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갈등②] 서포터스 회장, “’갑질’할 생각 없어. 우리도 알 권리 있다”

안양 경남전
안양 서포터스와 임은주 단장의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 FC안양 제공


FC안양이 심상치 않다. 내부적인 갈등으로 구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서포터스는 임은주 단장의 불합리한 구단 운영을 지적하고 임은주 단장은 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모욕죄로 응수했다. 진실 공방이 끝없이 펼쳐졌고 결국 임은주 단장과 서포터스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스포츠니어스>에서는 다각도로 이 문제를 취재해 흔들리고 있는 FC안양의 속내를 낱낱이 파헤치려 한다. 과연 어디에서부터 잘못되고 있던 걸까.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정말로 그들은 월권을 휘두르고 있었던 것일까?

<스포츠니어스>는 임은주 단장에 이어 이번에는 안양 서포터스 A.S.U RED의 회장 유재윤 씨와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양 측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야 현재 흘러가는 상황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 씨는 상당히 차분하고 신중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하지만 그 속에서는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되고 있었다. 지금부터 유 씨와의 대화를 공개한다.

-임은주 단장이 당신 한 명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심경을 듣고싶다

“딱히 할 말이 없다. 최초에 구단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공식 입장을 기억하는가? 그 발표문에서는 ‘안양 서포터 유재윤 회장 및 운영진 일부 서포터’라고 얘기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구단을 파괴하려는 자들’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두 표현의 공통점은 복수라는 것이다. 또다시 임 단장의 말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이 고소의 중점적인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생각은?

“구단을 두고 여러 루머가 떠돌아다녔다. 선수를 프락치로 심었다는 소문도 돌았고 대표이사가 구단을 주식회사로 전환한다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 내겠는가? 나는 안양 구단의 이사회에 들어가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나는 어떻게 하면 응원을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런 루머는 나 뿐 아니라 서포터스의 귀에 들어온다. 안양시라는 곳이 굉장히 좁다. 소문이 잘 돌아다니고 쉽게 귀에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구단에 전달한 사람이다. 나는 임 단장에게 말했다. ‘단장님, 안양에서 지금 이런 얘기들이 돌고 있습니다. 오해를 풀지 못하시면 더 오해가 커지면서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라도 단장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단장님은 우리 구단의 얼굴이시잖아요. 이런 루머에 대해 적어도 우리 만이라도 설득하시고 이해 시켜주십시오. 이대로 되면 사실이 되어버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장님 이거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오해를 풀어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나는 그 역할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고소의 내용 중에는 모욕죄 등이 들어가 있다. 당신이 페이스북에 임 단장에 대한 욕설 섞인 댓글도 나는 확인했다. 아마 이런 부분도 포함되지 않을까?

“당시 우리 서포터스는 감정이 썩 좋지 않았다. 구단이 PT도 번복하고 식사 자리도 번복한 상황이었다. 상당히 그 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약속을 자꾸 어기니까 좋은 말이 나올 수 없었다. 욕설에 대한 부분을 고소하겠다면 고소 하라고 전해달라. 벌금이 나오면 돈 내겠다.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런데 하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 나는 우리 단장이 일 잘하면 칭찬한다. 하지만 일 못하고 약속 어기니깐 욕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확인했다는 그 댓글은 모두가 다 보는 온라인 게시판도 아니고 범계역 사거리에 크게 써놓은 것도 아니다. 친구 페북에 달았을 뿐이었다.”

-알겠다.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겠다. 앞서 임 단장에게 얘기했던 곳이 6월 4일에 만났던 간담회인가?

“그렇다.”

-임 단장의 말로는 팬들이 11가지 질문을 준비했고 자신은 충실하게 답변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유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왜 간담회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는가?

“현재 그 당시 간담회 내용을 모두 정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공유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해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해와 루머에 대한 의문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임 단장이 질문을 11개 했다고 말했는가? 물론 질문을 11개 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11개 모두 핵심적인 질문이 아니었다.”

“11개의 질문 중에는 인사치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우리가 그 날 준비했던 질문은 총 다섯 개였다. 그 중 두 개는 형식적인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첫 질문으로 ‘그동안 구단에 어려운 부분이 있는가’를 물어봤고 마지막으로 ‘서포터들에게 어떤 것을 바라는지, 우리가 구단을 위해 도와줄 일이 있는지’ 물어봤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정말 궁금해서 준비한 질문은 세 가지였다.”

