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수원-서울, 서로 자신 있는 이유는?


2017년 6월 18일 슈퍼매치 경기 전
슈퍼매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나. ⓒ 수원삼성 제공

[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12일 토요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과 달리 이번 슈퍼매치는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득점왕ㆍ도움왕 경쟁에 순위 싸움 등까지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수원삼성과 FC서울은 서로 승리만을 보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또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들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수원 슈퍼매치 타이틀
이미지 제작=명재영 기자 / 사진 제공=수원 삼성

#1 ‘8경기 연속 무패’ 최상의 분위기
부진했던 시즌 초반과 달리 수원은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무서운 팀 중 하나다. 결과와 순위가 이를 입증한다. 수원은 5월 말에 주어진 휴식기 이후 펼쳐진 14경기에서 10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패배는 7월 1일 울산 원정이다. 울산전 이후 8경기에서는 7승 1무라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문제로 뽑혔던 홈경기 징크스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최근 5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FA컵에서도 결승에 올라 2연패가 가시거리에 들어왔다.

분위기가 오를 대로 올랐다. 좋은 성적이 나오자 모든 것이 윤활유를 바른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서정원 감독의 전술과 용병술은 족집게처럼 경기를 푸는 열쇠가 된다. 시즌 초 홍역을 크게 앓았던 선수들 또한 승리에 자만하지 않는 정신력을 보여주고 있다. K리그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 또한 엄청난 인원과 목소리로 화력을 뽐내고 있다. 잘 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2 조나탄, 조나탄, 조나탄
최근 수원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나탄이다. 조나탄은 스타 기근에 시달리던 수원에 혜성처럼 떠올랐다. 6월에 완전이적 계약을 마치자 신이 난 듯 K리그 클래식 무대를 휩쓸고 있다. 기록이 이를 보여준다. 완전이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리그 11경기에서 무려 15득점을 터트렸다. 2도움까지 합친 공격포인트는 17이다. 경기당 1.5를 넘는다. 지난달에는 4경기 연속 멀티 골이라는 대기록으로 K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 K리그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별칭을 얻을 만한 수준이다.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0.5만 넘어도 정상급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요즘의 조나탄은 소설 그 자체다.

조나탄은 이번 슈퍼매치를 그 어느 경기보다 벼르고 있다. 지난 6월 맞대결에서 본인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팀이 패배를 당했을뿐더러 득점왕 경쟁 중인 데얀과의 맞대결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데얀은 K리그의 전설이다. 2007년 인천유나이티드 이적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중국 슈퍼리그 시절을 제외한 9년 동안 K리그 통산 170골을 넣었다. 전북현대 이동국에 이어 득점 2위의 기록이다. 이러한 데얀을 상대로 조나탄은 새로운 전설을 꿈꾸고 있다.

#3 선제 득점만 하면 된다
수원은 슈퍼매치에서 하나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4년 서울의 연고이전 이후 치러진 홈경기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넣었을 때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라이벌 대결의 가장 큰 치욕으로 꼽히는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K리그와 리그컵, FA컵을 가리지 않았다. 1위 전북과의 승점 차가 4점에 불과한 지금 수원은 대권 경쟁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2014년과 2015년 리그에서 연속 준우승을 거뒀을 당시 수원은 선두 경쟁의 길목에서 스스로 무너진 경험을 한 바 있다. 아픔을 경험으로 승화한 수원은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런 측면에서 홈 선제골=무패 기록은 수원에 큰 자신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서울 슈퍼매치 타이틀
이미지 제작=명재영 기자 / 사진 제공=프로축구연맹

