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리그앙의 역대 두 번째 UCL 우승 팀 될까?

모나코 파비뉴
AS모나코는 올림피크 마르세유에 이어 챔피언스리그를 차지하는 두 번째 리그앙 클럽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모나코는 과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03-04 시즌보다 확실히 강하다.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AS모나코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기에서 모나코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해서 득점을 노릴 것”이라 밝혔다. 지난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맨시티는 2골차 여유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123골을 기록하고 있었던 모나코의 공격력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맨시티는 경기 초반 강점인 2선의 스피드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공격 작업을 펼쳐나갔다.

반면 모나코는 지난 1차전에서 유효했던 강력한 전방 압박이 아닌 ‘애매한 위치에 서있는’ 수비 방법을 택했다. 이로써 패스 길목을 미리 차단했고 원하는 방향으로 맨시티를 유도했으며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맨시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지난 1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듯 모나코는 맨시티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모나코의 선수들은 주변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세컨볼에 맨시티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모나코는 다비드 실바와 데 브라이너가 편하게 공을 받을 수 없게 신체적인 방해를 계속했고 두세 명이 즉시 그 주변으로 접근하며 맨시티의 공격 속도를 지연시켰다. 이로 인해 맨시티는 강점인 2선에 속도감을 낼 수가 없었다. 이날 마치 가두리 양식과도 같았던 모나코의 효과적인 수비 형태는 맨시티의 전반전 슈팅수 0개라는 굴욕적인 기록으로 이어졌다.

경기 전 맨시티를 상대로 2점차를 극복하는 것은 모나코에겐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 좌우 윙백의 전진과 기동성이 바탕이 되어 속도감 있는 공격에 강점이 있었던 모나코였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냥 공격만 시도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반 8분 만에 터져 나온 킬리안 음바페의 선제골은 젊은 모나코 선수들의 사기를 한순간에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모나코는 음바페의 득점이후 자신들의 의도대로 경기를 주도해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사이드백, 벤자민 멘디

이번 시즌 맨시티와의 경기 전까지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123골을 기록하고 있었던 모나코는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이었다. 모나코의 가공할만한 공격력은 좌·우 사이드백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날카로운 크로스에 의한 득점 패턴으로부터 비롯된다. 특히 왼쪽에 위치한 벤자민 멘디가 최근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필드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마르세유에서 세 시즌동안 활약하며 잠재력을 드러낸 멘디는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의 첫 번째 선택이었다. 185cm, 85kg에 이르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갖춘 멘디가 드리블하며 전진하는 모습은 한 마리의 들소가 경기장을 누비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화려한 개인기는 없지만 가속도를 활용한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롭게 휘어 들어가는 크로스 능력을 갖추고 있는 멘디는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사이드백이다.

BENJAMIN MENDY whoscored.com rate
벤자민 멘디는 이번 시즌 AS모나코의 왼쪽 측면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의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 닷컴으로부터 이번 맨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 ‘맨 오브 더 매치’로 꼽힌 멘디는 이번 시즌 최고의 왼쪽 사이드백이다. ⓒ후스코어드 닷컴 캡쳐

이미 지난 1차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던 멘디는 이번 2차전에서는 전반전의 2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모나코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파비뉴의 두 번째 득점을 도운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맨시티는 직전 상황에서 빠른 역습을 통해 전반전 가장 효과적인 공격 작업을 시도했었다. 이때 멘디는 페널티 박스로 침투해 들어가는 르로이 사네를 막기 위해 전속력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있었는데, 모나코의 수비진은 이를 잘 막아냈고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가 공을 클리어 함과 동시에 모나코의 역습이 시작됐다. 그리고 음바페가 맨시티 진영에서 드리블을 시도할 때 어느새 멘디는 그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자신의 수비 진영에서 반대편 페널티 박스까지 질주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14초에 불과했을 정도로 공격가담에 있어 멘디의 폭발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멘디는 뒤이어 토마스 르마와 좋은 호흡으로 크로스를 연결시켰고 결국 파비뉴의 추가골이 터져 나왔다.

역할이 애매했던 사냐, 의욕만 넘쳤던 스톤스

지난 1차전에서 페르난지뉴 시프트를 활용했던 과르디올라는 이번 2차전에선 바카리 사냐를 통해 중원에서의 수적우위를 가져가고자했다. 하지만 전반전 계속된 사냐의 애매한 포지셔닝과 역할은 오히려 모나코 왼쪽 측면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켰다.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왼쪽 사이드백인 멘디를 사냐 혼자서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멘디는 전반 29분 폭발적인 기동력과 속도로 공격에 가담한 뒤 파비뉴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모나코 맨시티
전반전에 바카리 사냐는 맨시티가 공격 작업을 펼칠 때면 페르난지뉴와 함께 중앙에 위치하면서 수적 우위를 유지하려했다. 하지만 포지셔닝과 역할에 있어서 계속해서 애매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러한 사냐의 이도저도 아닌 역할은 오히려 모나코 왼쪽 측면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다음 상황에서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패스미스가 발생하며 모나코의 역습이 시작됐을 때 사냐는 뒷걸음질하기 보다는 공을 받으려는 토마스 르마를 강하게 압박하거나 혹은 처음부터 측면에 위치하고 있음으로서 공격에 가담하는 벤자민 멘디의 위협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SPOTV 중계 화면 캡쳐

