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K리그는 쭉 단일리그로 가야한다

전북 우승
전북은 통산 5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10월 말이 되면 나오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라디오에 나오고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자는 말이 나온다.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노래 가사 때문에 <잊혀진 계절>은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사랑을 받고 상대적으로 치열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며 축구팬들은 “우리도 다시 플레이오프 제도를 시행하자”고 한다. 하지만 이맘때쯤 흘러 나오는 <잊혀진 계절>은 반갑지만 플레이오프 재도입 주장은 별로 반갑지 않다. 나는 K리그에 다시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는 걸 반대한다.

35년째 자리 못 잡은 리그 운영 방식
단일 리그로 출범했지만 이후 전·후기리그로 나뉘어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방식도 사용했고 6강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 등도 도입이 됐었다. 다시 단일 리그로 회귀하기도 했다가 또 다시 플레이오프를 도입했고 여기에 2012년 들어서는 스플릿 시스템이 채용돼 현재 운영 중이다. 대학 입시 제도도 자주 바뀐다고 논란이 많지만 K리그 운영 방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일단 플레이오프 재도입 반대 주장에 앞서 이렇게 자주 바뀐 리그 방식의 문제에 대해 먼저 지적하고 싶다. 이제 좀 익숙해질 것 같으면 리그 운영 방식이 바뀌는 마당에 과연 K리그가 얼마나 역사적인 정통성을 지켜나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한두 해도 아니고 35년 동안 아직도 리그 운영 방식 하나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큰 문제다. 메뉴 선택 때만 되면 변덕을 부리다 짬뽕을 시켜놓고 내 짜장면에 손을 대는 내 친구 도 이 정도는 아니다. 모든 리그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다. 완벽한 운영 방식은 없다. K리그가 단일 리그로 운영되던 시절에는 성남일화가 독주를 하는 바람에 재미가 반감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시 플레이오프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를 도입하면 시즌 막판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언론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커다란 맹점이 있다.

한 시즌 내내 1위를 고수하던 팀이 결국 시즌 막판 열리는 토너먼트에서 한 번 미끄러졌다고 해 우승을 다른 팀에 내주는 게 진정 챔피언을 가리는 방식으로 현명한가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제도를 고민하던 연맹은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쓰는 스플릿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시즌 중반 이후 상·하위 그룹을 나눠 막판까지 경쟁하는 방식이다. 스플릿 시스템 또한 단일 리그를 치르면 중반 이후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바꿔놓기에는 충분했다. 상위 그룹에 속하기 위해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 역시 그룹A행 막차를 타기 위해 강원FC와 포항스틸러스가 막판까지 경쟁을 펼쳤다.

전북현대 우승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는 전북현대 선수들 ⓒ프로축구연맹

정규리그 1위가 진짜 1위다
하지만 스플릿 시스템의 단점도 극명하다. 일단 가장 큰 오류는 개인 타이틀 경쟁의 공정성이다. 득점왕이나 도움왕 등은 상대적으로 약체를 상대하는 그룹B에 속한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룹B에서 득점왕이 탄생한다면 이걸 과연 진정한 의미의 득점 랭킹 1위로 인정할 수 있을까. 또한 그룹B로 내려가게 됐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강등당하지 않는 팀이 있다는 건 긴장감이 빠지는 일이기도 하다. 반면 그룹A 막차를 타게 된 강원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우승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없다. 이렇게 그룹B에서 강등과는 거리가 멀고 그룹A에서는 우승 가능성이 없는 팀들이 생겨날 경우 막판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것도 약점이다. 그룹A와 그룹B로 나눈 뒤 팀당 한 경기씩만을 치러야 해 공정하게 홈과 원정을 구분해 경기를 소화할 수도 없다.

