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팀이 90분에 모든 것을 걸었다 ⓒ 아산 무궁화, 성남FC, 부천FC1995 제공

[스포츠니어스] 한 시즌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K리그 챌린지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K리그 챌린지 순위 싸움이 마지막까지 안갯속이다. 특히 승격 플레이오프를 앞둔 세 팀의 싸움은 치열하다. 아산 무궁화, 성남FC, 부천FC1995가 플레이오프 주인공의 최종 후보로 살아남았다.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한 팀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세 팀 모두 총력전이다. 그만큼 쉽게 예측하기도 어렵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를 취재해온 <스포츠니어스> 기자들이 과감히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예상해봤다. 결코 장난이 아니다. 무려 <스포츠니어스> 연말 송년회 메뉴 선택권이 걸려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회식 자리가 김치찌개가 될지, 아니면 한우 갈비가 될지는 이 예상에 달렸다. 독자들도 함께 예측해보자. 의외로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팀 맞추기 쉽지 않다.

김현회 : 성지순례 준비해라. 부산이 변수다 (아산/부천)

일단 '축알못' 조성룡 기자와 홍인택 기자의 예상을 독자들에게 사과드린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이 글에 성지순례가 이어질 것이다. 이 글에 로또 번호도 물어보고 수능 시험 대박도 기원하면 된다. 이번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는 아산무궁화와 부천FC1995가 간다. 아산과 성남이 승점 53점으로 같은데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산은 부산아이파크를 만나고 성남은 경남FC를 만난다. 공교롭게도 아산과 성남 모두 원정 경기다. 그리고 상대는 리그 2위를 확정지은 부산과 우승을 차지한 경남이다. '축알못'들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부산의 시선은 승격을 향한다. 바로 눈 앞의 경기가 아니다 ⓒ 부산 아이파크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경남이 우승을 확정지어 자칫 방심할 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 승격한 팀은 다음 시즌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들이 마지막 경기라고 설렁설렁 뛸 분위기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김종부 감독의 눈에 들어야 내년 시즌 경남과 함께 K리그 클래식으로 갈 수 있다. 경남이 갈 길 바쁜 성남을 잡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성남은 지난 대전전에서 한 골만 넣으면 플레이오프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걸 놓쳤다. 원래 이런 한 골에 역사가 바뀌는 법이다.

반면 부산은 아직 승격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이제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경남이 한 경기만 더 하고 이번 시즌 '퇴근'을 하는 반면 부산은 플레이오프 한 경기와 FA컵 결승, 거기에 승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포함해 최대 네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아산과의 경기에서 전력을 총동원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동기부여가 부족한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부천이 승리를 거두고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원래 방학 날 수업은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이랜드가 그런 상황이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내가 이걸 다 맞췄으면 강남에 건물을 샀겠지.

조성룡 : 한 번 걷어찬 밥상 또 걷어차지 못할 이유 없다 (아산/성남)

김현회 기자와 홍인택 기자의 원고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으이구, 더 열심히 다녀야겠네.' K리그 챌린지는 예상이 마냥 어려운 리그가 아니다. 많이 볼 수록 보이는 리그가 K리그 챌린지다. 이번 승격 플레이오프 티켓도 윤곽이 보인다. 흐름대로 이어간다면 결론은 쉽게 낼 수 있다. 아산과 성남이 올라갈 이유는 명확하다. 김현회 기자는 아산 출장 기안 미리 올릴테니 결재부터 해주시길.

지난 라운드에서 세 팀은 밥상을 그야말로 거하게 걷어찼다. 아산은 경남에 2-3으로 패했고 부천은 수원FC에 0-1로 발목을 잡혔다. 하이라이트는 성남이었다. 최하위 대전을 상대로 이기기만 하면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막판 페널티킥 골로 겨우 동점을 만들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무도 웃지 못했다. 이 모습을 단순히 일시적인 것이라고 치부하면 안된다. 분명 이번 라운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시 한 번 나란히 '네가 가라 플레이오프'를 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의 시선은 승격을 향한다. 바로 눈 앞의 경기가 아니다 ⓒ 부산 아이파크

가장 유리한 것은 아산이다. 세 팀 중 경기력이 가장 좋다. 게다가 FA컵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벌였던 부산을 만난다. 부산은 쉽사리 1군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비주전을 내고도 FC안양을 잡은 부산이지만 아산은 안양과 다르다. 성남과 부천의 모습은 상당히 좋지 않다. 게다가 부천은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질 것 같은 팀에 지고 이길 것 같은 팀에 이긴다. 서울 이랜드는 창단 이후 홈에서 부천에 패한 적이 없다. 부천은 무조건 이겨야 플레이오프를 바라볼 수 있다. 어렵다.

결국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은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점 변동은 있을 수 있어도 순위 자체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를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만일 부천이 지난 경기에서 승점 1점이라도 땄다면 내 예상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승점 2점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이제부터 나는 편하게 연말 송년회 메뉴나 고르련다. 겨울은 역시 대방어가 맛있겠지?

홍인택 : 결국에는 동기부여가 관건 (성남/부천)

이 시점에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요인은 멘탈이다. 선수단의 마음가짐과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K리그 챌린지는 '승점 자판기'가 없다는 점에서 선수단의 멘탈 관리가 승부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아산이 상대할 부산은 결집력이 강하다. 고인이 된 조진호 감독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다. K리그 클래식에서 뛰던 선수들이 모여있는 아산은 좋은 스파링 상대다. 부산은 2위가 확정된 팀답지 않게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부산이 아산을 상대로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성남도 어려운 상대인 경남을 만난다. 그러나 경남은 이미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 지었다. 성남을 상대로 승부를 걸기보다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린 선수들의 기용 가능성도 있다. 경남은 올 시즌 R리그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만큼은 경남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동기 부여 측면에서 성남이 더 절박하다.

부산의 시선은 승격을 향한다. 바로 눈 앞의 경기가 아니다 ⓒ 부산 아이파크

마찬가지로 부천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성남보다 절박한 팀이 있다면 부천이다. 부천은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 너무 서둘렀을 뿐이다.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기에 조금만 집중한다면 충분히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팀이다. 반면 서울 이랜드는 승리를 거둬도 8위를 유지한다. 중위권 싸움을 목표로 동기를 부여했던 김병수 감독이다. 서울 이랜드는 이제 목표를 잃었다. 최하위는 대전이 차지했다. 8위와 9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부상 없이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될 수 있다.

김현회 기자와 조성룡 기자는 아산이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하지만 K리그 챌린지는 K리그 클래식보다도 예측이 쉽지 않다. 플레이오프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세 팀뿐만 아니라 이들을 상대하는 다른 세 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직접 경기에 뛰지 않는 기자가 별수 있나. 물 떠 놓고 비는 수밖에.

명재영 : 역시 집 가까운 게 최고 (성남/부천)

쉽게 예측을 할 수 없으니 사심을 담겠다. 이왕 하는 승격 플레이오프 집에서 가까웠으면 좋겠다. 나는 서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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