이번 시즌 맨시티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중앙 수비수들의 조합이다. 특히 지난여름 4,750만 파운드(한화 약 684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에 영입했지만 시즌 내내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존 스톤스의 불안한 수비는 이번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나타났다. 스톤스는 전반 초반 위치를 선점하고 공중볼을 처리하려는 팀 동료와 겹치는 모습이 두 차례 있었다. 또한 수비 라인을 리딩하고 침착하게 수비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밀리는 경기의 흐름 속에서 스톤스는 결국 차분함을 잃었고 측면에서 혼자 르마와 멘디를 막아보려던 과욕은 결국 파비뉴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모나코 맨시티
경기 내내 문제를 노출한 사냐와 스톤스의 수비적인 판단력은 결국 맨시티의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직전 상황에서 사냐의 토마스 르마를 향한 이도저도 아닌 도전은 모나코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이를 저지하려던 스톤스는 순간적으로 측면에 위치하게 됐는데, 이 전에 다비드 실바에게 측면을 맡기고 중앙에서 수비 라인을 잡으면서 멘디의 크로스에 대비하고 있었더라면 파비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SPOTV 중계 화면 캡쳐

최종스코어에서 2골을 앞서고 있던 맨시티는 전반 30분만에 경기의 주도권을 모나코에게 내주고 말았다. 두 번째 실점이후 큰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맨시티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가장 기본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맨시티 소극적인 모습이 모나코를 더욱 저돌적이게 만들었고 계속된 압박에 오히려 맨시티는 움직임이 둔해지고 공을 잡은 뒤의 선택의 속도가 느려지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리그에서는 개개인의 기술과 스피드가 최상위 레벨에 속하는 맨시티였지만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대회에서 양 팀의 수준의 차이는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맨시티가 16강에서 만난 모나코는 힘과 스피드 그리고 기동성이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맨시티에도 변화가 생겨났다. 스톤스는 드리블을 통해 전진을 시도했고 페르난지뉴는 좀 더 높은 위치에서 1차적으로 모나코의 역습을 방해했다. 데 브라이너는 후방에 머물면서 전진 패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전진 패스와 침투 패스가 투입되면서 맨시티는 2선의 속도감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기도 했다. 그리고 71분 사네의 득점포가 터져 나왔을 때만 해도 맨시티의 8강 진출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맨시티의 환호는 6분 뒤인 후반 77분 절망으로 뒤바뀌었다.

위기의 순간 세트피스를 통해 티에무에 바카요코가 헤딩골을 터뜨린 모나코는 이번 시즌 자신들이 진정한 강팀으로 진화했음을 증명했다. 소위 강팀으로 표현되는 팀들은 자신들의 의지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세트피스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후반전 들어 맨시티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고 있었던 모나코는 이렇다한 슈팅 하나 없었던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공격 패턴인 세트피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1차전에서 세트피스를 통해 극적인 역전극을 펼쳤던 맨시티는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8강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과르디올라는 감독 데뷔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는 좌절을 맛봐야했다.

맨시티 과르디올라
이번 시즌 맨시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과르디올라는 16강에서부터 너무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2년 만에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으로 진화한 모나코는 전술과 경기력 모든 부분에서 맨시티를 압도했다. 이번 시즌 모나코는 진짜다. ⓒSPOTV 중계 화면 캡쳐

후반전에 완벽한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결정력은 분명 아쉬웠다. 하지만 맨시티는 끌려가는 분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신체적인 도전에 적극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자멸했다. 특히 끊임없이 크로스를 통한 경합을 시도하며 수비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모나코의 공격 패턴과 달리 완벽함을 추구했던 맨시티의 공격 형태는 수준의 차이가 적은 유럽대항전에서의 분명한 한계로 드러났다. 축구에서 기술 좋고 빠르며 신체적으로도 완벽한 팀은 상대하기 정말 까다롭다. 그런데 모나코가 이렇다. 이번 시즌 모나코는 분명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이다. 모나코는 다가오는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도르트문트와 만난다. 1993년 올림피크 마르세유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리그앙은 단 한번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온 적이 없다. 과연 모나코는 과르디올라 못지않은 지략가 토마스 투헬이 이끄는 도르트문트마저 꺾고 챔피언스리그를 차지하는 두 번째 리그앙 클럽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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