-그 질문 중에는 A 선수의 은퇴 후 보직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물어봤던 것 중에 하나가 그것이었다. 프락치 루머의 내용은 알다시피 ‘A 선수가 은퇴 후 보직을 약속 받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추가적인 얘기를 들었다. 단장과 A 선수의 면담에서 단장이 플레잉 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후 ‘나 만난 거 선수단에 말하지 말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A 선수가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얘기를 했다고 전해들었다. ‘나 임 단장 만났다. 단장이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흘려 듣게 된다면 선수들의 기분이 나빠질까봐 내가 직접 말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임 단장이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삼고 싶지 않다. 근데 핵심은 이것이 아니다.”

“현재 A 선수의 계약은 올해가 만료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이 선수가 안양에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년 재계약도 확정되지 않은 선수에게 그런 직함까지 걸면서 얘기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다. 선수단도 하나의 직장이자 사회 아닌가. 만일 정말로 A 선수가 플레잉 코치를 하기로 합의가 된 상황이라면 선수단 내에서는 벌써부터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코치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축구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것으로 인해 선수단이 두 동강 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임 단장에게 이런 맥락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임 단장은 ‘은퇴 앞둔 선수에게 동기부여 차원에서 말을 한 것이고 우리 구단이 선수의 장래에 대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구단이 되야 한다’라고 답변했다. 나는 ‘다른 것보다 선수단의 분위기와 A 선수의 명예를 걱정해서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말씀드렸다. 어쨌든 구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라고 얘기했다. 여기서 우리가 더 얘기하면 그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 임 단장이 내가 혼자 중얼거렸다고 주장하더라. 그런 사실 없다.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임 단장이 말한 부분에 대해 인정을 했다. ‘구단 방침이 그렇고 선수 운영의 방향이 그렇다니 알겠다’라고 말했다. 그런 얘기는 나중에 동료들과 카카오톡으로 얘기했다. ‘A 선수 스카우트 보직 제안 받았다더니 임 단장은 플레잉 코치라고 하네. 야 이거 도대체 누굴 믿고 뭘 믿어야 하냐. 온통 거짓말 투성이다’란 얘기 했다. 우리끼리의 얘기다.”

-나머지 두 가지 질문은 무엇이었는가?

“한 가지는 숙소와 식당에 관한 이야기였다. 숙소 얘기는 사실 그 때 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정보가 많이 없으니까 질문을 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구단이 숙소를 폐지하는 추세에 대해 딱히 반대하는 편이 아니다. 다만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했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은 남는다. 게다가 이미 숙소를 폐지한 상황이다. 그 숙소를 다시 확보하라고 할 생각도 없었다.”

“식당에 대해서는 단지 부탁을 했을 뿐이다. ‘제발 애들 밥그릇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밥 먹고 그 힘으로 뛰는 선수들이다. 가정이 있는 선수들은 그나마 낫지만 총각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래서 ‘식당은 꼭 좀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니 임 단장이 ‘사실 시청 구내식당에 선수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황이다.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으니 모르는 척 해달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전력분석코치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력분석코치? 처음 듣는 이야기다. 말해달라

“선수단 내에 전력분석코치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우리 귀까지 흘러 들어왔다. 입사 과정부터 뭔가 이상했다. 임 단장의 부임 초 김 감독에게 ‘감독님 전력분석코치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 ‘어유 있으면 좋지~’라고 얘기했다. 그게 ‘감독님이 원해서’라는 이유의 근거가 되어버린 것이다.”

“김 감독이 ‘있으면 좋다’는 얘기를 하고 새 코치들이 오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 아는가? 단 하루로 알고 있다. 나는 이런 얘기를 그저 듣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임 단장이 정말 감독님을 좋아해서 이런 요청을 한 것인지, 아니면 구단 플랜에 따라 미리 준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안양에 와서 잘하면 우리는 어떤 불만도 제기하지 않는다. 좋은 선수 잘 만들어주고 전력 분석 열심히 하면 팀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근데 전력분석코치가 일을 제대로 안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코치들이 전력분석코치에게 영상 분석한 거 있으면 달라고 했더니 ‘내가 지금 영상 편집하려고 이 구단 들어온 줄 아세요?’라고 답변했단다.”

“가끔은 영상을 줬다고 하더라. 그런데 영상을 준 것이 아니라 URL을 보내준단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주고 이거 보시면 된다고 했단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전력분석코치가 그랬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 경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였다.”

