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의 모나코, 맨시티 상대로 홈에서 뒤집을 수 있을까?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시티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이따금 90분 내내 눈을 떼지 못할 만큼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경기들이 있다. 소위 빅클럽간의 경기나 오래된 라이벌 역사를 지닌 더비 경기가 그렇다. 때로 이러한 경기들은 너무나 치열하고 경기의 속도가 굉장해 경기장의 수백분의 일에 그치는 화면으로 경기를 보는 것조차 숨 막히고 심장이 터질듯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 22일 펼쳐진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시티와 AS모나코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는 굉장히 특별했다. 비단 5-3의 스코어 때문이 아니라 양 팀의 전술적인 준비, 선수 개인의 기량, 경기의 리듬과 템포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유럽대항전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맞붙은 양 팀의 경기는 개인적으로 최근 10년간 펼쳐진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최고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2005년 5월, AC밀란과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다시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양 팀의 경기에 대한 공격적인 마인드는 선발 라인업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지속된 수비의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페르난지뉴를 왼쪽 풀백으로 출장시켰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야야투레를 배치했다. 리그에서 에버튼에 0-4로 대패한 이후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도맡기 시작한 투레는 수비적인 역할에 대한 우려를 기대보다 훨씬 잘 수행해내며 맨시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었고 시즌 초 사용했던 풀백의 중앙미드필더화를 통한 볼점유와 일차적인 수비의 안정화를 위해 페르난지뉴를 왼쪽 풀백으로 출전시켰다. 그리고 1선과 2선에 위치한 르로이 사네, 다비드 실바, 데브라이너, 라힘 스털링,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속도와 개인 기량에서 맨시티가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가장 믿을만한 조합이었다.

양 팀 경기 라인업
맨체스터시티와 AS모나코 양 팀의 선발 라인업.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반면 모나코는 주전으로 활약하던 제메르송이 경고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어 안드레아 라지가 카밀 글리크와 호흡을 맞췄고 발레르 제르망 대신 18살 유망주 킬리안 음바페가 라다멜 팔카오와 함께 투톱을 형성하며 원정임에도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공격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리그에서만 76골을 터뜨리며 5대리그 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던 모나코의 공격력은 수비가 불안한 맨시티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스스로의 강점을 내세워 경기에 임한 양 팀

경기 초반 모나코의 투톱 음바페와 팔카오는 존 스톤스와 윌리 카바예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실시하며 맨시티의 1차 빌드업을 방해했다. 수비수인 글리크와 라지는 후방에서 공을 잡을 때면 지체 없이 전방으로 공을 투입하며 경합을 유도했다. 그리고 모나코의 선수들은 경합 이후 흘러나오는 루즈볼에 빠르게 반응하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았던 중앙을 거치지 않고도 한 번에 하프라인 위로 전진했다. 이날 경기에서 모나코의 좌우 풀백으로 출장한 벤자민 멘디와 지브릴 시디베는 대단한 기동력을 선보였는데, 이들은 측면에서 공을 잡을 때마다 정비되지 않은 공간으로 크로스를 시도하며 맨시티 수비진에 계속해서 부담감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계속된 모나코의 압박과 경합 그리고 측면의 공격 패턴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카바예로와 스톤스는 한차례씩 실수를 저지르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모나코는 롱킥과 측면 크로스라는 단순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패턴으로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반면 맨시티는 섬세하고 속도감이 있는 선수들이 전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때문에 신체적으로 강력한 모나코의 1차적인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 이번 경기에서 맨시티의 과제였다. 그리고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한 전반 20분 이전까지 맨시티의 주요 공격패턴은 스톤스가 후방에서 시도하는 ‘두 칸 건너 한 칸 아래’식의 패스였다. 실제로 이러한 시도아래 아게로는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맨시티에 속도감을 불어넣었다. 아게로가 순간적으로 두 명의 센터백에게서 빠져나와 리턴 패스를 전달하는 경우 맨시티의 사네, 실바, 데브라이너, 스털링으로 이어지는 2선 조합은 한꺼번에 이뤄지는 순간적인 침투로 속도감 있는 공격을 전개해나갔다.

맨시티의 공격작업
이러한 맨시티의 직선적인 공격 형태로 인해 모나코의 최종 수비라인은 가속도가 붙은 맨시티의 공격진과 마주하는 상황이 수차례 발생했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맨시티의 또 다른 공격 옵션은 왼쪽 풀백으로 출장한 페르난지뉴였다. 맨시티는 후방에서의 일차적인 빌드업이 방해받는 경우 아구에로에게 향하는 ‘두 칸 건너 한 칸 아래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팔카오와 음바페는 전방 압박의 타이밍을 놓칠 때면 빠르게 아래로 내려와 하프라인에서 수비블록을 형성했는데 이 경우 페르난지뉴는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과정에 참여하며 중앙에서의 우위를 제공했다. 페르난지뉴가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우 사네는 왼쪽 측면 수비수가 전진한 위치에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모나코의 수비는 오른쪽 측면으로 쏠리듯 자리하는 경우가 생겼고 페르난지뉴는 측면에 넓게 위치한 스털링에게 빠르게 공을 뿌려주면서 맨시티에 다양한 공격 패턴과 속도를 제공했다.

