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항의도 이미 내린 판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 JTBC3 중계 캡쳐

[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아시아의 많은 팬이 TV로 보고 있는데 부끄럽다’ 수원 서정원 감독의 말이다. 수원삼성이 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해서 나온 말이 아니다. 오심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9일 중국 광저우 톈허 경기장에서 열린 2017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6차전 광저우헝다와 수원삼성 간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났다. 수원은 같은 조의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이스턴SC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면서 3위로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9분 염기훈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높였지만, 전반 17분과 후반 23분 광저우의 히카르도 굴라트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35분 김종우가 동점 골을 넣으면서 16강의 불씨를 살렸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골을 넣지 못한 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가오린이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굴라트는 수원 수비수보다 뒤에 있었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영상 제공

경기에서 논란이 되는 장면은 굴라트의 역전 골 순간이다. 광저우 가오린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굴라트가 헤더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문제는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굴라트의 위치다. 굴라트는 수원의 최종 수비 4명보다 뒤에 있었다.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하지만 주ㆍ부심은 그대로 득점을 인정했다. 수원 수비수들이 바로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수원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고 선수단에 큰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다. 결국, 수원은 남은 시간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이는 조별리그 탈락의 비수로 돌아왔다. 심판의 오심이 아니었다면 경기 양상이 전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뼈아픈 오심이다. 최근 K리그가 오심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대륙 대항전마저 결정적인 오심이 발생한 점에 대해 팬들은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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