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 이승엽 코치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부산 벤치에 故 조진호 감독의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4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는 이정협의 페널티 킥 골로 수원FC에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부산 이승엽 대행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큰 아픔이 찾아왔었는데 코치진이 선수들 앞에서 내색을 안 하려 했다. 그게 가슴 아파서 너무 힘들더라. 그 모습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동기부여 된 것 같다. 오늘도 전체적으로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감독님이 주문했던 것 그대로 가져갔다. 결과는 1-0으로 이겼지만 우리도 위험한 찬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감독님이 지켜준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 대행은 유명을 달리한 故 조진호 감독 대신 그라운드 테크니컬 에어리어 안에 있었다. 잠시 벤치에 앉을 때는 고인의 자리를 비워둔 채 경기에 임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을지 물었다.

이 대행은 "제가 언제까지 축구 지도자를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항상 그렇게 할 거 같다. 감독님이 항상 제 옆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감독님하고 약속했던 부분이 있다. 부산에서 오래 있고 싶다고 하셨다. 승격이 아니더라도 후회 없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저부터 안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라며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친형처럼 지냈었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수원FC 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는 "선수들 멘탈을 어떻게 잡을지가 고민이었다. 너무 흔들리지 않을까. 혹은 너무 의욕이 과해서 경기가 안 풀리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오늘도 고비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슬기롭게 풀었다"라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고인을 생각하는 이 대행의 눈은 계속 충혈되어 있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고인에 대한 질문에 쉽게 말을 잇지 못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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