안양 경남전 경기
이 경기에서 안양은 경남에 1-4로 완패했다 ⓒ FC안양 제공

“경기 당일 오전 1시에 ‘단톡방’으로 보고서를 선수들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 알람 소리에 잠을 깬 선수들이 많다는 후문이었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그 분석 자료가 틀렸다는 것이다. 전력분석코치의 분석에 따르면 경남의 주요 선수로 김도엽을 지목하며 굉장히 조심해야 한단다. 그런데 그 선수는 부상 중이라 3주 가량 경기를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이후 조사해보니 심지어 지금은 경남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력분석코치를 향한 신뢰도가 무너졌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들려온 것이었다.”

-그래서 임 단장에게는 전력분석코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 자리에서 임 단장이 스피커폰으로 전력분석코치와 통화를 했다. ‘왜 부상 중인 선수를 보고서에 그렇게 올렸냐’고 물어보니 ‘사실 나오는 선수가 누군지 모르니까 일단 분석을 다 한다. 그런데 부상 중인 선수는 올리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부상 중인 선수를 올리면 안되는데 올렸다.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어 엎은 셈이다. 임 단장도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고 물어봤다. 그러니 ‘일 못하면 나가야지’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정확히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임 단장의 해법은 ‘선수 만족도 조사’였다. 단장이 일을 직접 지휘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구단 직원을 시켜서 선수들이 전력분석코치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조사 하겠다고 말했다. 그 이후 그 사람이 전력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이 사람은 숙소 문제도 얽혀 있다. 현재 안양의 숙소는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다. 지극히 일부만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전력분석코치가 숙소를 사용하고 있다. 임 단장은 부임 초기 숙소에 있던 코칭 스태프를 내보낸 바 있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는가? 그래서 ‘코치들은 원래 숙소 생활 안하기로 한 거 아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임 단장은 ‘집도 너무 멀고 너무 바빠서 거기 숙소에 잠깐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리는 그 때 생각했다. ‘또다시 형평성이 무너졌구나…'”

-어찌됐건 당신들은 궁금한 부분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오해가 남아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걸 굳이 서포터스에게 공유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굳이 공유를 한다면 공유할 수 있는 것은 A 선수에 대한 루머 딱 한 가지 뿐이다. 식당에 대한 답변은 당시 상황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단장이 일이 진행되고 있으니 모르는 척 해달라고 했다. 그것에 대한 내용을 내가 공유해야 맞는 것이라고 구단은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전력분석코치? 그것도 너무 위험해서 공유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모든 서포터스가 알면 당장 쫓아내라고 들고 일어날 것 아닐텐가? 이 내용을 전부 공유하라고? 나는 구단을 생각해서 공유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자. 프리젠테이션(PT)과 식사 자리 등 소통에 관한 마찰이 계속 있었다

“6월 4일 간담회를 마치면서 임 단장도 밝혔듯이 식사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밥 한 번 먹어요 단장님’이라고 했더니 ‘그래 밥 한 번 사줘’라고 했다. 그래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밥 사드리는 거 맛있는 거는 사드리기 힘들어도 숟가락 하나 더 얹는 건 편해요’라고 화답하면서 대화를 마쳤다.”

“이후에 PT를 요청했다. 임 단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구단의 팀장급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PT 자료들 안에는 우리 구단과 다른 구단의 예산안이 들어 있어서 공개되면 비교가 되는 등 민감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팀장들이 임 단장에게 ‘PT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건의했다. 임 단장이 이것을 받아들였고 PT는 하지 못할 것 같다’라는 내용이었다.”

“알겠다고 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그래서 구단 내 각 팀장들에게 모두 전화를 돌렸다. 그런데 그 내용을 가지고 회의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몇 명은 외근을 나가 있었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팀장들도 회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거짓말이었다. 팀장들이 말려서 할 수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한 것은 밝혀졌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짜증은 굉장히 많이 났다. 하지만 서포터스 앞에서 PT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그런 말을 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타민 음료 한 박스를 사들고 소모임 대표 몇 명과 함께 구단 사무실을 찾았다.”

“마침 단장은 없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단장님과 식사 자리 마련하고 싶어서 요청을 드리고자 왔다. 단장님게 잘 전달해주셔서 꼭 식사 하면서 긴장도 풀고 회포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가지고 갔던 음료수 한 박스를 드리고 왔다. 며칠 뒤에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 ‘단장님이 얘기를 듣고 식사 하자고 하더라. 조만간 날짜 잡히면 연락 드리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인원 수 등 세부적인 내용을 물어봤고 이 내용을 서포터스에게 공유했다.”

“사실 이 자리에 서포터스들이 기대를 했다. ‘드디어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며칠 뒤에 다시 연락이 오더라. ‘시즌 중에는 스폰서도 유치하고 관중 모객도 해야하니 시즌 끝나고 밥을 먹자’란 이야기였다. 정말 바쁘다면 우리는 백 번이고 양보할 수 있다. 그런데 바쁘다는 사람이 전력분석코치 데려가서 회식하고 술도 먹이고 구단 내 프로그램인 ‘나도 축구선수다’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A.S.U 레드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단체 행동이 없었는가?