전·후기리그 방식의 문제점도 상당히 크다.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8월이면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팀이 후기리그 들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이미 여러 차례 있어왔던 일이다. 전기리그 챔피언이 후기리그 막판 들어 1승이 간절한 팀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고 그 보상을 받아왔다는 이야기까지도 흘러 나왔다. 우리는 지금껏 이렇게 매번 바뀌는 리그 방식에 대해 적응할 때쯤이면 장점보다 단점을 더 부각하며 또 다시 리그 방식을 찾았다. 그나마 한 가지 방식으로 가장 오래 운영했던 게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채택된 단일 리그였다.

그렇게 35년 동안 무려 12번이나 리그 방식에 변화가 있었으니 K리그만의 정통성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플레이오프는 재도입이 과연 위축된 K리그를 되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플레이오프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리그 막판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하지만 나는 이 의견에 회의적이다. 플레이오프라는 게 리그 1위 팀을 견제하는 장치를 연맹 스스로 도입하는 셈이다. 1위 팀은 그냥 1위 팀인데 왜 또 다시 리그가 다 끝날 상대에서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팀의 도전까지 뿌리쳐 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리그가 한 팀의 독주로 싱겁게 끝날 때도 1위 팀은 그냥 1위 팀인 거다.

승강 플레이오프로도 충분하다
정규리그 6위 팀이 시즌 막판 열리는 이벤트성 토너먼트 대회에서 상위권 팀을 연달아 제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건 기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그 기적이 자주 연출되어서도 안 된다. 기적은 그야말로 십수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일이어야 하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6위 팀 입장에서는 기적이지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막판 한두 경기 그르쳐 우승 트로피를 놓치는 팀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할까. 플레이오프는 스스로 정규리그를 토너먼트를 위한 7개월 간의 예선전으로 치부하는 꼴이다. 또한 플레이오프 재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 제도 도입으로 미디어 노출 효과를 기대한다. 하지만 나는 과연 플레이오프로 K리그가 얼마나 많은 미디어 노출 효과를 보고 그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금도 플레이오프를 도입해 우승팀을 이 토너먼트로 가리지 않아도 더 살 떨리는 플레이오프가 있다. K리그 챌린지에서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치열한 단판승부를 펼쳐야 하고 여기에서 살아남은 팀은 K리그 클래식 11위 팀과 승격 및 잔류를 놓고 싸운다. 이 플레이오프만으로도 제도적 긴장감은 충분하다. 그런데 여전히 승강 플레이오프는 축구팬들만을 위한 전쟁이다. 미디어 노출 효과도 그리 크지 않다. 만약 우승팀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펼친다고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보다야 조금 낫겠지만 미디어 노출 효과는 우리가 제도를 바꾼 뒤 입은 손해보다도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는 프로야구니까 플레이오프에 관심을 받는 거지 제도 자체로 관심을 얻은 게 아니다.

단순히 한두 경기가 더 주목받을 수는 있어도 정규리그 우승 가치를 희석시키면서까지 한두 경기를 더 노출하는 게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최근 들어 지상파에서는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이나 챔피언결정전 등을 빼면 중계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당연히 플레이오프가 도입돼도 지상파를 통해 이 경기가 중계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지금도 스플릿 시스템 때문에 중요해진 경기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중계하고 있는데 플레이오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스플릿 시스템에 비해 현저히 미디어 노출 효과가 생길 수는 없다. 지상파에서 플레이오프 경기 중계한다고 주말 1시 경기 요구하면 여기에 또 질질 끌려가는데 이런 미디어 노출이 과연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까. 이거 우리 집에 손님 한 번 온다고 집구조를 아예 뜯어 고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K리그 우승 트로피
K리그에서 우승 트로피 주인을 가리는 방식은 지금껏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프로축구연맹

이런 시즌도 있고 저런 시즌도 있는 법
자극적으로 미디어에 노출되고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12팀이 맞붙는 K리그 클래식에서 8월 이후부터 매 라운드 최하위 팀을 한 팀씩 슈퍼스타K처럼 떨어트리는 거다. 그러면 아마도 플레이오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긴장감과 언론 노출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그가 미디어 노출과 긴장감만을 위해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리그는 한 시즌 동안 가장 잘하는 팀을 선발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2007년처럼 리그 5위 포항이 상위권 팀을 다 격파하고 챔피언에 등극하는 게 과연 가장 잘하는 팀을 뽑은 방식이었을까. 과거 K리그는 성남이 독주를 해 시시하게 우승을 차지했다는 이유로 단일 리그를 폐지해 버렸다.

