간을 유린했다. 그리고 도르트문트는 8라운드에서 라이프치히의 활동량과 투지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분데스리가에서도 고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9라운드 프랑크푸르트와 2-2 무승부, 10라운드 하노버에 2-4패배, 그리고 11라운드 바이에른 뮌헨에 1-3 패배를 당하면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도르트문트의 전술은 여전히 분데스리가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간판 스트라이커 오바메양이 최근 6경기에서 침묵함에 따라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떨어졌고, 우카시 피슈첵과 에릭 두름이 부상을 당해 오른쪽 측면 수비가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설상가상 수비의 중심인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가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부상을 당함에 따라 앞으로 수비불안을 노출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도르트문트 전반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하다.

도르트문트는 겨울 휴식기까지 어떻게 버틸 지가 중요하다. 내년 1월엔 마르코 로이스를 비롯해 부상 선수들이 대다수 복귀하기 때문. 특히, 마르코 로이스가 복귀한다면 로이스와 오바메양, 풀리시치로 연결되는 공격 라인은 분데스리가의 타 클럽들의 수비를 파괴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리 야르몰렌코와 막시밀리안 필립, 안드레 쉬얼레와 알렉산더 이삭 등 타 공격수들이 기복을 보여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에 따라 로이스의 복귀가 간절한 상황이기도 하다.

문제는 도르트문트의 향후 일정이 험난하다는 사실이다. 슈투트가르트, 토트넘, 샬케04, 레버쿠젠, 레알 마드리드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고려할 때,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도르트문트의 부진이 길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1-2경기 부진이 이어지면 피터 보츠 감독은 자리를 보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으로선 오바메양의 부활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와 카가와 신지가 고군분투하지만 오바메양의 골이 없으면 도르트문트는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오바메양이 시즌 초반의 파괴력을 보여준다면 도르트문트는 수비가 흔들릴 지라도 상대를 힘으로 압도할 것이다. 과연 도르트문트는 현 위기를 타파하며 바이에른 뮌헨과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 답은 오바메양이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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