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김종필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FC안양 김종필 감독이 지난 1년을 돌아봤다. 그는 “싸우다가 1년을 다 보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 FC안양과 부산아이파크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종필 감독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올해 초 구단과 1+1년 계약을 맺은 김종필 감독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특별했다. 구단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 마지막 홈 경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종필 감독은 “구단주께서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면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선수들이 구단에 불만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올 시즌 안양은 유독 잡음이 많았다. 서포터스와 임은주 단장이 갈등을 빚었고 이날도 서포터스가 전반 내내 임은주 단장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종필 감독도 임은주 단장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선수간 폭행 사건도 세간에 알려졌다. 김종필 감독이 “싸우다가 1년을 다 보냈다”고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충돌 사건은 지난 6월에 있었던 일”이라고 밝힌 김종필 감독은 “조시엘의 성격이 원만한 편이 아니다. 통역도 없어 소통도 되지 않았다. 그러다 안성빈과 주먹다짐을 벌였는데 한 번 충돌한 뒤 선수들이 다 같이 목욕탕으로 이동했다. 또 싸울까봐 혹시 몰라 내가 코치를 목욕탕으로 보냈다. 그런데 목욕탕에 가던 버스 안에서 또 한 번 충돌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김종필 감독은 이후 두 선수를 화해시킨 뒤 조시엘 에이전트를 불러 경위서까지 받았다. 이를 이틀 뒤 구단에 보고했다. 그는 “올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면서 “구단에서 숙소도 없애 선수들은 방을 구하러 다니느라 고생이다. 1년 동안 참 힘든 일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1년 내내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종필 감독 말처럼 구단과 팬, 코치진은 1년 내내 싸워야 했다.

부산과의 경기도 힘들었다. 루키안은 전소속팀 부산에서 옮겨오면서 “부산과의 경기에는 출장하지 않는다”는 계약 조건이 걸려 있어 이번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쿠아쿠는 경고누적으로 뛸 수가 없었다. “국내 선수들만 데리고 경기를 해야 한다”고 밝힌 김종필 감독은 이미 2위를 확정해 여유롭게 주축 선수들을 부산에 숙소에 남겨둔 채 백업 멤버를 가용한 부산을 경계했다. “그래도 올 선수들은 다 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 경기에서 안양은 부산을 상대로 1-2 패배를 기록했다. 김종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안양 팬들에게 보답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면서 “전반전에 파울 두 개가 오늘 승부를 결정지었다. 늘 수비수들한테 위험 지역에서의 파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오늘도 이 상황에서 파울을 내줬다”고 아쉬워했다. 안양은 전반 두 번의 세트피스에서 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1년 내내 싸우기만 했다”고 말한 김종필 감독은 이렇게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마친 뒤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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