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랭피크 리옹 ⓒ 리옹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올랭피크 리옹은 강하다. 하지만 프랑스 왕좌를 탈환하기엔 여전히 공수 전력이 2% 부족하다.

리옹은 24일(한국시간) 프랑스 데신샤르피외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18 시즌 프랑스 리그앙 7라운드에서 디종FCO와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에서 디종을 상대로 공격을 주도하면서 점유율 59%, 슈팅 20회, 유효슈팅 6회, 코너킥 8회를 시도했음에도 수비불안을 노출하며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이로써 UEFA 유로파리그를 포함한 최근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리그앙에서 1위를 다투는 PSG와 모나코를 추격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과연 리옹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할 자격을 갖춘 것일까?

프랑스의 강자에서 다크호스로?

리옹은 현 구단주인 장-미셸 올라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했다. 2001-02시즌부터 7시즌 연속으로 프랑스 리그앙을 제패했고,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미셸 올라 구단주는 새로운 경기장 건설과 맞물려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에서 유망주 영입과 발굴로 구단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이에 더해 라이벌인 PSG는 카타르 오일 머니로, 모나코는 러시아 머니로 무장하면서 전력을 강화시키며 전력을 강화하면서 리옹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그 결과 리옹은 2012-13시즌부터 3위-5위-2위-2위-4위 등을 기록하며 유럽 대항전 진출권 획득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2시즌 연속으로 2위를 기록해 PSG의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지난 시즌 리그에서 13패나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다. 알렉상드레 라카제트가 28골, 3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나빌 페키르와 라치드 게잘이 부진해 라카제트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사무엘 움티티가 이적하면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고 말았다. 브뤼노 제네시오 감독으로선 나름대로 고군분투했지만 모나코와 PSG와의 전력 차를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미래를 준비한 세대교체?

리옹은 여름 동안 기존의 전력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대신에 미래를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팀의 주축인 라카제트와 코렌틴 톨리소, 에마누엘 맘마나, 막심 고날롱, 마티유 발부에나, 라치드 게잘, 니콜라스 은클루 등이 팀을 떠난 대신에 파페 셰이크, 베르트랑 트라오레, 마리아노 디아스, 마르셀루, 페를랑 멘디, 마르사우, 케니 테테, 탕귀 은돔벨레 등 젊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제네시오 감독은 "우리는 시즌 초반 경기 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시즌 우리는 매우 젊고 새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초반의 문제들을 하나둘씩 해결하며 전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탕귀 은돔벨레 ⓒ 리옹 공식 페이스북

리옹은 과거만큼 노련하게 상대를 압도하진 못하지만 젊고 빠른 선수들이 곳곳에 배치됨에 따라 공수에 걸쳐 기동력과 스피드가 높아졌다. 그 결과, 리옹은 상대를 막론하고 득점포를 가동할 힘을 보유하게 됐다. 나빌 페키르가 에이스 역할을 하며 공격을 주도하고, 마리아노 디아스가 최전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멤피스 데파이가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하지만 데파이와 우셈 아우아르, 베르트랑 트라오레, 맥스웰 코르네 등은 측면에서 공격의 스피드를 높일 뿐 아니라 득점 지원을 하고 있다.

리옹, 수비불안에 발목을 잡힐까?

리옹은 파괴력을 발휘함에도 PSG와 모나코와 우승을 논할 위치까지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리옹의 젊은 선수들은 올 시즌 이미 경험부족을 노출하고 있다. 보르도, 낭트, 아폴론 리마솔, 디종 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음에도 노련미를 보여주지 못하며 무승부에 만족했다. 빠른 공수 전환과 강한 압박, 날카로운 측면 공격은 위력적이지만 스코어가 앞선 상황이나 주도하는 상황에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PSG전에서 자책골을 2골이나 허용하고, 보르도전과 디종전에선 공중볼 대처 능력 부족과 집중력 부족을 노출함에 따라 수비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포백이 모두 바뀌었으므로 수비 조직력을 갖추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네시오 감독이 빠르게 수비라인을 정비하지 못한다면 지난 시즌의 부진을 반복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리옹은 더 이상 프랑스 챔피언이 아니다. 프랑스 챔피언이란 표현은 최근 5시즌 중 4시즌에서 우승한 PSG와 지난 시즌 우승한 모나코에게 더 어울린다. 그리고 리옹은 여름 동안의 세대교체로 PSG와 모나코가 펼치는 우승 경쟁에 합류할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리옹이 다시 프랑스 정상에 서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필요하고, 팬들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리옹은 올 시즌 문제점들을 해결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이상의 성과를 도출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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