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특집] 13명의 대선 후보가 축구팀 감독이었다면?


오영국 후보
오영국 감독은 7가지 전술을 준비했다. ⓒ방송 화면 캡처

오는 9일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불안하고 어수선한 이 시국이 이번 대통령 선거 이후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스포츠니어스>는 대통령 선거 특집 기획을 준비했다. 아무쪼록 <스포츠니어스> 특집을 통해 독자들이 대통령 선거와 체육 정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대선 리그가 최종 승부를 코앞에 두고 있다. 13개 팀 감독들은 다가올 5월 9일 대선 리그 최종 승부를 통해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과연 이 13명의 감독들은 지금껏 어떤 전술과 어떤 발언을 통해 팬들에게 어필했을까. 지금부터 13개 팀 감독의 면면을 살펴보려 한다. 비판적인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니 한쪽으로 치중된 견해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선 리그 최종 승부를 앞두고 한 번씩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문재인 감독 (재수유나이티드)
청와대FC 노무현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 생활을 했던 문재인은 이후 청와대FC 후임 감독으로 유력했고 “관중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서 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결국 이 자리를 박근혜 감독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후 재수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이 팀을 이끌고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말을 빙빙 돌려가며 팬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오늘 XXX 선수 활약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대답을 한 적이 없다.

이 질문에 “XXX은 성격이 좋고 부부 사이도 원만하다. 여가 시간에는 기타 연주를 즐긴다”고 답변해 기자가 또 다시 “아니, 활약이 어땠느냐”고 물으면 “이미 답변했다”고 말한다. 다시 기자가 “그럼 XXX을 다음 경기에도 기용할 것이냐”고 물으면 문재인 감독은 이렇게 답한다. “이미 답변 드렸다. 이 문제에 대해 더 토론하고 싶으면 우리 수석코치와 이야기 해달라.” 동성애자임을 밝힌 독일 축구스타 토마스 히츨슈페르거 영입 루머에 대해서는 “동성애를 차별하지는 않지만 나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며 영입설을 일축했고 이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라이벌 팀에 따르면 문재인 감독이 선수 영입을 하며 받은 뒷돈으로 무려 금괴 200톤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낭설로 확인됐다.

문재인 후보
‘금괴왕’ 문재인 감독의 모습.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감독 (발정도르FC)
홍준표 감독은 선수 시절 대쪽 같은 플레이를 하는 걸로 유명했다. 인맥과 학연으로 이뤄진 한국 축구계에서 강직한 플레이 하나 만으로도 인정 받는 유명한 선수였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도 대단했다. 하지만 감독이 된 뒤로는 기자회견 때마다 독설을 내뱉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경기력에 문제가 많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그걸 왜 물어, 너 그러다가 진짜 맞수는 수가 있어. 버릇없게”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홍준표 감독은 한 대학 출신 선수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난 그 대학 애들을 싫어한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 홍준표 감독이 이끄는 팀 선수들이 단체로 눈에 띄게 기량이 늘어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도핑 검사 후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선수들이 ‘돼지발정제’를 먹고 뛰었기 때문이다. 홍준표 감독은 늘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지면 해체하겠다”는 말을 버릇처럼 한다. 왼발잡이 선수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안철수 감독 (FC아바타)
선수 시절 큰 성공을 거두며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돌연 프로팀 지도자로 등장해 큰 화제를 낳았다. 그는 ‘FC아바타’ 감독을 맡으며 “새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새 축구’라는 캐치프레이즈와는 다르게 이미 다른 팀에서 오랜 시간 지도자로 활약했던 인물들을 코치와 선수로 영입해 신선함을 잃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선수 발굴보다는 기존 선수 영입과 기존 전술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새 축구’의 느낌을 주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대선리그 미디어데이에서는 상대팀 감독을 향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제가 히딩크 아바타입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 감독님, 실망입니다.”

안철수 감독은 대학팀 감독을 하면서 자신의 아내를 같은 대학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내의 능력을 고려해 봤을 때 전력분석관을 맡기기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아내가 “전력분석관을 맡은 건 전적으로 내 불찰”이라며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여가 시간에는 주로 컴퓨터를 즐기는데 자신이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FM2017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컴퓨터 다루는 수준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가 FM2017에서 고른 팀은 ‘V3 유나이티드’로 상대팀 선수들을 완벽 차단하는 뛰어난 전술을 자랑한다.

안철수 홍준표
승점 1점차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두 감독의 모습. ⓒ방송 화면 캡처

유승민 감독 (장인 터밀란FC)
청와대FC 박근혜 전감독을 보좌하다가 “스타 선수 영입은 허구”라는 발언으로 팀에서 퇴출됐다. 이후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운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장인어른, 아니 유승민 감독이 이끄는 이 팀은 기대 만큼 팬이 별로 없다. 더 강력한 공격 축구를 표방하는 ‘발정도르FC’에 팬들을 많이 빼앗겼고 ‘FC아바타’로도 ‘팬고이전’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공격을 가장한 수비 축구다”라는 평도 많다. 심지어 가난한 시민구단인 ‘노동자축구단’보다도 순위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탄탄한 기업 구단이지만 팬도 부족하고 경기력도 부족하다. 최근에는 ‘노동자축구단’ 심상정 감독으로부터 공식적인 자리에서 “굳세어라 유승민”이라는 응원을 들을 정도였다. ‘발정도르FC’와는 라이벌이면서도 노선이 비슷하다.

