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영광의 순간인 유로2016 우승 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여름 휴가철, 유럽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무수히 많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세계 관광객 약 11억 3500만명 가운데 유럽을 방문한 경우가 51.4%가 된다. 그만큼 유럽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장소이며 수많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다. 그 중 유럽 축구 역시 관광의 일부분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축구 여행"을 주제로 유럽을 찾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유럽 축구가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경제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기도 하다. 응원팀의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를 매번 따라가는 열성적인 팬도 많고, 이를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접근성이 좋기도 하다. 예를 들어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떠날 때 다른 나라라도 유럽 내에서 이동이 원활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원정길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원정 응원을 가는 팬들이 해당 지역을 관광하고 오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을 기점으로 하루 이틀 전, 후에는 상대편 유니폼을 입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유럽 축구는 유럽 대륙뿐만 아니라 아시아나 아메리카 등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열성적인 축구 팬들은 축구 경기 일정에 맞춰 여행 루트를 짜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의 인식과 접근성이 갖춰지기 때문에 축구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관광 상품이 된 축구

그렇다면 축구 시즌이 아닐 때는 어떨까?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8월 중순까지의 유럽 축구는 비시즌 기간이다. 가장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때 정기적인 축구 리그는 이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기간에 축구는 여전한 관광 상품이다. 유럽 주요 관광 국가들이 축구라는 상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살펴보고 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 앞 FC바르셀로나 박물관 및 공식 스토어

-스페인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기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축구팀이기도 하다. 다른 국가, 도시들이 관광 상품에 축구를 끼워넣는 방식에 가깝다면, 바르셀로나야말로 축구 자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인 도시다. FC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보러 방문하는 경우 역시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캄프 누 투어는 경기장 투어만 따로 할 수도 있고 시티투어와 연계할 수도 있다. 그만큼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의 선택 사항 중 캄프 누 투어의 인기가 크다는 뜻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 앞 FC바르셀로나 박물관 및 공식 스토어

바르셀로나 시내에는 12개의 FC바르셀로나 공식스토어가 있다. 박물관과 공항 안까지 포함해 크고 작은 스토어를 합친 개수인데, 웬만한 관광지부터 거주 구역까지 골고루 자리잡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 옆에는 FC바르셀로나의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선 바르셀로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챔피언스리그 및 리그에서의 활약도를 년도별로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팬이라면 흥분을 감출 수 없는 곳이다.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관광객들 또한 신기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1층엔 MD스토어가 있어 자연스레 상품 구매를 유발하기도 한다.

캄프 누 역시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이 바로 앞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다. 자가용은 물론이고 날씨가 좋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까사 바트요, 스페인 광장 등 대표 관광지 어디서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바로 옆엔 또다른 바르셀로나 박물관이 있고, 쉴 수 있는 카페도 마련되어 있어 축구 경기, 박물관 투어를 기다리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수요가 많은 만큼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에선 축구 자체가 이미 하나의 주요 관광 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 앞 FC바르셀로나 박물관 및 공식 스토어

-포르투갈 포르토

포르투갈은 농업, 관광산업 등으로 유명하지만 축구팬들에게 포르투갈에 대해 묻는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대답이 먼저 나올 것이다. 그만큼 포르투갈은 우리에게 '호날두'로 잘 알려진 나라고 포르투갈 국민들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있다. 포르토 시내를 걷다보면 옷가게에서 호날두 가면을 쓴 마네킹을 쉽게 볼 수 있는 정도다. 포르투갈에서는 축구뿐만 아니라 호날두 역시 하나의 관광 상품이기도 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로 앞 FC바르셀로나 박물관 및 공식 스토어

또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상위팀인 SL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FC포르토 등은 유럽 무대에 꾸준히 진출하기도 하고 연고팬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관중은 30,000~50,000만명으로 리그 흥행을 돕는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포르토 중심지에는 FC포르토뿐만 아니라 벤피카, 스포르팅 등 프리메이라리가 주요 팀, 국가대표팀의 MD상품까지 함께 갖춘 공식 스토어가 있다. 포르투갈이 우승했던 유로2016의 기념품은 물론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포르투갈의 축구를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레 포르투갈의 축구가 노출된다.

발달한 관광 산업에 축구 역시 일부분이 되어 관광객 유치를 돕기도 하고, 구단 홍보 효과를 자연스럽게 보면서 1석2조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축구팬들이 밀집하는 시기가 아님에도 축구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는 곳이 유럽이다. 이런 분위기를 느끼고자 다양한 축구팬들이 유럽을 방문하고 이런 선순환은 유럽 축구 산업 발전을 돕고있다.

si.onoff@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