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서울이 제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양팀 모두 백3를 구사하며 전술적으로 의미있는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하며 결국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FC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가 만났다. 두 팀은 지난 4라운드 동안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은 챔피언의 이름이 무색하게 부진한 경기들을 치뤘고 제주는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그대로 가져오며 리그 테이블 최상단에 자리잡았다.

서울은 이번 경기를 터닝포인트로 잡았다. 제주는 자신들의 1위 자리를 지키려 노력했다. 서울은 제주를 상대로 3-4-3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제주는 자신들의 무기로 자리잡힌 3-5-2로 맞섰다.

절박한 서울, 역습노린 제주 

서울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했다. 그만큼 경기를 주도하기 위해 빠른 템포로 공격을 만들어갔다. 제주는 절박한 서울의 빈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서울의 뒷공간을 향해 침투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까지 경기의 주도권은 서울이 가져가는 듯 보였다.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었고 선수들의 좌우 간격은 좁았지만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의 패스 줄기는 아직 활로를 찾지 못하는 듯 했다. 제주는 서울의 볼을 빼앗을 때마다 역습을 노리는 양상을 띄었다. 공격 전개가 단순했지만 빨랐고 최전방의 멘디는 서울의 수비를 위협했다.

서울의 공격은 측면이 이어지자 살아났다. 전반 26분 박주영과 주세종이 만들어내는 찬스들은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제주의 골문을 위협하기 충분했다. 전반 31분 윤일록이 만들어낸 장면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은 41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서울의 왼쪽에서 데얀과 윤일록이 짧은 패스플레이로 제주의 압박을 벗어났고 데얀의 키패스가 박주영에게 이어졌으나 김호준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을 성공하지는 못했다. 조성환 감독이 우려하던 수비 집중력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장면을 제외하면 경기 내내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에도 양팀 모두 좀처럼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이 없었다.

멘디는 묶이고 안현범은 조용했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제주는 더이상 움츠리지 않고 기지개를 켰다. 전반보다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슈팅을 했다. 기회를 노리는만큼 세트피스 기회를 가져왔고 53분에는 서울을 철렁하게 만드는 오프사이드 장면도 기록했다.

제주가 서울의 빈틈을 노리기 위해서는 주세종과 황기욱이 소유하는 볼을 빼앗고 전방에서 역습을 이어가야 할 듯 보였다. 그러나 주세종과 황기욱의 경기운영능력은 제주의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이창민이 없는 제주는 공격의 활로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멘디는 김동우에게 꽁꽁 묶였다. 안현범도 좀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나타내지 못한 채 조용했다.

서울은 제주의 초반 공세를 잘 틀어막으며 버텼고 곧이어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으로 가져왔다. 박주영은 선수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듯 보였으며 데얀은 좋은 위치에서 공격기회를 꾸준히 만들어냈다.

제주는 마그노와 진성욱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으나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박스 근처에서 혼전상황까지는 만들었으나 유효슈팅이 터져나오지 않았다. 서울도 골이 필요했다. 75분경 김치우를 빼고 마우링요를 투입하며 더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꾀했다.

서울은 제주의 패널티박스 근처에서 좋은 움직임들을 보여줬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의 방점을 찍지 못했다. 서울은 어떻게 해서든 골을 넣기 위해 89분 데얀을 빼고 심우연을 투입하며 그의 머리를 노리려 했다. 심우연의 교체는 제주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켰고 마우링요의 컷백을 허용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서울은 이마저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양팀 모두 의도와 전술이 잘 드러나는 경기였다. 그러나 2%가 부족했다. 유효슈팅은 적었고 결국 어느 팀에도 승리의 여신은 웃지 않았다. 수호신은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들을 향해 '골'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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