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 jtbc 방송 화면 캡쳐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찬스는 날렸다. 하지만 희망은 봤다.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조별예선 A조 최종전에서 한국은 우즈벡과 고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확정지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한 판이었다. 한국은 시종일관 우즈벡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봤다. 그 중에는 이동국(전북 현대)이 있었다. 그는 지난 이란전에서 약 6분 밖에 뛰지 못했다. 무언가를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투지는 인상 깊었다. 벤치에 앉아서 끊임없이 후배들을 독려했고 투입되고 나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쉼없이 뛰어다녔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동국은 묵묵하게 우즈벡전을 준비했다.

이번 우즈벡전에서도 그는 벤치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우즈벡 킬러'답지 않은 시작이었다. 그는 역대 우즈벡과의 A매치에서 가장 많은 4골을 기록한 주인공이었다. 한국 축구가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그가 활약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그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그는 결국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2분이었다. 이근호 대신 투입됐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15분 남짓이었다. 이란전보다는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선을 다했다. 황희찬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이동국은 한국의 공격을 좀 더 원활히 이끌었다.

그가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후 한국은 공격에서 조금 더 활발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위치 선정은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만점을 주기는 어려웠다. 특히 결정적인 슈팅을 날린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기 내내 이동국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있었기에 한국의 공격은 조금씩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이번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대감을 갖게 했다. '조금 더 일찍 투입됐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도 남는다. 아직까지 그에 대한 평가는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의 이동국의 모습이 보고 싶다. 단 20분을 가지고 그를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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