“여러가지 사건도 얽혀 있고 무엇보다 구단이 팬들을 기만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포팅 보이콧을 고민했다. 날짜는 9월 2일(경남전)이었다. 그 때 우리는 이 보이콧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을 하고 있었다. 우리 단체는 대표 1인 체제라기보다는 소모임 연합 체제다.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투표로 결정한다. 전원이 참여한다.”

“그런데 이 와중에 우리의 보이콧 계획에 대한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서포터스가 보이콧을 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흘러나간 것이었다. 우리가 토론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도중에 선수들 회식이 생기고 축구화를 지급했다. 게다가 9월 2일 경기가 끝나고 밥을 먹자는 얘기까지 했다. 우리의 이야기에 대해 들은 정보가 있으니 뭔가 액션을 취하는 것이 보이는 거다.”

안양 경남전
‘아워네이션’에 만 명의 관중이 들어찬 날 안양 서포터스는 다른 의미로 기뻐하고 있었다 ⓒ FC안양 제공

“그 때 우리의 생각은 ‘와… 차라리 잘됐다’였다. 우리가 굳이 보이콧을 하지 않더라도 저렇게 선수단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이 좋아지는 것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9월 2일에 보이콧 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했다. 그러고나니 식사 자리를 취소하더라. 어떻게든 그 때만 넘기자는 의도가 역력해 보였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듣고 난 솔직한 생각을 말해보겠다. ‘정말 많이 안다’다. 서포터의 위치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월권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내가 너무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런데 그만큼 들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이다. 임 단장도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서포터가 너무 많이 안다’고. 그런데 내가 임 단장에게 말한 내용은 내가 들은 내용의 10%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모른 척을 할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내가 사람들을 찾아 다니면서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굉장히 힘들고 어딘가에 호소하고 싶은데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없는 것이다. 그냥 우리가 시민들로 구성된 서포터스니까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접했을 때 우리는 그저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질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A가 고구마를 먹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우리는 ‘A가 고구마를 먹었어?’라고 물어본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A가 뭐 먹었어?’라고 물어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다. 임 단장은 그저 이렇게 얘기 하더라. ‘서포터, 너무 투 머치 토크(Too much talk).’ 그래서 반문했다. ‘그래서 알면 안되는 건가요?’ 대답은 듣지 못했다.”

-임 단장은 이와 함께 감독과 서포터스의 접촉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 루머는 이 만남에서 생산되어 유포됐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나는 한 서포터스 단체의 회장이다. 게다가 소모임의 대표기도 하다. 내가 감독 또는 단장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얻은 정보는 최대한 오픈해야 한다. 앞서 말한 6월 간담회의 경우는 특별히 조심스러운 단계라 오픈하지 못했다. 나는 회장이라는 자리에 스스로 오른 것이 아니다. 우리 서포터스가 나를 세웠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서포터스와 공유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식을 가지고 있다.”

“감독님과의 만남에서 루머가 생산됐고 유포됐다? 나는 감독을 만난다면 그날 있었던 일들과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공유한다. 소모임 대표들 뿐 아니라 소모임이 없는 사람들 중에 연락처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공유한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고. 여기다가 나는 내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다. 회원들이 판단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이건 온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렇다고 소설을 쓰지는 않는다.”

“서포터스의 회원들은 알 권리가 있다. 내가 항상 만들어서 공유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6월 4일의 간담회가 공유되지 않은 것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일 뿐이다.”

-그래서 김종필 감독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했길래 지적이 나오는 것인가?

“김 감독과 4월에 식사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그 때 시즌 초에 숙소가 없어지고 식당이 폐지되는 등 감독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꽤 많았다. 이 부분들을 하소연했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숙소와 식당 빼고는 정말로 우리가 나서서 건의를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너무 자질구레한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라커룸에 분필이 없다는 얘기, 그리고 선수들 간식 사주고 싶다, 에너지 음료나 초코바 사주고 싶은데 구단 돈으로 그거 샀다고 직원들이 뭐라고 해서 이제 못사준다. 이런 얘기들이었다. 우리는 이 말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 것까지 우리에게 얘기하셔야 하나? 대통령도 이런 것은 안들어줄텐데…’라고.”

