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CITY FC 김현주 이사장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집무실에는 그의 팀이 딴 트로피가 빼곡하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집구석에서 허벅지를 벅벅 긁으면서 FM과 피파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그러면서 축구팀 구단주나 감독이 됐다고 대리만족하고 있는가. 그런 이들에게 한 남자가 외친다. “너희들 방구석에서 그러지 말고 나처럼 성공하고 돈 벌어서 프로팀 하나 만들어.” 현실성 없는 소리 같은가. 하지만 진짜다. 이제 FM과 피파를 접고 도서관에 가건 기술을 배우건 뭐라도 하자. 내년 시즌 K리그 챌린지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청주CITY FC 이사장인 김현주 SMC 엔지니어링(주)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니터 속의 축구가 얼마나 초라한지 느껴질 것이다. K리그 챌린지 팀 창단 준비로 분주한 김현주 이사장을 충북 청주의 SMC 엔지니어링 사옥에서 직접 만났다.

반갑다. 소개를 부탁한다.

반도체 설비 유지관리 회사인 SMC 엔지니어링(주) 대표이사이자 K3리그 청주CITY FC 이사장을 맡고 있다. 청주CITY FC선수단 운영을 위해 회사에서 10억 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K3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리 직장인 축구팀도 운영 중인데 선수 출신을 대거 영입해 2년 연속 FA컵 3라운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단국대도 이겨봤고 서울유나이티드도 이겼다. 직장인 팀 중에는 전국 최강이다. 고용노동부장관배 등 80여 직장인 팀이 벌이는 전국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 경력도 있다. 축구에 미쳐서 이렇게 사업을 하며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정도면 거의 ‘청주의 만수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프로에 가지 못하고 방황하던 선수들을 취업시켜 반도체 기술을 가르쳤다. 이 선수들이 축구를 그만두면서 오갈 데 없이 방탕하게 생활하고 있더라. 그러면서 직장인 팀을 운영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다. 이것도 하나의 사회 공헌활동이라고 생각했다. 선수 출신 직원들이 지도자 자격증을 딸 수 있게 돕기도 한다.

축구가 이렇게 좋은 이유가 있나.

나는 기업가다. 그런데 축구를 하면 직원들과 땀 흘리면서 소통할 수 있다. 축구는 누구나 다같이 공유할 수 있는 운동이다. 축구를 잘 못하는 사람들도 응원하면서 만족하고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여서 축구를 좋아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잠깐 축구선수를 한 적도 있고 조기 축구는 35년을 했다. 아들이 골프 선수를 해 훈련을 하러 제주도에 간 적이 있는데 아들을 내버려두고 혼자 제주월드컵경기장에 가 K리그를 본 적도 있다. K리그도 자주 챙겨본다. 조기 축구를 하다가 무릎 연골을 네 번이나 수술할 정도로 축구가 좋다. 지금은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정도로 부상을 자주 당했다.

요새는 축구를 직접 하지 못하니 구단을 운영하면서 만족하는 건가.

그렇다. 구단 운영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 어제는 우리 직장인 팀이 대통령배 직장인 축구대회 결승에서 넥센타이어에 아깝게 1-2로 패했다. K3리그 청주CITY FC 경기가 끝난 뒤 밤에 강원도 홍천까지 가 직장인 팀을 격려하고 밥도 사주고 응원도 했다. 그런 재미로 산다.

회사 운영과 축구 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 이 두 개가 전부다. 가정에는 ‘빵점’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직접 직장인팀 선수로 뛰기도 했나.

4년 전까지는 그랬다. 지금도 마음은 늘 운동장에 가 있다. 뛰지 못해서 답답하다.

사장님이면 당연히 공격수 아닌가. 나라면 최전방에 서서 직원들의 택배 크로스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접대 축구’는 늘 그렇지 않나.

나는 안 그런다. 주로 레프트윙이었다. 선수 못지 않게 공을 찼다고 자부한다. 축구를 잘하려고 산도 타고 운동장도 20바퀴씩 뛰고 그랬다. 자기관리를 잘하고 체력이 돼야 기술이 나오지 않나.

SMC엔지니어링은 직장인 축구계의 강호다. ⓒSMC엔지니어링

현재 K리그 챌린지 팀 창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창단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나.

