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황선홍 감독 ⓒ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는 무승부로 끝났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는 의미의 무승부지만 이번 무승부는 서울에 더 아쉬운 결과였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5라운드에서 FC서울은 수원 삼성을 홈으로 불러 2-2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이용래에게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곧바로 데얀과 윤일록이 두 골을 넣으며 역전했다. 그러다가 후반 추가시간 조나탄에게 실점하며 무승부를 거뒀다. 지고 있던 경기를 역전하며 앞서갔던 서울이라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서울은 후반 28분 윤일록의 원더골이 터질 때만 해도 웃을 수 있었다. 수원을 상대로 2-1로 앞서가던 순간 서울과 수원의 순위는 뒤바뀌어 있었다. 세 경기가 남은 현재 시점에서 4위와 5위의 순위 차이는 크다. 서울은 조나탄에게 실점하며 다시 5위를 유지했다. 같은 승점 1점이지만 분명 서울이 더 아쉬운 상황이다.

서울의 시즌 마지막 목표는 ACL 진출권이다. 후반 추가시간 조나탄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분명 서울은 ACL 티켓에 성큼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과 수원은 2-2 무승부를 거뒀고 서울의 ACL 진출은 더 어려워졌다.

무승부가 서울에 더 뼈아팠던 사실은 수원 서정원 감독의 코멘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정원 감독은 "아쉽게 승리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순위 싸움과 ACL 진출권 싸움에서 분명히 서울보다 우리가 좋은 위치에 있다. 순위를 유지하며 계속 남은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아직 산술적으로는 가능성과 기회가 열려있기 때문일까.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아쉬움이 커 보였다. 서울이라는 팀 감독이기에, 그리고 황선홍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축구 인생을 살고 있기에 내색만 안 했다. 무승부라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그의 모습은 마치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 임하는 감독과 비슷했다. 현장에 있는 다른 기자들도 그 사실과 분위기를 느껴서인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황 감독은 "많은 팬들이 찾아왔는데 승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아쉽다. 경기 내용은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했다. 후반에 골 운이 많이 안 따랐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아직 세 경기가 남아있다. 준비 잘 해서 ACL 진출권을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이어 "매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다음 울산전을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텍스트만 본다면 상투적인 대답일 수 있다. 그러나 황 감독의 표정은 비장했다.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 승점은 이제 9점이 남았다. 35라운드 토요일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4위 수원은 서울보다 2점을 앞서고 있다. 3위 울산은 서울보다 4점 앞서고 있다. 제주와의 격차는 7점이다. 서울은 이제 울산, 강원, 제주를 상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은 서울이 자초했다. 4위로 올라섰어도 어려웠을 스플릿 라운드에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제 서울의 아시아 무대는 남은 세 경기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승점 1점이지만 분명 수원과 서울이 놓친 2점의 무게는 서울이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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