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산 마메스 홈구장에서 카탈루냐 주 깃발 역시 볼 수 있었다ⓒ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지난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 선포 후 스페인에 다시 한 번 혼돈이 찾아왔다. 스페인 검찰이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수반인 카를레스 푸지데몬을 해임하고 반역혐의로 기소했다. 푸지데몬이 이를 피해 벨기에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독립의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고 독립 반대 여론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10월 1일, 독립 투표를 할때와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카탈루냐인들이 품고 있던 독립의 희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독립을 외치는 이들이 있고, 카탈루냐가 스페인에 소속되어 남길 바라는 이들이 있다. 카탈루냐 독립을 원하는 이들에게 힘들었을 한 주지만 동시에 축구로 위로받기도한 한 주였다. 카탈루냐를 연고로하는 세 팀 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 히로나는 일전에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총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카탈루냐 독립에 힘을 싣는 세 구단이 이번 라운드에서 모두 승리하며 카탈루냐인들의 마음을 잠시 진정시켰다.

레알 마드리드전 득점 후 기뻐하는 히로나 선수와 팬들ⓒ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히로나, 레알 마드리드를 꺾다

2017-18 프리메라리가 10라운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경기는 히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였다. 카탈루냐 독립 선언으로 경기 연기나 무관중 진행에 대한 얘기도 나왔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치뤄졌다. 13,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히로나의 몬틸리비 스타디움엔 12,743명이 입장하며 거의 만석을 이뤘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른 히로나는 2-1로 승리를 거두며 카탈루냐인들에게 통쾌한 반전을 선사했다.

바르셀로나는 빌바오 원정을 떠났다. 8승 1무로 선두를 유지하던 바르셀로나는 2-0으로 1승을 추가하며 순위표 맨 위를 지켰다. 리오넬 메시의 득점 선두부터 팀 성적까지 1위를 유지하는 바르셀로나 덕분에 카탈루냐인들은 조금의 위로를 느꼈을 것이다.

중위권의 에스파뇰도 승리하며 카탈루냐인들에게 힘을 보탰다. 레알 베티스와 치른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4경기만에 승점 3점을 챙겼다. 에스파뇰은 경기 4일전 세군다 디비시온의 테네리페와 치른 코파 델 레이에서도 득점 없이 비겼기 때문에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의 맛을 봐야했다. 카탈루냐인들에게 중요한 시기에 거둔 승리는 두 배의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전 득점 후 기뻐하는 히로나 선수와 팬들ⓒ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언제나처럼 축구로 위로 받으며

카탈루냐인들이 중앙 정부에 억압을 받을 때면 축구를 통해서나마 답답함을 풀곤 했다. 과거 스페인 내전 후 프랑코 장군이 독재 정치를 펼칠 때 카탈루냐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 누뿐이었다. 당시에도 화력을 자랑하던 바르셀로나에 카탈루냐인들은 자신들은 투영하며 대리 만족을 느꼈다. 그리고 캄프 누에서 마음껏 카탈루냐어를 외쳤다.

독재 권력이 아닌 현재 카탈루냐인들은 더욱 자유롭게 의견을 펼칠 수 있고 축구 역시 그 일환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독립 선언을 한 시점에서 바르셀로나가 10라운드 현재 무패로 1위를 유지하는 것도, 사상 첫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히로나가 레알 마드리드를 이긴 것도 카탈루냐인들이 축구를 통해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요인이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독립 선언을 한 수반에게 반역 혐의를 묻겠다 밝히고, 유럽 연합이 스페인 중앙정부를 지지한다는 뜻을 알린 이때 카탈루냐의 독립이 순조로워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독립을 원하는 이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축구가 억압의 돌파구가되던 그 때처럼, 축구로 위로를 받으며 말이다.

si.onoff@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