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EB하나은행 FA컵 성남FC vs 목포시청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성남=조성룡 기자] 성남FC에는 치욕의, 목포시청에는 영광의 한 판이었다.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 CUP 8강전 성남FC와 목포시청의 경기에서 목포가 정훈성, 이인규, 김영욱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성남을 3-0으로 완파하고 FA컵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홈팀 성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지난 경기와 같은 포메이션이지만 구성이 달랐다. 최전방에 김동기가 나섰고 김두현이 그 밑을 받쳤다. 좌우에는 이창훈과 흘로홉스키가 나섰고 김영신과 오장은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백 포 라인은 이학민-연제운-김태윤-장학영으로 구성했다. 골키퍼는 김동준. 김동준과 연제운을 제외하면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린 박경훈 감독이었다.

원정팀 목포는 5-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김영욱이 성남의 골문을 노렸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전인환과 정훈성이 기용됐다. 중앙 미드필더로 김경연과 천제훈이 나섰고 백 파이브 라인은 강윤구-구대엽-최지훈-이인규-손경환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박완선의 몫이었다. K리그 팀 성남을 맞아 수비적인 전술로 나선 김정혁 감독이었다.

경기 전 성남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전반 1분 만에 목포는 결정적인 찬스를 얻었다. 정훈성이 성남의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는 과정에서 성남 김태윤이 파울을 범했다. 페널티박스 안이었다.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에서 키커로 직접 나선 정훈성은 성남 김동준 골키퍼가 몸을 날린 반대 방향으로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에 당황한 성남은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백 파이브를 들고나온 목포의 수비진은 탄탄했다. 오히려 목포는 추가골을 넣으며 한 발 더 달아났다. 전반 24분 페널티박스 측면에서 전인환이 올려준 공이 이인규의 머리로 향했다. 그는 헤더로 살짝 뒤로 넘겼다. 이 공은 김동준을 넘어 성남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 전인환이 올려준 공이 절묘하게 휘며 김동준의 손과 성남의 골대를 연달아 맞고 나왔다. 튀어나온 공 앞에는 김영욱이 있었다. 그는 가볍게 헤더로 밀어넣으며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반전에 목포가 성남을 3-0으로 앞서고 있는 것이다.

전반전을 0-3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마친 성남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후반 4분에는 오장은 대신 김동찬을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창훈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추격의 원동력을 잃었다. 한창 분위기를 타려고 했던 성남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시도를 하기도 전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은 셈이었다.

그래도 성남은 공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끝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박경훈 감독은 후반 14분 김동기를 불러들이고 박성호 투입했다. 일단 골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후반 29분에는 김두현 대신 조재철을 투입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지쳤고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골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결국 더 이상의 추가골 없이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며 FA컵 4강 진출의 기쁨은 목포의 것이 됐다. 목포는 2009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FA컵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2014년 이후 3년 만의 FA컵 우승을 꿈꿨던 성남은 허무하게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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