하지만 때론 이렇게 한 팀의 독주로 시즌이 끝나도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를 한다고 해 그들에게 페널티를 부과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매년 인위적으로 여러 긴장감 있는 장치를 조성해 우승 경쟁하는 팀을 만들어 내는 게 더 부자연스럽지 않나. 만약 올 시즌 전북이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해 우승 트로피 향방을 가렸다면 플레이오프 재도입 주장은 힘을 잃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해 전북 독주의 견제 장치로 플레이오프를 도입한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시즌도 있으면 저런 시즌도 있는 법이다. 2013년 포항은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을 극적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가 아니어도 이런 명승부는 충분히 가능하다. 리그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는 팀이 있다면 굳이 플레이오프로 인위적인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한 시즌이 다소 덜 흥미롭다고 해 또 리그 방식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마도 올 시즌 스플릿 시스템과 선두권 다툼이 치열했다면 많은 이들은 스플릿 시스템에 대해 극찬했을 것이다. 이렇게 한 시즌 흥행 요소에 따라 아직도 우리는 리그 운영 방식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35년이나 된 리그라고는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단일리그는 단일리그대로, 스플릿 시스템은 스플릿 시스템대로 흥미로운 시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즌이 있는 건데 말이다. 우리는 꼭 매 시즌 막판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타구장 소식에도 관심을 갖고 경기를 봐야하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럴 거면 내가 앞서 제안한 슈퍼스타K식 서바이벌 방식이 가장 좋을 텐데 말이다. 아마 ARS 투표까지 도입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리그 제도가 복잡해서는 안 된다
플레이오프의 맹점이 1위와 엄청난 승점 차이를 보이며 겨우 6위에 턱걸이한 팀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확인되자 일부에서는 또 수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6위와 5위의 승점차가 몇 점차 이상이면 6강 플레이오프가 아닌 5강이나 4강 플레이오프를 하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나는 이건 더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리그는 일반팬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방식이 도입되면 그걸 일반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런 방식이 도입되면 막판까지 쫄깃한 긴장감과 함께 여기에 현저하게 떨어지는 6위 팀이 우승을 노리는 맹점까지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긴장감과 미디어 노출 등도 일반팬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제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과거 지상파 방송에서는 미국 수퍼볼이 열릴 때면 이 경기를 중계해주곤 했는데 매년 중계에 앞서 경기 방식에 대해서만 30분씩 설명을 해댔다.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경기 방식 때문에 그들이 아무리 대단한 경기를 한다고 해도 잠깐 보다 채널을 돌린 게 전부다. 지금 스플릿 시스템도 일반팬들에게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왜 시즌 중간에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을 나누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에는 복잡하다. 승격과 강등에 1.5장의 티켓이 있다는 것도 이 과정에서의 플레이오프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자꾸 복잡한 장치를 만들기 보다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규정이 필요하다. 김 빠진 단일리그가 됐다고 해 인위적인 장치를 계속 만들어 내다보면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변수라는 건 우승해야 할 팀이 우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재미를 위해 우승 자격이 다른 팀에게 넘어가는 건 안 된다.