시장님과 주관 부서에서 구단을 창단하기로 결정했다. 7명으로 구성돼 청주시 체육을 다루는 행정문화위원회가 있는데 그 자리에서도 설명회를 했고 문제없이 창단이 통과됐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청주시 의회 회기를 시작하는데 행정문화위원회에 예산 상정을 할 예정이다. 분위기가 좋아 큰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단 준비 과정이 축구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나 예산 문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 회사에서 연간 10억 원씩을 내기로 했다. 여기에는 내 사비도 포함돼 있고 회사 차원에서 투자하는 비용도 있다. 전부 현금 투자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힘으로 지역내 기업들과 10억 원의 사전 후원협약을 맺었다. 16개 기업 대표자들과 다 만나서 이미 계약서에 사인까지 다 했다. “청주 연고 프로축구단이 창단하면 이렇게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금으로는 11억 5천만 원, 현물까지 포함하면 13억 5천만 원의 사전 후원협약이다. 그렇게 충당한 돈만 20억 원이다. 여기에 청주시로부터 5년 동안 연간 30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일단 한 해 예산으로 50억 원 이상은 확보됐다.

50억 원 이상이라는 건 더 들어올 돈이 있다는 건가.

SMC 엔지니어링의 투자 10억 원과 사전 후원협약 13억 5천만 원, 시 보조금 30억 원 등 쉽게 말해 50억 원은 기본적인 운영비로 장담한 것이고 여기에 광고 수익과 A보드, 스폰서 등 따로 생기는 수익은 아예 포함도 되지 않았다. 최소 50~100여개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회원권을 팔아서 더 수익을 내보려 한다. 적자를 보지 않기 위해 최소 운영비를 50억 원으로 산정한 것이지 실제로는 예산이 이보다 늘어 60억 원이 될 수도 있고 70억 원이 될 수도 있다. 적자를 막자는 생각으로 일단은 최소 금액인 50억 원을 이야기한 것이다. 광고 수익과 A보드, 스폰서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다시 구단에 재투자하기로 시와도 약속했다.

시민구단도 아닌데 시에서 보조금을 30억 원씩 받는 걸 의아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5년 동안만 지원을 받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내가 프로축구단 창단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고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는데 잘 알겠지만 프로팀을 창단해서 흑자를 낸 구단이 있나. 프로팀 하나 없는 충북 유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저변 확대를 할 기회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시민들에게 주말 볼거리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나도 1년에 10억 원씩이나 내면서 사회공헌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내가 회사 운영해서 못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다른 이유가 뭐가 있겠나. 청주시하고도 30여 차례가 넘는 미팅을 통해 구단에 지급되는 보조금 감사 기능도 강화해서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청주시민들을 위해 운영할 생각이다.

떠들썩하게 창단해 금방 관심과 투자가 식는 구단도 봤다. 구단에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까.

시 보조금을 받는 5년 안에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청주CITY FC 안에 자사 브랜드인 ‘인삼베리코리아’를 2주 뒤 런칭한다. 10억 원을 투자해 1년 6개월 동안 농협대학교 연구소 소장과 함께 인삼 관련 제품을 개발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전액 프로구단 운영에 활용할 예정이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방향이다. 청주시나 축구계 인사들의 말처럼 언제까지 시 보조금만으로 운영될 수는 없지 않은가.

SMC엔지니어링은 직장인 축구계의 강호다. ⓒSMC엔지니어링

반도체 회사에서 인삼 제품을 만든다는 건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순전히 축구 때문에 만든 거다. 이 사업으로 수익이 나야 이 수익금을 전액 구단 운영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삼으로 만든 스틱도 있고 환도 있고 마스크팩도 있다. 당신이 지금 마시고 있는 인삼차도 우리 제품이다. 구단이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롤모델이 되기 위해 고민 중이다. 베트남과 라오스, 중국 등에도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 끝나고 하나 가져가시라.

나는 몸에 열이 많아서 인삼은 안 받는다. 괜찮다. 그런데 당신은 무려 창단 준비만 3년을 했다.

2015년 처음 프로화를 추진할 때는 울산현대미포조선을 인수하려고 했다. 이 팀이 해체될 상황이었고 이 선수들을 그대로 받아 운영할 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우리와 미포조선 사이에 다리를 놓아줬다. 당시 청주시가 1년에 80억 원씩 지원할 의향도 내비쳤는데 반대하는 쪽도 만만치 않았다. 시민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았다고 했고 결국 그러다 무산이 됐다. 그리고 그 다음 년도에도 시장님과 창단 발표를 하려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로 발표 시기를 놓쳤다. 그래서 올해까지 창단 작업이 넘어온 거다.

창단 준비가 쉽진 않았을 것 같다.

