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이상민 기자] 프로야구에 FA제도가 도입 된지 17년 만에 몸값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그 주인공은 올 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최형우(33)다. 최형우는 24일 KIA 타이거즈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형우는 지난해 박석민이 삼성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받은 96억 원을 넘어 역대 FA 계약 최고액을 기록했다.

올 시즌 FA 시장에서 몸값 100억원 돌파는 확실시 됐다. 이른바 ‘빅4’라고 불리는 최형우,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이 FA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누가 먼저 주인공이 될 것이냐의 문제였다. 해외진출을 우선시 하고 있는 양현종과 달리 최형우는 국내계약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나이와 새로운 무대에 대한 적응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국내잔류를 우선시한 최형우가 프로야구 첫 100억 선수가 됐다. 최형우의 올 시즌 성적을 놓고 본다면 ‘100억’이라는 계약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을 195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3관왕에 올랐다. 세부스탯을 따져 봐도 최형우는 순위표 맨 위에 위치해 있다.

최근까지 타자들의 FA 계약 추세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먼저 2014년 86억으로 당시 FA 최고액을 기록했던 최정은 그해 타율 3할5리 76타점 14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부상으로 82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던 것이 컸다. 그럼에도 최정은 86억 이라는 높은 계약을 이끌어 냈다. 이전까지의 커리어와 팀의 상징성 그리고 계약당시 27살 이라는 젊은 나이가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NC로 이적하며 FA 최고액(4년•96억)을 기록했던 박석민의 성적과 비교해도 최형우가 앞선다. 사실 최형우의 몸값을 결정하는데 박석민이 직접적인 기준이 됐다. 박석민은 지난해 타율 3할2푼1리 26홈런 11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96억 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단순히 성적을 놓고 본다면 오히려 최정과 박석민과 성적이 초라할 정도다.

당시 최고액으로 계약했던 타자들과 비교해도 올 시즌 최형우의 성적은 월등하다. 최형우는 성적을 통해 자신이 왜 ‘100억의 사나이’인지를 입증하고 있다. 다만 금액에 비해 높은 나이와 수비력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이는 그 돈으로 특급외인을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특급외인이라도 국내무대에서는 신인과 다름없기 때문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이미 검증된 국내선수에게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해마다 FA 시장의 거품논란에 대해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FA시장에서 100억이라는 금액이 거품일 수 있지만 앞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던 선수들과 비교 했을 때 100억이라는 금액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나이로 34세인 최형우가 앞으로 4년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확률은 낮다. 최형우가 앞으로 이 같은 논란을 덮고 ‘먹튀’라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성적을 통해 자신의 가치가 100억이라는 것을 증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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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형우 ⓒ 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