단일리그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해야 한다. 연맹은 매 시즌 막판까지 쫄깃한 승부와 경우의 수를 원하지만 이걸 인위적인 제도로 만드는 건 흥미를 반감시킨다. 플레이오프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매년 흥미로운 시즌이 진행되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매년 기적과도 같은 드라마가 시즌 막판에 연출될 수는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2011/12 시즌에는 맨체스터시티가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0/11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법이다. 매 시즌 막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번 제도를 바꾸는 것보다는 이렇게 몇 년에 한 번씩 단일 리그에서 극적인 우승이 나오는 게 그 감동이나 전율이 더 크지 않을까. 기적이 매년 일어나서는 그게 기적이 아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리그 제도로 관심을 끄는 건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런 많은 관중은 축구에 재미를 느껴야 경기장을 찾는다. ⓒ프로축구연맹

18개 팀의 2라운드 단일리그가 가장 좋다
지금 현 상황에서 단일리그를 진행하는데 가장 걸림돌은 경기수다. 12개 팀이 두 번씩 맞붙으면 경기가 22경기에 그치고 네 번 맞붙으면 44경기에 이르러 너무 많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K리그 클래식이 10개 팀으로 축소돼 네 번 격돌하면 36경기로 적합하다. 아니면 18개 팀으로 늘여 팀당 2라운드씩 34경기를 치르면 된다. 이걸 목표로 팀 수를 더 줄이거나 K리그 챌린지 팀 창단을 더 독려해 K리그 클래식이 18개 팀으로 늘이는 걸 고민해야 한다. 지금 스플릿 시스템 규정대로라면 1년에 슈퍼매치가 기본적으로 세 차례 열리고 여기에 플레이오프를 도입하면 5번까지도 가능하다. FA컵에서 한 번 맞붙기라도 하면 슈퍼매치는 1년에 6번도 열릴 수 있다. 슈퍼매치는 1년에 딱 두 번, 많아서 세 번이 적당하다.

흥행이 보장된 경기라고 하더라도 너무 많아지면 희소성이 떨어진다. 궁극적으로는 18개 팀이 팀당 2라운드씩 치르는 단일리그여야 한다. 우승 경쟁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 그리고 잔류 경쟁만 있으면 리그로서는 모든 짜임새를 갖추는 거다. 인위적인 장치를 계속 만들어 낼 필요가 없다는 거다. 새로운 플레이오프 방식 도입 등 아이디어는 많을 수 있지만 변칙적인 걸 자꾸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챔피언 결정 방식이 적합하다. 그게 바로 단일리그다. 이미 플레이오프는 여러 번 시도했다가 폐지한 제도다. 막판 단기적인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이 관심도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크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잠깐의 흥행을 위해 인위적인 장치를 만드는 건 이미 많은 이들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정규리그 1위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져 우승컵을 놓치는 사례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번 정한 제도는 계속 이어지는 게 K리그의 정통성을 위해서도 맞다. 단일리그가 무조건 가장 좋은 제도라는 게 아니다. 제도마다 장단점이 다 있다.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플레이오프를 했다가 문제점이 나타나면 단일리그로 돌아가고, 단일리그를 했다가 플레이오프의 좋은 점이 보이면 또 플레이오프로 돌아가는 일을 계속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한 가지 제도를 계속 이어나가 전통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플레이오프보다는 단일리그가 더 현명한 선택이다.

축구가 재미있어야지 제도가 재미있으면 안 된다
완벽한 리그 제도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현명한 게 단일리그라고 생각한다. 이미 불공평함이 지적돼 폐지된 플레이오프 제도를 다시 도입하자는 의견에 대해 반대한다. 왜 자꾸 35년째 반복되는 같은 실수를 또 하려 하는가. 아마 플레이오프가 도입되고 5위 팀이 1위 팀을 잡고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또 다시 단일리그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힘을 얻을 것이다. 이건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축구가 재미있어야 재미를 느끼는 것이지 제도로 어떻게든 없는 재미를 포장하려 해서는 안 된다. 축구가 재미있어야지 제도가 재미있으면 안 된다. 내년 10월에는 플레이오프 재도입 주장대신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더 많이 울려 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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