페르난지뉴 중앙 이동의 위험성
페르난지뉴의 중앙 이동은 모나코의 공략 포인트가 되었다. AS모나코의 우측 풀백 지브릴 시디베의 기동력은 맨시티 수비진들을 수차례 위기로 내몰았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하지만 페르난지뉴의 중앙 이동은 모나코의 공략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페르난지뉴의 중앙에서의 공격 전개가 끊기는 경우 실바와 사네를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그 지점에서 빠른 압박으로 모나코의 속도 있는 역습을 방해했어야 했다. 하지만 1차적인 방해에 실패하며 역습의 타이밍에서 훌륭한 판단력을 선보인 시디베와 파비뉴에게 계속해서 역습을 허용했고 이는 결국 수비진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영향력을 발휘한 양 팀의 스트라이커들

모나코는 전반 26분 스털링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빠른 타이밍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기록하며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완벽하게 부활한 ‘엘 티그레’ 팔카오가 있었다. 특히 득점 상황에서의 동물적인 감각과 공에 대한 집념은 과거 AT마드리드에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팔카오는 전반 32분 파비뉴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맨시티의 1차 빌드업 상황에서 카바예로의 실수가 발생했고 라인을 잡으려던 스톤스의 판단 실수는 순간적인 공간을 노출했고 팔카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팔카오의 동물적인 감각
라인을 잡으려던 스톤스의 판단 실수로 생긴 공간을 팔카오는 놓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틈새에서 다이빙 헤더로 동점골을 기록한 팔카오는 AT마드리드에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SPOTV 중계 화면 캡처

아게로의 동점골이 나오고 3분 뒤인 후반 16분 준비된 역습 패턴으로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잡은 팔카오는 스톤스와의 경합에서 승리한 뒤 대단한 칩샷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날 팔카오와 음바페의 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리그에서는 주로 정교하고 기술 좋은 제르망이 팔카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섰지만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은 맨시티의 불안한 수비 조합을 공략하기 위해 기동력과 스피드가 훌륭한 18살 신예 음바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음바페는 전반 40분 순간적인 침투 동작으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자신이 왜 리그앙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유망주인지를 증명했다.

모나코의 음바페와 팔카오
‘포스트 티에리 앙리’ 음바페와 ‘엘 티그레’ 팔카오 투톱은 맨시티 수비수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맨시티의 극적인 역전승은 아게로의 공에 대한 집중력과 팀을 위한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득점의 과정에서 행운이 따르긴 했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두 골을 기록한 아게로는 이날 맨시티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최근 리그에서 신성 가브리엘 헤수스의 활약에 잠시 입지가 흔들렸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확실하게 동기부여가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후반 30분 아게로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시디베를 뒤좇아 공을 탈취한 장면은 동료들에게 승리에 대한 에너지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아게로의 투쟁심은 코너킥으로 이어졌고 후반 32분 스톤스의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동점골을 허용한 모나코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급격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맨시티의 지난 수년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축적된 경험은 경기막판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 37분 사네의 쐐기골까지 터져 나오며 맨시티는 결국 2골차 리드 속에 모나코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축구는 하나의 90분짜리 예술 장르

이번 시즌 모나코의 홈에서의 성적은 굉장하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경기에서 18승2무1패를 기록했고 66골을 터뜨리는 동안 고작 14실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무려 3.14골에 이른다. 원정에서의 평균 득점이 2.13골임을 감안한다면 모나코의 홈에서의 공격력은 더욱 위협적이다. 모나코는 비록 글리크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지만 제메르송이 복귀한다. 반면 맨시티는 스털링이 경고누적으로 2차전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맨시티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모나코 원정이다. 더군다나 지난 허더즈필드와의 FA컵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재경기를 치러야하고 모나코와의 2차전 이후엔 리그에서 리버풀, 아스날, 첼시와의 3연전까지 기다리고 있다. 다가오는 2차전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이후 리그에서의 일정에도 큰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맨시티의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다. 과르디올라는 맡은 팀을 최소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시켰다. 지난 1차전에서 펼쳐진 과르디올라와 자르딤의 전술적인 지략과 선수들의 수준은 축구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드높이기에 충분했다. 루이2세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2차전에서 두 감독은 분명 자신들만의 뚜렷한 색깔과 축구 철학으로 또다시 축구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낼 것이다. 우리는 그저 모나코와 맨시티가 펼쳐내는 축구라는 하나의 예술을 감상하면 된다.

skadbstjdsla@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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