최근에는 “모병제가 시행되면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를 가게 될 것이다. 정의롭지 못하다”는 발언으로 상주상무 팬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손흥민 팬들로부터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인 故유수호 감독도 유명한 감독이었지만 유승민 감독은 아버지만큼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유승민 감독과 ‘장인 터밀란FC’ 팀에 대한 애정보다는 경기장에 유승민 감독의 딸이 등장했을 때 더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딸의 미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딸이 22살에 2억 원의 재산을 보유했다는 점과 이에 대해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유승민 감독은 “입학, 졸업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받은 돈을 모은 것이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22세에 2억 원을 모으려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매달 100만 원씩 모아야 한다.

심상정 감독 (노동자축구단)
대선 리그 유일의 여성 지도자인 심상정 감독은 ‘노동자축구단’을 오랜 시간 이끌어 오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노동자들과 함께 한 ‘원클럽맨’ 아니 ‘원클럽우먼’이다. 하지만 ‘발정도르FC’의 열성 팬들로부터는 “북한 축구에나 어울릴 법한 팀”이라면서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선수 시절부터 선수단의 파업을 주도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눈엣가시가 된 그는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선수의 인권과 복지 등을 경기력 이상으로 중시한다. 가난한 시민구단이다보니 지금껏 늘 2부리그에만 줄곧 있어왔던 심상정 감독의 ‘노동자축구단’은 이번 대선 리그의 1부리그가 5개 팀으로 개편되면서 1부리그 승격을 행운을 얻기도 했다. 1부리그에서는 ‘장인 터밀란FC’를 위협하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심상정 감독의 가장 큰 약점은 아이러니하게도 팀이 약하다는 점이다. 빅클럽에만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노동자축구단’은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 팀의 ‘원클럽우먼’인 심상정 감독이 은퇴를 했으면 했지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노란 유니폼이 아니라 다른 색 유니폼을 입은 심상정 감독의 모습은 상상이 되질 않는다. 팀의 기반이 약해 언제든 2부리그로 떨어질 수도 있는 운명이다. 한편 지난해 7월에는 “‘노동자축구단’이 극단적 페미니스트, 혹은 남성 혐오 단체를 지지한다”는 논란이 일어나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로 호감 지수도 높지만 비호감 지수도 높은 감독이다.

심상정 유승민
“굳세어라 유승민”을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두 감독. ⓒ방송 화면 캡처

조원진 감독 (AS친박503)
최악의 성적 부진으로 경질 당한 청와대FC 박근혜 전감독을 롤모델로 삼는 감독이다. 지금은 해체된 팀의 이름을 그대로 옮겨 썼지만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지는 못한다. 팀의 상징은 곰이고 홈 경기장은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친PARK 스타디움’이다.

오영국 감독 (FC잉글랜드갑)
오영국 감독은 선수들과의 미팅 시간에 화려한 흰색 양복을 입고 블링블링한 넥타이를 한 모습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7초간 작전판만 들고 있다. 의아해 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지금 제 시간을 쓰고 있는 겁니다.”

장성민 감독 (종편유나이티드)
종편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해온 그는 최근 ‘종편유나이티드’를 창단하고 초대 감독이 됐다. 종편 방송을 즐겨보는 중장년층에는 꽤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지만 젊은층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오 감독 (FC MBMAN)
이명박 전감독의 총애를 받은 지도자다. 하지만 이명박 전감독이 축구계에서 은퇴하면서 세대 교체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다른 감독들에게 “복면을 쓰고 나와 같이 전술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아무도 이재오 감독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이 되면 딱 1년만 감독을 하고 세대교체를 완성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선동 감독 (민중유나이티드)
경기장에서 홍염을 피우는 건 ‘민중유나이티드’에는 시시한 일이다. 김선동 감독이 이끄는 ‘민중유나이티드’는 경기 도중 “선수들도 어려운 시절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봐야 한다”며 최루탄을 쏘는 퍼포먼스까지 한 적이 있다. 전임 이석기 감독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흔드는 강성 울트라스 팬들도 포진해 있다. 대선 2부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과거 금기시 되는 일본 출신 선수였던 다까기 마사오를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군소후보 토론회
이들은 비록 2부리그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KBS

이경희 감독 (FC유니언)
2부리그 팀은 주로 홈 경기장에 가면 경기 안내 책자가 없거나 한 장에 불과하지만 이경희 감독이 이끄는 ‘FC유니언’은 홈 경기장 안내 책자가 무려 16쪽에 이를 정도로 재정도 풍부하고 그럴싸 해 보인다. 이경희 감독의 재산이 65억 원이 넘기 때문이다. 2부리그의 광저우헝다라고 보면 된다. 경기 종료 후 기자들의 질문에는 늘 “리그가 커지려면 통일이 돼야 한다”는 ‘기승전통일론자’다.

윤홍식 감독 (AC양심)
‘양심 축구’를 표방하는 윤홍식 감독은 심판 판정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내려져도 오심일 경우 양심상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윤홍식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3분 동안 양심이라는 단어를 28번이나 말하는 능력을 지녔다. 오심으로 골이 선언되면 그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양심적으로 오프사이드 아니었어?”

김민찬 감독 (FC땅굴)
곧 연고지를 비무장지대(DMZ)로 옮길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각 도시에서 DMZ 홈 경기장을 잇는 땅굴 철도를 준비해 관중 편의를 도모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팀의 상징은 두더지다.

13개 팀 감독 모두 우승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 중 누가 대선 리그에서 우승할지는 모르겠지만 팬들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술 연구에 가장 열중한 감독이 이 우승 트로피를 들었으면 좋겠다. 5월 9일 우리 모두 이 멋진 승부를 결정짓는 한 표를 행사하는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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