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셀타 비고, UEL-더비 모두 잡아야 하는 이유


2016-2017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셀타 비고 vs 비야 레알 ⓒ프리메라리가 공식 홈페이지 제공
2016-2017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셀타 비고 vs 비야 레알 ⓒ 프리메라리가 제공

[스포츠니어스 | 배시온 기자] 셀타 비고는 2016-2017 UEFA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한 유일한 프리메라리가 팀이다. 8강 진출을 확정짓는 크라스노다르와의 16강 2차전이 현지시간으로 3월 16일 크라스노다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일전 후에는 곧바로 지역 더비가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빡빡한 일정이 문제다. 리그와 유럽대항전 경기를 번갈아 치르는데 그 간격이 2~4일이다. 러시아 원정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게다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축구에서 덜 중요한 경기가 어딨겠냐만은 상황이 더 특별하다. 프리메라리가 팀 중 유일하게 진출한 유로파리그도 놓칠 수 없고, 역사와 문화가 얽힌 갈리시아 지방 더비 데포르티브 라 코루냐와의 리그 경기 역시 자존심을 세울 수 밖에 없다. 러시아 원정, 체력, 부족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는 두 경기 모두 충분하다.

체력 부담 안고 뛴 비야 레알전

체력 부담 문제는 지난 비야 레알과의 2016-2017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경기에서 드러났다. 유로파리그 1차전 승리 사흘 후 치른 경기였다. 홈에서 연달아 열린 경기지만 체력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야 레알 경기 후 다시 사흘 뒤 있는 유로파리그 2차전, 원정길에서 돌아온 후에 있는 갈리시아 더비를 위해서도 체력을 비축해야 했다. 그래서 이아고 아스파스, 바스, 욘 귀데티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아꼈다. 대신 최전방에 로시, 2선에 본곤다와 호사베드, 지난 겨울 영입한 율새어를 투입했다. 셀타비고의 주 전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에 그들의 강점을 살려 비야 레알을 강하게 압박했다. 몸이 무거워 보이는 쪽은 오히려 비야 레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셀타비고의 압박은 느슨해졌고 그 틈을 타 전반 45분 로베르토 솔다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전에 들어선 공격 흐름이 끊겨 볼을 소유하고도 역습을 이어가지 못하고 미드필드진에서 돌리기 일쑤였다. 후반 68분 아스파스 교체 카드를 꺼냈지만 늘어진 경기력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셀타 비고는 이렇다 할 공격 없이 4개의 슈팅만을 기록했는데 그마저도 유효 슈팅은 없었다. 아쉬운 경기를 뒤로한 채 0-1로 패배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라리가의 자존심 지킬 수 있을까

유럽대항전에서 항상 강했던 프리메라리가다.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선 바르셀로나가 파리생제르망에 최종 스코어 6-5로 승리하며 역사적인 경기를 보여줬고, 레알 마드리드 역시 나폴리를 상대로 승리해 8강에 안착했다.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세비야도 1차전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8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UEFA 유로파리그도 마찬가지다. 1971년부터 시작한 유로파리그에서 라리가 팀은 총 10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다 우승팀 역시 라리가 팀 우승의 반을 차지하는 세비야다. 특히 세비야는 최근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10년동안 라리가 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횟수는 6번인 만큼 유로파리그를 라리가가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자격으로 세비야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 2016-2017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라리가 팀은 아틀레틱 빌바오, 비야레알, 셀타비고다. 그 중 아틀레틱 빌바오와 비야레알은 각각 아포엘과 올림피크 리옹에 패하며 16강 문턱에서 탈락했고 남은 라리가의 자존심은 셀타비고 뿐이다.

하지만 셀타비고 역시 8강 진출이 불투명하다. 앞서 언급한 체력 문제가 가장 걱정이다. 로테이션을 가동하긴 하지만 워낙 선수층이 두꺼운 편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을 치르지 못한 채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한다. 또한 32강전과 16강 1차전 모두 극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32강전 샤크타르전에서 홈 0-1 패배 후 원정 후반 90분 동점골로 연장전에 들어섰다. 이어진 혈투 끝에 2-0 승리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크라스노다르와의 16강 1차전에서 역시 후반 45분 터진 뷰브의 극적인 결승골로 홈에서 승리를 챙겼다. 극적인 승리는 축구팬들에게 희열을 주지만 셀타 비고에겐 긴장과 불안일 수 밖에 없다. 꾸준히 안정적인 경기력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부담된 체력으로 일찍이 방전된다면 앞서 치른 비야 레알 전처럼 후반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빈틈을 보이기 쉽다.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하지만 러시아 원정임을 생각할 때 리그 경기 후 5일이란 시간은 체력을 보충하기에 넉넉하지 않다. 팀의 든든한 공격 자원이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귀데티, 아스파스가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갈리시아 더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유로파리그 일정을 치른 이틀 후, 중요한 더비가 셀타 비고를 기다리고 있다.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와의 갈리시아 더비다. 갈리시아 더비는 한국 팬들에겐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라리가에서 엘 클라시코, 안달루시아 더비와 함께 격하기로 유명하다. 팬들 간의 전투심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서로를 이겨야만 하는 라이벌 경기다. 최근 3경기에선 셀타 비고가 2승1패로 앞서있다. 그 중 지난 10월 23일에 치른 2016-2017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에서 4-1 대승을 거둔 좋은 기억도 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은 다르다. 셀타 비고가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며 최근 리그에서 1승 2무2패로 고전할 때 데포르티보는 빡빡한 리그 일정에도 불구하고 2승2무1패로 순항하고 있다. 특히 바로 지난 경기인 27라운드에서 효율적인 수비와 압박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를 2-1로 잡으며 기세가 좋다. 갈리시아 더비까지 일주일의 시간도 있다. 분위기를 탄 데포르티보와 달리 러시아 원정길 후 지역 라이벌의 홈구장을 찾아야 하는 셀타 비고는 체력, 정신적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셀타 비고는 유로파리그에서 라리가의 자존심을 세우고, 지역 더비에서도 승점을 챙길 수 있을까? 하필 중요 경기를 연달아 치르는 셀타 비고는 지금 빨간불이 켜졌다.

sionoff@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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