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이 골을 넣은 뒤 가변석에서 내려와 호나호하는 부천 팬들의 모습. ⓒ 인터넷 중계 영상 캡쳐

[스포츠니어스 | 부천종합운동장=명재영 기자] 무패와 무패의 대결에서 그 누구도 웃지 못했다.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9라운드 부천FC 1995와 경남FC 간의 경기가 경남 배기종의 극적인 동점 골로 2-2 무승부로 끝났다. 부천은 홈 무패를 이어갔으며 경남은 9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부산아이파크를 제치고 K리그 챌린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양 팀은 이날 내세울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승리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보였다. 부천은 지난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데뷔 골을 터트린 우즈베키스탄 공격수 파다예프를 선발로 내세웠다. 원정팀 경남 또한 지난 라운드에서 득점을 기록한 말컹, 정원진, 김도엽이 포함된 4-4-2 전형으로 부천에 맞섰다.

경기의 포문은 경남이 먼저 열었다. 5분 말컹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원진이 직접 슈팅으로 선제 득점을 노렸으나 공은 골대 좌측 상단으로 살짝 빗겨나갔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진 경기는 전반 32분 부천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추가 기울었다. 경남의 스로인 과정에서 부천 공격수 진창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즉시 휘슬을 불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경남 말컹은 침착하게 왼쪽 골망을 가르며 팀의 선제 득점을 올렸다. 부천은 실점 이후 곧바로 또 다른 위기에 몰렸다. 말컹의 중거리 슈팅을 류원우 골키퍼가 잡아내지 못했고 이를 닐손 주니어가 발로 류원우 골키퍼에게 다시 연결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류원우 골키퍼가 패스를 손으로 처리하며 간접 프리킥이 선언된 것이다.

페널티킥 지점보다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간접 프리킥을 얻은 잡은 경남은 송제헌의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아쉽게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부천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었다. 위기를 넘긴 부천은 파다예프를 빼고 김신을 조기에 투입하며 역습에 나섰다. 부천은 42분 문전 앞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으로 동점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문기한의 슈팅이 골대 위로 빗나가며 홈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전반 추가시간, 같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다시 잡은 부천은 문기한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히며 또다시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경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2명을 교체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최영준과 배기종이 그라운드에 들어가고 김민준과 송제헌이 벤치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 홈에서 패배하지 않았던 부천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후반 4분 김신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진창수가 멋진 헤더로 방향만 바꿔 놓으며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모든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경남이 주도권을 잡았던 전반과는 달리 후반은 이른 시간에 동점을 만든 부천의 기세가 그라운드를 덮었다.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를 밀어붙인 부천은 계속해서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속담처럼 부천의 끊임없는 공격은 결국 결실을 보았다. 후반 18분 안태현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경남 이범수 골키퍼를 무력화시키며 스코어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안태현의 침착함과 김신의 감각적인 패스가 빛났다.

부천은 이후에도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승리를 확정할 수 있는 추가 득점을 노렸다. 경남 또한 역습 위주로 동점 골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부천의 물이 오른 분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천은 김신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경남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세 번째 함성이 터지기에는 마무리 2%가 부족했다. 부천의 승리가 굳어지는 찰나에 한순간의 실수가 경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후반 추가시간 경남 우주성이 올린 크로스를 부천 류원우 골키퍼가 잡지 못했고 결국 배기종이 발로 공을 살짝 집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극적인 동점 골과 함께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9라운드 (4월 30일-부천종합운동장 2,392명)

부천FC 1995 2 (49’ 진창수, 62’ 안태현)

경남FC 2 (33’ 말컹, 90' 배기종)

* 경고 : 류원우, 바그닝요, 임동혁(이상 부천) 최영준(이상 경남)

* 퇴장 : -

▲ 부천FC 1995 출전 선수(3-4-3)

류원우(GK) - 고명석, 닐손 주니어, 임동혁 – 김한빈, 김영남, 문기한, 안태현 – 진창수(86' 조범석), 파다예프(40’ 김신), 바그닝요

*벤치 잔류: 최철원(GK), 이재원, 지병주, 김진현, 유지민

▲ 경남FC 출전 선수(4-4-2)

이범수(GK) - 안성남, 이반, 박지수, 우주성 – 송제현(HT’ 최영준), 김민준(HT’ 배기종), 정현철, 김도엽 – 말컹, 정원진(73’ 성웅재)

*벤치 잔류: 김형록(GK), 박명수, 이현웅,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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