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의 건곤일척] 만치니의 항변, 제니트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제니트는 다시 한 번 UEL 왕좌를 노릴 수 있을까? ⓒ 제니트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역시 강했다. 제니트는 20일(한국 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로젠보리 BK와의 UEFA 유로파리그(UEL) L조 3차전에서 에밀리아노 리고니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제니트는 UEL L조 3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폭발시키며 전승을 기록,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007-08시즌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휘 아래 UEL 우승을 차지했던 제니트는 올 시즌 10년 만에 서서히 우승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과연 제니트는 우승후보서의 자격이 있을까?

제니트의 변화는 무죄?
제니트에게 2017년은 개혁의 해다. 제니트는 2009년 이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매 시즌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2015-16시즌과 지난 시즌에는 연속으로 3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7년 상트페테부르크 스타디움(크레스토프스키 스타디움)이 개장했고 알렉산다르 듀코프 구단주가 회장에서 물러나며 세르게이 푸르센코가 다시 회장직을 맡았다. 이에 따라 제니트는 지난 여름 동안 미르체아 루체스쿠 감독에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으로 감독교체를 단행했고 약 8500만 유로를 투자해 무려 11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선수단 변화를 꾀했다.

제니트는 2017-18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개혁의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선 지난 13라운드 아스날 툴라에 0-1로 패하기 전까지 무패가도를 달렸고, 현재 8승 4무 1패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UEL에선 3차 예선에서 브네이 예후다 텔아비브를, 플레이오프에선 위트레흐트를 제압하며 조별리그에 진출했고, L조에서 3전 전승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의 불만, 감독의 항변?
제니트 상승세의 중심엔 만치니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이 존재한다. 만치니 감독은 4-3-3 포메이션 하에 중원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안정감을 유지하한다. 그러면서 알렉산다르 코코린과 리고니, 드미트리 폴로즈, 드리우시 등을 앞세워 빠르고 유기적인 공격 전개를 통해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비록 간판 스트라이커 아르템 주바가 기대만큼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지만 코코린이 해결사 역할을 하고 드리우시와 리고니, 쿠즈야예프, 에로힌 등이 득점 지원을 하면서 파괴력을 유지하고 있다. 크리시토와 메블랴, 맘마나, 이바노비치 등으로 구성한 백 포 라인은 매 경기 수비의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만치니 감독에게도 위기는 존재했다. 지난 3윌 러시아의 브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스포츠 관계자들을 만나 자리에서 “제니트가 러시아 선수들에게 충분한 출전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제니트의 경기는 진정한 러시아 클럽 경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제니트가 소시에다드와의 UEL L조 2차전에서 외국인 선수 8명을 선발 출전시킨 것에 대해 불만을 토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치니 감독
푸틴의 말보다 팀이 더 중요한 만치니 감독이다 ⓒ 제니트 공식 페이스북

이에 대해 만치니 감독은 “푸틴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 어떻게 대통령의 비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말했지만 로벤보리전에서도 소시에다드전과 마찬가지의 선발 명단을 구성하면서 무언의 항변을 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리고니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제니트에게 3-1 승리를 선사함에 따라 만치니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됐다.

로벤보리는 기존의 4-3-3이 아닌 5-3-2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했지만 제니트의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제니트는 로벤보리전에서 종료직전 폴 안드레 헬란에게 골을 허용했지만 무려 18개의 슈팅과 7개의 유효슈팅, 8개의 코너킥 등 모든 기록에서 앞서며 로벤보리를 압도했고, 리고니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제니트는 이미 여름 동안 개혁을 단행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것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 성적이 대변한다. 제니트가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만치니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면, 그리고 현재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우승후보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될 것이고, 2009년 유로파리그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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