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20경기를 월요일 밤에 치렀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6월부터 지난 주까지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진행했다. 하절기 10주 동안 각 팀이 2번씩 월요일 홈경기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K리그 챌린지 ‘먼데이 나이트 풋볼’ 20경기가 지난 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연맹은 “K리그 챌린지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거의 모든 경기가 스포츠전문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했는데 과연 그럴까. 지금부터 ‘먼데이 나이트 풋볼’ 20경기가 과연 무얼 남겼는지 다각도로 분석해보려 한다. 정말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큰 호응을 얻었을까.

‘먼데이 나이트 풋볼’ 중계 횟수는 늘었다

일단 경기 중계 횟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지난 8월 14일을 기준으로 주말 및 수요일에 열린 99경기 중계 횟수는 34회에 불과했다. CMB대전과 T브로드 수원, T브로드 안양 등이 대전시티즌, 수원FC, FC안양 등의 경기를 집중적으로 중계했고 SPOTV+(6회)와 SPOTV2(5회)가 여타 경기의 중계를 맡았지만 99경기 중 총 34회의 중계에 머물렀다는 건 문제가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34회 중계 중 중복 중계는 단 2회에 그쳤다. 수원FC 중계를 맡고 있는 T브로드 수원과 FC안양 경기를 중계 중인 T브로드 안양이 수원과 안양의 맞대결을 두 차례 동시 중계한 결과다.

분석하자면 주말 및 수요일에 열린 K리그 챌린지는 횟수는 상당히 부족한 편이지만 대전시티즌과 수원FC, FC안양 등이 지역 방송과 협조해 자리를 잡았고 한 경기에 중계가 몰리는 현상은 없었다. MBC스포츠+2가 지난 3월 11일 아산무궁화와 FC안양 경기를 단 한 번 중계한 뒤로는 수요일 및 주말 K리그 챌린지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중복 중계가 없는 SPOTV+와 SPOTV2가 11회 중계를 했다는 건 이들이 매 라운드 한 경기씩은 그래도 중계를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99경기 중 34회 중계, 중복 편성을 빼면 32경기만이 중계됐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다면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어땠을까. 올 시즌 20번의 월요일 경기 중 무려 17회가 중계됐다는 점은 놀랍다. 특히나 수요일 및 주말 경기 중계는 단 한 번밖에 하지 않았던 MBC스포츠+2가 6차례나 월요일 경기를 중계했다는 건 인상적이다. 보다 더 대중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MBC스포츠+2가 K리그 챌린지를 이렇게 많이 중계했다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SPOTV+가 20경기 중 6회를 중계하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99경기 중 34회 중계에 그쳤던 K리그 챌린지가 20번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 동안 17회나 중계됐다는 건 비약적인 발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도 하나 있다. 34회의 수요일 및 주말 경기 중계 중 중복 중계가 단 두 차례에 그쳤던 것에 반해 월요일 경기는 17회 중계 중 무려 세 번이나 중복 중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어차피 수원FC 경기를 올 시즌 꾸준히 중계했던 T브로드 수원의 중계 두 차례가 각각 MBC스포츠+2와 SPOTV+로 중복 중계된 것이었다. 20경기 중 17회 중계가 이뤄졌다는 점, 그리고 이를 근거로 연맹이 “K리그 챌린지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거의 모든 경기가 스포츠전문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자평하는 건 수긍이 가지만 사실은 20경기 중 중복 중계를 제외하면 중계된 경기는 14경기다. 과감히 시도된 월요일 경기 중 6경기는 중계 없이 외면 당했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중계 횟수 (그래픽 편집=명재영 기자)

반 토막 난 관중수, 정말 ‘월요 축구’는 성공했나?

