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종부 감독 ⓒ 경남FC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1위 순항 중인 경남FC, 비결은 지역 사회였다.

올 시즌 초 김종부 감독은 예언을 했다. 경남에는 두 번의 고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무패 행진이 끝났을 때다. 하지만 큰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7월 3일 수원FC, 7월 10일 FC안양에 연패를 당하면서 위기가 현실로 오는듯 했지만 그 이후 다시 연승을 기록하며 1위 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 감독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두 번째 고비는 바로 지금이다. 경남이 승격하기 위해서는 3라운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 감독의 이 예상도 현재까지는 틀렸다. 3라운드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남은 2위 부산 아이파크를 승점 11점 차로 따돌리고 여유있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가 왔다기에는 상당히 순항 중인 경남이다.

부천FC1995와 경남FC의 경기가 열린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그에게 비결을 물어봤다. 김 감독은 씩 웃으며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줬기 때문에 별 탈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시즌 초의 스쿼드 그대로였다면 지금쯤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다. 부상 선수도 있고 경기에 따라서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선수도 있다. 영입이 있었기에 지금도 나름대로의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김 감독은 "지역 사회에서 많이 응원해주신다"라고 덧붙였다. "항상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더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도민구단이니 다른 기업구단만큼의 풍족한 지원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애정을 갖고 도와주신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해체설이 나올 정도로 구단에 냉담하던 지역의 시선이 엄청나게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경상남도는 추경 예산안에 경남FC에 대한 추가 지원안을 편성했다. 약 25억 원 규모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구단의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소중한 돈이었다. 지원이 이루어지니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보강할 수 있었다. FC서울에서 김근환,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권용현을 데려오는 등 착실하게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이는 곧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한두 명의 선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김근환과 권용현의 영입은 단순히 기존 선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경남의 공격이 더 날카로워졌다. 최근 말컹이 골을 못 넣고 있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어리기 때문에 멘탈의 문제가 있는 건데 부담감을 줘야 하거나 빨리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오진 않았다. 골은 다른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고 말컹은 다른 움직임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골을 못넣는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상대 팀 감독인 부천 정갑석 감독도 이 점을 인정했다. "최근 경남은 시즌 초보다 지금이 훨씬 더 까다롭다. 그 당시에는 경남의 공격 패턴이 상당히 단조로웠다. 많아야 두 가지 정도? 팀이 탄탄하지만 무패 행진의 비결에는 분명 운도 따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네 가지까지 늘어난 것 같다. 상대 입장에서는 도대체 뭘 막아야 하는지 정신이 없다."

지금까지는 경남은 잘 나가고 있다. 지역에서는 승격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커질 수 밖에 없다. "확실히 기대는 많이 한다"고 말한 김 감독은 아직까지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는 절대 모른다. 예전에 대구FC를 생각해 보라. 잘하다가 마지막에 눈 앞에서 승격이 날아갔다." 2015년 대구는 자력 승격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막판 두 경기를 놓치며 단 한 골 차로 상주 상무에 밀려 승격에 실패했다.

이날 경남은 부천을 4-2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말컹도 멀티골을 기록하며 마음껏 웃었다. 부산을 비롯한 2, 3위 그룹이 맹렬히 추격하지만 경남은 유유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제 경남의 승격 가능성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과거 냉담했던 지역 사회도 이제는 경남에 환호하고 있다. 경남은 올 시즌 고대하던 승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절대 안심하지 않는 김 감독의 모습만 본다면 가능성은 꽤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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