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2017년 마지막 슈퍼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4번째 맞대결로 이전 경기와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오는 21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5라운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두 팀의 올해 마지막 승부로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주어질 수 있는 4위, 5위의 정면충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규정상으로는 K리그 클래식 3위 팀까지와 FA컵 우승팀이 ACL에 뛸 수 있는 권리를 얻지만, 리그 3위 울산현대가 FA컵 결승전에 올라와 있고 수원 또한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상황에 따라 리그 4위도 ACL을 바라볼 수 있다.

양 팀의 시즌 상대전적은 서울이 2승 1무로 압도적 우위에 있다. 범위를 최근 5년간으로 확장해도 서울이 FA컵을 포함해 11승 5무 4패로 20번의 맞대결 중 수원이 승리를 따낸 적은 4번밖에 없다. 이는 2013년부터 수원의 사령탑을 잡은 서정원 감독의 서울전 기록이기도 하다. 서울이 리그에서 수원에 무릎을 꿇은 것은 2015년 4월 18일의 1-5 패배가 마지막이다. 수원은 기록적인 스코어를 남겼던 이 경기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서울만 만나면 작아졌다.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만났을 때도 승부차기 끝에 수원이 웃었지만, 공식 결과는 1승 1패로 동률이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 한 팀으로 쏠리게 된 것은 투쟁심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슈퍼매치를 살펴보면 맞대결 당시의 성적이나 전력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만나기 전까지 더 못 나가던 팀이 승리를 가져가는 일이 빈번했다. 이는 궁지에 몰린 팀이 라이벌전에서 극한의 정신력을 발휘해 반전을 노렸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곽광선은 지난 슈퍼매치의 자책골을 만회할 수 있을까 ⓒ 프로축구연맹 영상

이번 시즌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 대결이었던 지난 6월 18일로 되돌려보면 수원은 상승 곡선에 있었고 서울은 3무 1패로 4경기 연속 무승에 놓여있었다. 조나탄의 완전 계약 소식까지 더해지며 수원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었다. 수원의 우위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서울이 적지에서 수원을 몰아붙였고 승점 3점도 서울의 몫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된다. 서울이 이렇게 수원이 강하기 전까지는 역으로 수원이 서울에 절대적인 힘을 보였다. 당시 수원의 감독이었던 윤성효 감독의 전략이 서울에는 쥐약이 되었다. 이는 2010년 8월 28일부터 2012년 10월 3일까지 무려 수원의 슈퍼매치 7연승이라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승도 연승이지만 7경기 동안 수원은 서울에 단 한 점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아 ‘성효부적’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 냈던 기억이다. 하지만 수원은 윤성효 감독 시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고 서울은 2012년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에도 잘 나갔던 팀은 슈퍼매치에서 웃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은 어떨까. 최근 기세로는 서울이 우위다.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2무로 4위 수원을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15일 울산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그전까지 5경기 연속 무승에 빠져 있었다. 먼저 득점을 하고도 막판을 버티지 못하고 승리를 놓친 시즌 초반의 패턴이 다시 나타났었다. 서울과 정반대인 셈이다. 그러나 수원은 조나탄이 복귀 골을 신고했고 슈퍼매치에 강했던 김은선이 출전할 수 있다는 점으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슈퍼매치의 기묘한 패턴으로 본다면 부진했던 수원의 승리를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재미에 가까운 예측일 뿐 슈퍼매치의 특성상 90분 이내에 발생하는 돌발 변수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제일 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5년간 수원은 서울에 너무나도 약했고, 서울은 그런 수원을 상대로 4위 탈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 자원인 오스마르의 결장을 메꾸는 것이 관건이다. 황선홍 감독이 점잖은 미소를 보일지, 서정원 감독이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를 할지는 21일 오후 5시경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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