그렇다면 관중수를 살펴볼까.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시작한 건 중계 횟수 증가도 이유였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연맹은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출근으로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직장인이나 탁 트인 경기장에서 시원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가족, 커플들에게 꼭 맞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KBO리그가 없는 월요일을 택해 중계 횟수도 늘이고 관중의 관심도 더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치르며 관중은 더 늘었을까. 월요일에 치른 20경기 중 6경기나 중계 없이 방치하고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려면 관중수가 획기적으로 더 늘어야 한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먼데이 나이트 풋볼’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경기의 관중수는 평균적인 관중수에 비해 급감했다. 일단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수요일 및 주말 경기 관중수를 살펴보자. 8월 14일을 기준으로 총 99경기 중 관중수가 발표되지 않은 8월 13일 수원FC와 안산과의 경기 관중수를 제외한 98경기만을 놓고 분석해 봤다. 이 98경기에서 총 261,01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2,663명 꼴이다. 물론 관중이 많이 몰리는 개막전 관중수가 포함된 것이라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된다. K리그 챌린지가 종종 수요일 경기를 열기도 했지만 대부분 주말에 열렸다는 점 역시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먼데이 나이트 풋볼’로 치러진 경기에는 관중이 얼마나 몰렸을까. 20경기 중 관중수가 미발표된 지난 8월 14일 성남과 경남전을 제외한 19경기를 모두 뒤져봤다. 이 19경기에서 모은 관중은 26,930명에 불과했다. 경기당 평균 1,417명의 관중밖에 불러 모으지 못했다. 주말 및 수요일 경기에 비해 거의 반 토막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나 경남은 두 차례 월요일 홈 경기에서 경기당 1,000명의 관중도 오지 않았다. 아산전에는 815명, 안양전에는 759명의 관중이 찾았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경남뿐 아니라 모든 팀들이 ‘먼데이 나이트 풋볼’ 이후 관중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중계 비율은 늘었을지 몰라도 정작 경기장을 찾는 이들은 반 토막이 났다.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저 “K리그 챌린지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거의 모든 경기가 스포츠전문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자찬할 일이 아니다.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출근으로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한 직장인이나 탁 트인 경기장에서 시원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가족, 커플들에게 꼭 맞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하던 연맹의 바람과는 달리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월요일부터 경기장을 찾는 직장인이나 시원한 저녁을 보내고 싶은 가족은 많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꾸준히 경기장을 찾던 이들이 월요일 경기를 치르면서 절반으로 줄었으니 이걸 마냥 중계 횟수가 늘었다며 기뻐할 일은 아니다. 과연 관중을 포기하면서까지 중계 횟수를 늘려야 할까.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중계 횟수 (그래픽 편집=명재영 기자)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 반대하는 이유

심지어 ‘먼데이 나이트 풋볼’ 20경기 중 6경기는 저녁 7시에 치러졌다. 마니아들의 무대라고 평가받고 있는 K리그 챌린지가 이 시점에서 중계 횟수를 늘려 대중성을 확보하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인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 K리그 클래식이라면 몰라도 K리그 챌린지가 MBC스포츠+2 중계 몇 번 늘어나는 걸로 대중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명분을 이유로 그나마 경기장을 찾는 이들이 경기장에 올 수 없는 요일과 시간대에 경기를 연다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일까. 있는 팬부터라도 계속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그래도 마니아들의 무대인 K리그 챌린지가 가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지지기반을 다지지 않고서 K리그 챌린지가 신규 팬을 유입하는 건 무리다. 수치로도 나타나지 않나. 관중은 거의 반 토막 났다.

그리고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뭐 그리 거창하게 영어 단어를 세 개씩이나 붙여 ‘먼데이 나이트 풋볼’이라고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오늘 무슨 요일이야?”라고 묻는데 “월요일이야”라는 말 대신 “응 먼데이야”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놀러 다니는 ‘나이트클럽’을 ‘나이트’라고 하는 건 많이 봤어도 밤을 ‘나이트’라고 굳이 쓰는 사람도 못 봤다. ‘축구’를 ‘풋볼’이라고 쓴다고 해 우리나라에서 유식한 취급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잘 쓰이지도 않는 영어 단어 세 개를 붙여 그럴싸한 ‘먼데이 나이트 풋볼’이라고 할 이유가 있을까. 그냥 ‘월요 축구’ 정도로 순화하는 게 나아 보인다. ‘먼데이 나이트 풋볼’은 뭔가 시원한 경기장에서 맥주 한 캔 마실 것 같고 ‘월요 축구’는 할아버지들이 막걸리 마시며 보는 축구 같은가.

연맹은 지난 시즌부터 이렇게 ‘먼데이 나이트 풋볼’을 개최하고 있다. 아마 내년에도 K리그 챌린지를 월요일에 열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단순히 “거의 모든 경기가 스포츠전문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며 만족하고 계속 계획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정작 K리그 챌린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관중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큰 호응’은 어디에서 얻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 <스포츠니어스> 홍인택 기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K리그 경기 취재를 갔다가 쉬지도 못하고 월요일에도 K리그 챌린지 경기장으로 향한다. 인택이 연애도 시작했는데 이러다 우리 인택이 잡겠다. 나는 이 ‘월요일 축구’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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