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축구부 기자단

[스포츠니어스 | 효창운동장=서창환 기자] ‘새내기 공격수’ 광운대 변수호가 부활포를 터트리며 올 시즌 성장세를 다짐했다.

지난 28일 오후 2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2017 U리그’ 3권역 6라운드 광운대와 한양대 경기가 열렸다. 광운대가 후반 19분 터진 변수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한양대를 1-0으로 꺾고 권역 3위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는 광운대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왕중왕전 진출 경쟁 팀인 고려대, 아주대와의 경기에서 연패해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또 다른 경쟁 팀인 한양대전에서도 결과가 나쁘면 왕중왕전 진출권 마지노선인 3위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 속에서 변수호의 발끝이 빛났다. 후반 19분 최범경의 스루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제치고 강하게 때린 슈팅으로 균형을 깨트렸다. 광운대는 변수호의 결승골을 잘 지켜 소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변수호 개인으로도 리그 개막전 원광디지털대전 이후 5경기 만에 맛본 골이어서 의미가 컸다. 오랜만에 터진 변수호의 골에 동료들도 둘러싸여 함께 골 세리머니를 즐겼다.

경기 종료 후 변수호는 “개막전 이후 골 가뭄이 길어져 마음고생을 꽤 했다. 오랜만에 넣은 골이라 기쁨이 두 배다. 앞으로도 계속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득점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광운대 변수호가 한양대전 결승골 이후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광운대 축구부 기자단

대신고 시절까지만 해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변수호는 올해 광운대로 입학하면서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변수호의 포지션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학교 시절까지 공격수였던 그는 고등학교 진학 후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번갈아 뛰었다. 동 포지션에 선배들이 버티고 있어 변신을 시도한 것.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포지션이 바뀌어 기분이 상할 법한데 변수호는 “신입생이 경기에 뛰는 게 쉽지 않은데, 포지션 변경을 해서라도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좋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역경도 있었다. 대학 1학년인 변수호의 나이는 만 20세로 동기들보다 1살 더 많다. 고3 시절 동계훈련 준비 중 입은 부상으로 1년 유급했기 때문이다. 당시 변수호는 안익수 전 U-20 대표팀 감독이 이끈 대표팀 소집을 마치고 합류한 동계훈련서 왼쪽 발목 인대가 전부 끊어지는 중상을 당했다. 대학 입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부상이었다. 본인 역시 “그때 다치고 정말 많이 방황했다. 이때가 축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답했다.

그런 변수호에게 아버지이자 6년간 그를 가르쳤던 대대신FC(구 대신고) 이상열 감독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변수호는 “아버지가 선수들 앞에서는 굉장히 냉철하신 편이다. 그래도 집에 계실 때는 항상 사려 깊게 얘기해주신다. 그날 입은 부상에 대해서도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담담히 말씀해주셨다"고 떠올렸다.

변수호는 마음을 다잡았다. 7개월여간 걸린 장기 재활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후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해 광운대에 입학했다.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시절과 마찬가지로 포지션 변경을 통해 주전으로 뿌리내렸다. 광운대 오승인 감독은 192cm 장신의 피지컬이 최전방에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익숙하지 않은 자리라 덜 여문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본인 역시 “아직 고등학생 시절 버릇이 남아있어 저도 모르게 밑으로 많이 내려간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생 시절에는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자리에서 활동해서 볼 터치가 길어도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비 압박이 심한 최전방에서 활동하니까 연계 플레이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며 보완점을 되짚었다.

광운대는 내달 12일에 창단팀 KC대와 리그 7라운드를 치른다. 신생팀이지만 고려대, 아주대 등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해 쉽게 얕볼 수 없는 상대다. 변수호 역시 “방심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KC대전에서도 득점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많은 축구 선수들이 아마추어 시절 다양한 포지션을 거쳐 실력을 갈고닦는다. 어릴 때부터 본인에게 잘 맞는 ‘옷’을 찾기도 하나 보통은 다양한 이유로 포지션을 변경해 제자리 찾기에 열중한다. 이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지거나 혹은 적응 기간이 길어져 애매해질 수 있다. 수비형에서 공격수로 옷을 바꿔 입은 변수호의 도전기는 어떻게 끝맺음 될까. 이미 한 번 공격수에서 미드필더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그다. 경험이 있는 만큼 현재진행형인 변수호의 도전에 또 한 번의 대박이 터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