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상대 홈인 메스타야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비야레알ⓒ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2016-2017 프리메라리가가 끝났다. 레알 마드리드가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지난시즌 승격한 오사수나는 한 시즌 만에 다시 강등됐다. 세군다디비시온이 남은 네 경기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면 2017-2018 프리메라리가를 책임질 팀들이 비로소 드러난다.

이번 시즌 우승 경쟁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였다. 유로파 경쟁을 하던 비야레알과 아틀레틱 빌바오, 레알 소시에다드는 엎치락 뒤치락 하며 시즌 막바지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가 결국 비야레알과 레알 소시에다드가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32라운드부터 순위표에서 6위를 지키던 아틀레틱 빌바오는 마지막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3-1로 패하며 지역 라이벌 팀 소시에다드에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내줬다.

강등 싸움의 치열함은 적었다. 오사수나와 그라나다가 일찍이 강등을 확정지었고 한 자리만 남은 상태로 38라운드를 치렀다. 레가네스가 잔류를 확정한 상황에서 스포르팅 히혼과 강등 싸움을 벌이던 데포르티보 라코루냐가 라스 팔마스에 3-0 시원한 승리를 거둬 강등을 피했다. 반면 히혼은 레알 베티스와 2-2로 비겨 승점31점으로 강등을 확정지었다.

발렌시아 더비ⓒ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발렌시아도 지역 라이벌인 비야레알과의 2016-2017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5월 21일 4시 45분(현지시간) 메스타야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 발렌시아 더비는 홈팀 발렌시아가 1-3으로 패하며 종료됐다. 비야레알은 이번 경기로 승점 67점(19승10무9패)으로 2017-2018시즌 UEFA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양 팀의 전적은 1승1패로 동일하다. 1월 22일 비야레알 홈 엘 마드리갈에서 열린 2016-2017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에서 역시 원정팀 발렌시아가 2:0으로 승리했다. 전적은 동일하지만 양팀이 걸어온 길은 달랐다. 시즌 내내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5~6위로 안정적인 성적에 머물렀던 비야레알과 달리 발렌시아는 불안정한 상황을 끊지 못했다. 시즌 초반 강등권까지도 내려갔던 발렌시아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을 선임하며 서서히 재건을 꿈꾸고 있다. 발렌시아의 두 팀은 마지막 경기를 메스타야에서 치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발렌시아도 1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초반에 비해 높아진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발렌시아 더비ⓒ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이번 시즌 마지막 발렌시아 경기를 보기 위해 약 33,000만 관중이 메스타야를 채웠다. 하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원정팀 비야레알이 전반 1분만에 선제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솔다도의 선제골로 시작부터 끌려간 발렌시아는 경기를 만회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전반전 양팀의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발렌시아의 슈팅은 정확도가 떨어졌다. 공격 상황에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발렌시아는 결국 0-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 9분 루이스 나니의 동점골로 발렌시아가 다시 기세를 보이는 듯했다. 메스타야 팬들의 응원소리도 덩달아 점점 커졌다. 하지만 4분만에 메스타야는 다시 침묵으로 휩싸였다. 비야레알 마누 트리게로스가 추가골에 성공해 다시 앞서갔다. 다시 한 점차로 벌어지자 관중석에선 서로를 향한 욕설이 한 데 엉켰다. 끝까지 동점골을 바랐던 발렌시아 팬들은 후반 43분 니콜라 난로네의 쐐기골로 희망을 버려야했다.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마지막 메스타야 경기 승리를 지역 더비팀에게 내주며 마쳤다.

비야레알은 라이벌 팀 안방에서 승리를 자축했고 발렌시아는 쓸쓸히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복수의 기회는 있다. 약팀을 상대로한 승리가 대부분이지만 발렌시아의 경기력이 시즌 후반을 향할수록 좋아진 점이 고무적이다. 재정비에 시동을 걸고있는 발렌시아와 다음 시즌부터 합류하는 레반테,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비야레알까지 발렌시아를 연고로 하는 팀은 세 팀이 된다. 마드리드, 빌바오 지역 팀처럼 실력차가 크기보단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는 발렌시아 더비인 만큼 다음 시즌 프리메라리가를 더 풍부하게 만들길 기대해본다.

si.onoff@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