#1 1-5 대패 그 이후…
2015년 4월 18일은 수원과 서울 양쪽 모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슈퍼매치에서 나오기 힘든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수원의 5-1 대승으로 끝난 이 날 경기는 서울에 치욕스러운 역사로 남아있고 영원히 그럴 예정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따로 있다. 최대 라이벌에 1-5 대패로 자존심을 구긴 서울은 이후 펼쳐진 슈퍼매치에서 믿기지 않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8경기 4승 4무. 2015년 6월부터의 슈퍼매치 기록이다. 서울은 치욕의 경기 이후 펼쳐진 리그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또, 이길 때는 확실히 이겼다. 2015년 9월 수원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서울은 3-0 대승을 거뒀다.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었던 차범근 전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가 골을 넣고 수원 서포터를 도발하는 골 뒤풀이를 펼치면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던 경기다. 같은 해 11월 안방에서 펼쳐진 경기에서는 윤주태가 홀로 4골을 터트리는 대활약 속에 4-3 짜릿한 승전고를 울리기도 했다.

이렇듯 서울은 참패의 기억을 사기 진작의 도구로 삼고 있다. 수원이 최근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서울이 기죽지 않는 이유다. 서울은 이 기록을 이어가고자 한다.

#2 염기훈-조나탄을 저격할 윤일록-데얀
이번 슈퍼매치가 유독 뜨거운 이유 중 하나다. 팀 간의 대결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맞대결도 큰 의미가 있다. 지난 두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연속 도움왕을 차지한 염기훈은 이번 시즌 도움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일록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현재까지는 윤일록의 우세다. 윤일록은 23경기에서 10도움을 가져가면서 25경기 7도움을 올린 염기훈보다 페이스가 좋다. 지난 6월의 맞대결에서는 윤일록 본인이 직접 결승 골을 기록하면서 팀에 승리를 안겨준 기억이 있다.

윤일록과 반대로 데얀은 도전자의 입장이다. 통산 기록에서 보면 데얀은 K리그의 터줏대감으로 조나탄과 비교가 되지 않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동생이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조나탄은 22경기에서 19골, 데얀은 24경기에서 16골이다. 하지만 데얀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나탄이 4경기에서 연속 멀티 골을 달성할 당시 득점왕은 이미 확정된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상황이 또 달라졌다. 조나탄이 8월 2경기에서 한 골에 그친 반면 데얀은 4경기 연속 골로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윤일록은 전설에 도전하고 데얀은 전설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의 지략이 더해진다면 서울은 슈퍼매치에서 또다시 일을 낼 수도 있다. 서울 팬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3 슈퍼매치는 ‘더 못 나가는 팀’이 가져간다
축구에서 큰 경기는 최근 분위기나 팀의 전력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말은 슈퍼매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이상하리만큼 슈퍼매치는 최근의 성적을 통한 예상을 빗나간 사례가 많았다. 당장 지난 맞대결만 봐도 그렇다. 비록 순위는 수원이 6위, 서울이 7위로 한 한 단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양 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수원은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고 도약하는 시기였고 서울은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때였다. 하지만 결과는 서울의 승리였다.

전력 또한 마찬가지다. 부상 선수의 존재나 주전 자원의 이탈 등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이 슈퍼매치에서는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5년 전 딱 이맘때의 맞대결이다. 2012년 8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에서 수원은 서울에 2-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떻게?”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당시는 런던 올림픽을 마친 직후로 수원은 경기 전 곡소리를 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올림픽 대표팀 차출로 경기를 나올 만한 상황이 되지 않아 백업 골키퍼인 양동원이 골문을 지켜야 했다. 핵심 자원이었던 에벨톤C도 부상으로 일찌감치 결장이 확정이었다. 반면 서울은 몰리나, 데얀, 하대성 등 주축들이 건재했다. 실제로 경기는 서울이 압도했지만, 결과는 수원의 승리였다. 당시의 수원이 이번엔 서울이다. 서울은 수원보다 부상자가 많다. 특히 중원에 피해가 크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경기는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양 팀에 슈퍼매치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이자 악재를 털고 일어날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묘미가 있다. “당연히 이긴다”는 예측은 슈퍼매치에서 통하지 않는다. 오직 당일의 컨디션과 정신력 그리고 팬들의 응원만이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이번 슈퍼매치는 어떤 점이 결과를 만들까.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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