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확정 후 환호하는 레반테팬들 ⓒ프리메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배시온 기자는 스포츠니어스 독자 여러분들께 스페인 축구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전달해 드립니다.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로 손꼽히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축구 없이 못사는 스페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스포츠니어스 | 발렌시아=배시온 기자] 5월 2일 오후 스페인 발렌시아 시청 앞 광장. UD레반테 색깔의 깃발이 곳곳에 걸려있고 사람들은 카메라를 설치하며 분주했다. 레반테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도 했다. 지난 경기인 스페인 세군다디비시온 36라운드 레알 오비에도 경기에서 1-0 승리하며 승격을 확정지은 레반테를 축하하기 위함이었다.

시청 앞 레반테 팬들이 모여 승격을 축하하고 있다

 

레반테는 발렌시아를 연고로 하는 클럽이다. 프리메라리가보다 2부리그인 세군다디비시온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고, 프리메라리가에 올라오더라도 순위표 밑에 자리하기 일쑤였다. 경기장도 발렌시아CF에 비해 외곽에 위치해있어 상대적으로 팬층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발렌시아에는 레반테를 응원하는 여러 팬들이 있다. 이들은 레반테가 1년만에 프리메라리가로 돌아온 것에 힘찬 환호를 보냈다.

레반테는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 20위로 강등됐지만 2016-2017시즌 세군다디비시온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현재 36라운드까지 승점 77점으로 6경기가 남았음에도 일찌감치 승격을 확정지었다. 그뿐 아니라 23승8무5패, 50득점 25실점으로 안정적인 경기력까지 보여줬다. 특히 지난 시즌에 비해 줄어든 실점이 눈에 띈다. 세군다디비시온으로 강등될 당시의 레반테는 70실점으로 이른바 승격 자판기같은 모습이었지만 이번 시즌에선 상대에게 2골 이상 내준 경기가 현재까지 7경기밖에 없다. 물론 1부와 2부의 수준 차가 명백하겠지만 50점 가까이 실점을 줄인 것은 승격 후의 경기도 기대할만하다.

시청 앞 레반테 팬들이 모여 승격을 축하하고 있다

 

이렇게 프리메라리가 승격과 경기력 향상을 기념하기 위해 구단에선 팬들의 행진 이벤트를 준비했다. 레반테의 홈구장인 시우닷 데 발렌시아부터 발렌시아 중심가인 레이나 광장, 시청 앞까지 따라 걷는 루트이다. 구단 공식 버스를 앞세워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노래를 부르고 머플러를 휘날리며 행진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레반테의 응원가가 머물렀고 길을 가던 사람들도 축하하며 이들의 조그마한 축제를 같이 즐겼다. 시청광장에 도착해서는 앞서 설치한 조명과 깃발 앞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레반테의 승격을 자축했다. 경찰들은 잠시 동안 도로를 통제하며 이들이 온전히 축제를 즐기도록 도와줬다.

시청 앞 레반테 팬들이 모여 승격을 축하하고 있다

2017-2018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발렌시아 세 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비야레알과 발렌시아, 레반테까지 실력과 상관 없이 발렌시아 지역 더비를 치열하게 달굴 경기들이 대기 중이다. 레반테의 강인함은 프리메라리가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프리메라리가에 세 팀이 가세한 발렌시아의 축구 열기가 더욱 거세질 수 있을지도 기대해볼만한 부분이다.

si.onoff@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