시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반대쪽 의견을 듣고 작년 10월부터 청주시의 요식업, 변호사협회, 숙박 업체 등을 상대로 동영상 설명회도 개최하고 창단 필요성 프리젠테이션도 하며 협약식을 맺었다. 지역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역 언론에도 프로 축구단 창단 필요성을 역설했고 지역 방송에 나가 토론회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분위기가 잡히기 시작했다.

시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최근 청주시에 수해가 크게 났을 때도 우리 청주CITY FC 선수들 전원과 사무국 직원 전원이 다 수해 복구 현장에 가 봉사활동을 했다. 지역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물론이고 도대회에 나가는 보육원 학생들을 위한 축구교실도 진행했다. K3리그 어드밴스리그 12개 팀 중 우리 관중수가 압도적인 1위다. 보통 다른 팀 관중수가 2~300명이고 2위가 400명 정도인데 우리는 500명이 넘는다. 경기장에서는 향토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홍보하고 그 제품을 경품으로 관중에게 나눠준다. 농협에서는 쌀 20포대씩을 후원하고 더치커피나 매트 등도 경품으로 내건다. 백화점 안에서 열리는 축구교실에 우리 선수들이 가기도 한다.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했다. 얼마 전 청주대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무려 92.2%가 프로축구단 창단에 찬성하면서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프로축구단 창단에 목을 매는 이유가 있나. 그냥 K3리그와 직장인 팀으로도 취미 활동은 충분하지 않은가.

평소 청주에 프로축구단이 없어 우수한 인재가 타 지역으로 가는 상황이 무척 안타까웠다. 초등학교 축구부는 전국대회에서도 우승을 하는데 이 좋은 선수들이 중학교가 되면 청주를 떠난다. 구자철을 비롯해 이운재와 최순호, 전경준 등이 청주 출신이지만 전부 타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구자철은 청주 대성중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더 큰 무대로 가기 위해 청주를 떠나야 했다. 청주 지역 아이들이 계속 청주에서 축구를 하고 프로까지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

3년째 프로화에 도전하는데 굳이 청주일 이유가 있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다른 도시에서 창단 작업을 해도 될 텐데.

내가 청주시민이다. LG반도체 안양 연구소에 있다가 서울로 옮겼다가 청주로 연구소가 이전해 여기에 정착했고 독립해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도 다 여기에서 학교를 졸업했다. 내가 여기에서 산 것만 32년이다. 제2의 고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기에서 계속 살아갈 건데 나에게 외지인이라고 하면 섭섭하다. 우리 직원들이 900명 정도인데 그 직원들도 전부 청주시민들이다. 기필코 여기에서 프로팀을 창단하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청주시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같다.

청주시 주변에 기업이 1,800개나 있다. 그런데 근로자들의 주말 즐길거리가 없다. 애들이 뛰어 놀 놀이공원도 마땅치 않다. 주말 문화가 없어 내가 희생을 하더라도 프로팀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다른 두 개의 도시에서 “같이 프로팀을 만들어 보자”고 제의했지만 내가 계속 청주를 고집했다. 여기에서 뿌리를 내렸는데 다른 지역에서 프로팀을 만들 이유는 전혀 없지 않은가.

SMC엔지니어링은 직장인 축구계의 강호다. ⓒSMC엔지니어링

시에서 보조금을 받는 완전하지 않은 기업구단이라는 포지션은 참 애매하다.

좋은 점을 봐줬으면 좋겠다. 기업구단이면서 시에서도 지원을 받지만 시의 입김이 제한적이다. 다른 시도민구단처럼 낙하산 인사를 한다든지 정권이 바뀌면 업무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오면 사업을 제대로 못한다. 또한 우리는 기업이라 돈을 벌어야 투자를 할 수 있다. 시 보조금만 축내는 게 아니라 사업을 할 것이다.

팀 운영에 대한 로드맵도 있나.

보통 K리그 구단 예산에서 선수 몸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간다. 그런데 우리는 프로로 가지 못한 선수 중에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 몸값을 60% 비율까지 낮추려 한다. 나머지 40%를 마케팅과 홍보를 쓸 생각이다. 그래야 지역 경제로 활성화 할 수 있다. 100억 원 이상을 쓰는 구단도 많지만 50억 원으로도 충분히 프로팀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K3리그에는 당신이 운영하는 청주CITY FC와는 다른 청주FC도 있다. 어떻게 다른 팀인가. 나도 참 헷갈린다.