-하지만 단순히 하소연을 했다고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서포터스의 입장, 그리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감독과 단장의 파워 게임이 너무 크게 보인다. 보고싶지 않아도 보인다.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서포터스는 이 사이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김 감독도 우리 구단의 얼굴이고 임 단장도 우리 구단의 얼굴이다. 두 사람이 부모처럼 함께 손잡고 상생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그게 안되고 ‘누가 먼저 와서 뭘 했네, 나를 안도와주고 훼방만 놓네’ 이런 식으로 두 분이서 싸움을 하는 게 솔직히 너무 유치해 보였다. 그래서 얼마 전에 안양시장이 경기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한 번 크게 외쳤다. ‘단장하고 감독하고 파워 게임 그만하게 하세요. 유치해서 못보겠네~'”

“이 외침을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며칠 후 시의원 한 명이 중재를 위해 구단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딱히 성과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우리도 거의 포기했다. 예전에 김 감독의 하소연을 들었다. ‘내가 말년에 무슨 부귀영화 누리겠다고 고향 땅 와서 이게 뭐냐. 그냥 유종의 미 거두려고 하는데 정말 속상해서 못살겠다’라더라. 그런데 우리가 거기다 대고 ‘감독님 진짜 유치해요 그만들 좀 하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그냥 ‘예…’하고 말았다.”

“우리가 가운데 껴있으니 박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식사 자리로 인해서 두 분이 전화로 언쟁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임 단장이 김 감독에게 전화해서 “감독님, 유재윤 회장보고 임 단장 겁 좀 주라고 시켰어요?”라고 물어봤단다. 김 감독은 ‘아니 유재윤 회장이 시킨다고 해서 할 사람이에요? 그건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 그리고 뭐 겁이나 먹었어요?’라고 반문했다는 후문이다.”

“우리가 구단에 부탁하는 것은 단순하다. 선수단이 어려운 상황이니까 오로지 경기력을 위해 그 밑바탕에 대한 지원을 해달라는 거다. 그냥 이 뿐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언론 보도로 ‘개포터’, ‘갑질’ 소리 듣고 있다. 나는 그런 소리 들어도 괜찮다. 그런데 내 동료들이 마음의 상처를 얻게 될까봐 심히 걱정된다.”

-알겠다. 앞으로의 계획이 듣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는 구단, 임 단장에게 대화 테이블에 나와 달라고 지속적으로 연락했다. 하지만 16일 부로 입장을 바꿨다. 구단이 법적으로 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너무나 창피하다. 지금 상황이 배임, 횡령 이런 것처럼 굵직한 사안이 아니지 않는가? 작은 소통부터 서로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서로 감정이 격해지고 싸우게 된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이건 집안 망신이다.”

안양 서포터
안양과 서포터스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FC안양 제공

“내 실명이 거론되고 ‘개포터’ 소리 듣는 것은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 그런데 요즘 언론 보도들을 보면 ‘안양 구단이 서포터스와 법적 공방을 벌인다’는 내용이 많다. 이런 기사 자체들이 구단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 거다. 나는 너무나 속이 상한다. 우리 안양이라는 이름에 먹칠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서포터스가 구단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구단에 망신을 주고 싶지 않다. 구단이 개선의 의지나 소통의 의지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다시 구단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끝까지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구단이 나선다면 우리는 한 마디 밖에 할 수 없다. ‘하십시오.'”

“9월 18일에 안양 구단 이사회가 시작됐고 9월 28일까지 안양시에서 주관하는 감사가 있다. 우리는 임 단장이 이야기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루머, 그리고 이 루머에 대한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한 후 감사에 제보할 예정이다. 감사가 끝날 때쯤 이 내용을 전달하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우리는 최대한 빨리 제보할 생각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다.”

-말해달라

“임 단장이 기획하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 공헌 활동 등에 대해서 나는 백 번도 넘게 박수를 보낸다. 단장의 이런 정책에 대해서 적극 지지한다. 하지만 함께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항상 구단에 도움이 되고 싶고 도와달라고 하면 적극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데 같이 참여하기로 해놓고 부르지 않는다. 얼마 전 경기장에 벽화 그리는 행사도 우리는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자기들끼리 하다 끝난다.”

“정리하자면 이런 정책들은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충성도 높은 팬들이 내민 손을 뿌리치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우리가 선민 의식이 있어서 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속칭 말하는 ‘갑질’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를 이용하라는 뜻이다. 우리는 같이 구단을 살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한 가지 문득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생겼다. 임 단장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의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민을 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의하는가?

“근데 왜 나를 고소하나? 나도 안양 시민인데… 심지어 경기장 바로 옆 비산동에 사는 사람인데… 그냥 이 정도로 반문하겠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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