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나타난 축구장 ⓒ 강원FC 제공

평창 경기장 일정 조율 합의 진행, 여전히 '오리무중'

조직위 측, "경기 일정에 의한 공사, OBS 입주 공사 이번 달 예정"

강원도개발공사 측, "조직위 측에서 구두 전달 뿐 공문 전달 없어" '차일피일…'

강원FC 측, "전해 들은 바 없어… 확인 중"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강원FC 홈구장인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 사용 일정 조율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이번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이번 달부터 공사 일정에 돌입하기로 되어있지만 "강원도개발공사 측의 대처가 불투명하다"라고 전함에 따라 강원FC의 처지가 난처해졌다.

강원의 홈구장인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 주변 일대가 또 한 번 공사판이 될 예정이다. 해당 내용은 본지 <스포츠니어스>의 3월 13일 단독 보도로 알려진 바 있지만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여전히 일정 조율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측에 의하면 "이번 달 내로 경기장 주변 일대에 기초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적어도 9월부터는 독점 사용이 예정되어있다"라고 밝혔다. 9월부터 진행되는 공사는 동계올림픽 종목인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을 위한 비계 구조물 공사로 알려졌다. 빅에어의 랜딩 장소가 축구장 그라운드인 만큼 강원FC의 홈경기 일정이 다소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빅에어 종목의 경우 작년 겨울 열린 테스트 이벤트에서 시설물에 대한 지적이 일어 조직위 측은 시설 공사에 더 신경쓸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열렸던 테스트 이벤트에서 선수들은 묘기를 펼친 뒤 스노보드를 이고 얼어붙은 스키점프센터 관중석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스키점프센터 관중석의 경사를 활용해 경기장을 지으면서 선수들의 동선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다. 이는 대회를 급박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란 비판이 나왔다. 핵심 시설인 경사로 공사 발주도 대회 개최 두 달 전에 이뤄졌다고 전해졌다. 내년 열리는 동계 올림픽을 위해서는 더 세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직위 측 관계자는 "축구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해도 9월부터는 강원FC 서포터 구역이 통제될 것"이라고 말하며 "IOC 자회사인 OBS 통신사 입주 공사가 진행되면 출입통제 가능성도 있다. 경기가 열려도 통행과 편의시설 이용이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개발공사의 초점은 오직 올림픽 행사가 열리는 2월 일정에만 맞춰져 있다.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공사 일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강원FC에 홈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만 내준 상황이다. 도개발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강원FC는 현재 10월 1일까지 홈경기 사용이 예정되어있다"라고 밝히며 "조직위 측 일정은 구두로 전달 받았지만 정확한 일정은 공문으로 전달된 바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답변에 대해 조직위 측은 "올림픽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는 말"이라며 "작년부터 베뉴사용협약을 위한 정례회의를 하고 있다. 개략적인 일정은 계속 공유가 되어있다"라는 입장이다. 조직위 측은 "IOC와 중앙정부가 원하는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일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도개발공사의 유연하지 못한 대처가 아쉽다"라고 전했다.

한편 강원FC측은 경기장 사용 일정에 대해 "전해 들은 바 없다"라고 밝히며 "해당 사실을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FC의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관람객 이용이 불편하다면 하루 빨리 원주나 춘천, 강릉으로 경기 일정을 잡아야 남은 시즌 일정을 치를 수 있다. 강원FC 관계자 말에 따르면 도개발공사는 일정 조율을 차일피일 미룬 채 강원FC에 그 어떤 공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강원FC는 여름 이적 시장에 프랑스 국적 나니, 국가대표 미드필더 한국영 등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보강한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홈경기장을 이전함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AFC는 최근 체불금이 있는 구단에 대해 2018년 AFC챔피언스리그 참가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지불금액이 발생할 경우 강원FC의 AFC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