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청 김정혁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성남=조성룡 기자] 목포시청 김정혁 감독은 비를 쫄딱 맞은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기쁨의 열기로 뜨거워보였다.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 CUP 8강전 성남FC와 목포시청의 경기에서 목포가 정훈성, 이인규, 김영욱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성남을 3-0으로 완파하고 FA컵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목포 김정혁 감독은 "이겨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특히 목포에서부터 여기까지 올라온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여튼 기분이 너무너무 좋다"면서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김 감독은 "수비적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목포가 굉장히 공격적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일단 골을 안먹는 전술을 사용한 것은 맞다"면서 "그래도 전반전에 골을 넣을 수 있다면 넣자고 말했다. 일찍 골이 터졌다. 덕분에 쉽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목포는 전반전에만 세 골을 넣었다. 하프타임에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김 감독은 "45분으로 만족하지 말자고 얘기했다"면서 "경기가 끝났을 때 이 결과가 뒤집어지는 것은 정말 바보가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바보가 되지 싫으면 그렇게 하지 말자고 하면서 끝까지 하라고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전술 상으로는 박성호가 나오는 것에 대비했다"라고 밝혔다.

대승의 원동력에 대해 김 감독은 '믿음'을 꼽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끈끈함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별로 한 게 없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인 그는 "서로 믿고 하니까 즐겁게 축구를 한다. 어떤 동기가 있어서 한 것이 아니다. 그냥 선수들이 한 것이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제 목포는 4강에 진출했다. 우승컵이 눈 앞이다. 욕심이 날 법 하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욕심이 난다"고 웃으면서 말한 김 감독은 "하지만 선수들에게 표현을 하면 부담을 줄 것 같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에 제가 욕심을 갖고 하라고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경기 전에도 특별히 FA컵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목포는 4강에서도 최약체다. 목포를 포함해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가 4강전에 진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포는 더 높은 곳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가까워서 전남 드래곤즈와 붙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남이 떨어져서 아쉽다"라고 말한 그는 마지막으로 "다 어려운 상대다. 편한 팀은 없다. 하던 대로 우리 선수들 믿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하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그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