그 팀도 개인 법인이다. 나름대로 통합을 논의해서 통합 선언까지 했다가 의견이 갈렸다. 우리는 프로로 가고 그쪽에서는 아마추어에 남겠다고 해 사실 지금은 통합이 의미가 없어졌다.

그러면 아예 청주FC와는 교류가 없는 건가.

그건 아니다. 우리는 현재 K3리그에서 운영 중인 팀이 프로화를 하는 건데 프로 출신의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지만 다 프로로 데려갈 수는 없다. 12명 정도를 프로로 올릴 생각인데 나머지 선수들은 청주FC와 교류를 통해 선수 수급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청주FC에도 훌륭한 선수가 있으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교류를 할 것이다.

내년에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다.

9월 안에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일단 코치진을 구성하고 사무국도 채워야 한다. 그리고 선수를 수급해야 하는데 현재 청주CITY FC 선수 12명 정도에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나머지 15명 정도는 새로 뽑아야 한다. 10월에 연맹에 가입 신청서를 내고 10월 말까지 마무리가 되면 그때부턴 돈을 벌 거다.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 광고, 마케팅 등 할 일이 많다. 그리고 숙소도 마련해야 하고 차량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3년 전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해 체계적인 계획은 이미 다 준비돼 있다. 홈 경기장으로는 청주종합운동장을 쓸 예정이다. 지난 3월에 사계절 잔디를 교체해 잔디 사정도 좋다.

일정은 빠듯하지만 당신은 되게 신나 보인다.

보람이 있다. 청주시 축구가 발전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려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이 일을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

SMC엔지니어링은 직장인 축구계의 강호다. ⓒSMC엔지니어링

열심히 돈을 벌어 프로팀을 만든다는 건 축구팬의 로망과도 같은 일이다.

사실 30년 전부터 ‘나도 프로팀 한 번 만들어 보자.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만 한 게 아니라 열심히 돈을 벌었다. 돈 벌려고 낮에는 직원들하고 같이 일하고 밤에는 비즈니스하고 다녔다. 잠을 6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시간이 나면 K리그 경기장에 가 혼자 전술, 전략 공부도 많이 했다. 일요일이면 늘 축구와 살다보니 집사람은 “축구랑 결혼하지 왜 나하고 결혼했느냐”고 하기도 한다. 그렇게 돈 벌어서 내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회사 직원이 900명이고 연매출은 400억 원 안팎이 됐다. 그래서 이젠 그 돈으로 프로팀을 운영해 보려고 한다.

방구석에서 축구 오락이나 하며 구단주 행세하던 내가 참 초라하게 느껴진다.

그 돈을 형제들 주지 왜 축구단에 투자하느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게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 적자 구단이 아닌 흑자 구단을 꼭 만들고 싶다.

SMC엔지니어링은 직장인 축구계의 강호다. ⓒSMC엔지니어링

그렇다면 ‘성공한 축덕’으로서 방구석에서 허벅지나 벅벅 긁으며 FM과 피파를 하면서 자기가 구단주라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젊은 친구들한테 이야기하고 싶다. 돈 많이 벌어서 구단 만들어라. 나도 자수성가했다. 우리 회사가 대기업 설비 유지 관리를 24시간 하고 있는데 첨단 기술이라 나도 늘 공부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로 번 돈으로 하고 싶은 거 하는 거다. 꼭 구단이 아니어도 좋다. 열심히 돈 벌고 성공해 어린 선수들 중 유망한 선수를 클 때까지 후원해도 된다. 그게 축구건 야구건 골프건 자기 마음이다. “너 내가 투자할 테니 열심히 하라”고 어린 선수들에게 지원해 주면 얼마나 좋나. 공부 하거나 기술 배워서 돈 벌어라.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의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나도 청주CITY FC가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 스포츠 구단도 곧 비즈니스인데 구단 운영도 자신 있다.

누군가에게는 축구를 사랑하는 방법이 축구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욕을 퍼붓는 것일 수도 있고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축구 게임을 하며 구단주가 되는 상상을 하는 것으로 축구 사랑을 대신한다. 그런데 모든 ‘축덕’의 로망은 누가 뭐래도 한 팀의 멋진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 되려면 공부 열심히 하라”는 어른들의 말은 잔소리로 들릴지 몰라도 “축구팀 구단주 되려면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은 ‘축덕’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 아닐까. 그리고 그 꿈을 실제로 이뤄가고 있는 이의 이야기는 가장 좋은 예시 아닐까. ‘청주의 만수르’ 김현주 이사장의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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