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김재학 기자] 다시 돌아온 무리뉴에게 스탬포드 브릿지는 너무나도 낯선 장소였다. 한국시간 자정에 펼쳐진 2016-2017 프리미어 리그 9라운드 첼시와 맨유의 맞대결이 첼시의 홈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졌다.

최근 몇 시즌간 리그에서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서로가 만난 이 경기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사람은 존 테리도, 웨인 루니도 아닌 조세 무리뉴 감독이었다. 첼시의 중흥과 몰락의 시기를 함께 한 그는 경질을 당한 후에도 블루스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

그런 그가 프리미어 리그 내에서 다른 팀, 그것도 맨유의 감독직을 수락한 후 처음으로 스탬포드 브릿지를 방문한 것이다. 경기 전 첼시의 주장 존 테리와 농담과 포옹을 하는 등 익숙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실제 경기에 들어가자 무리뉴는 스탬포드 브릿지 경기장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경기의 향방은 전반 시작 30초만에 정해졌다.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을 돌리다가 뒤로 넘긴 후 서로에게 공을 미루던 와중 후방에서 침투한 페드로가 손쉽게 공을 따내 맨유의 수문장 데 헤아를 제쳐낸 후 가볍게 밀어 넣었다. 해설자의 말처럼 셀러브레이션이 끝났음에도 고작 경기시작 갓 1분이 된, 너무나도 이른 시점의 골이었다.

허무하게 선제골을 실점한 맨유는 휘청이기 시작했고 첼시는 그 빈틈을 물고 늘어졌다. 2번째 골 역시 첼시의 차지였다. 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 왼쪽 지역으로 볼이 흘렀고, 이를 게리 케이힐이 슈팅을 때려넣으며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전에만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맨유는 반전은 커녕 더 지독한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후반 17분 마티치의 침투패스를 받은 에당 아자르가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첼시의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이었다.

하지만 첼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35분 캉테가 마지막으로 맨유의 골문을 흔들었다. 무리뉴 감독의 친정 방문은 0-4, 완벽한 패배로 끝났고 맨유 선수들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사진 = 무리뉴 감독 ⓒ In Mou We Tr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