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김재학 기자] 해리 케인이 빠진 토트넘의 최전방은 손흥민의 차지였다. 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에 펼쳐진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의 홈구장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두 팀간의 맞대결은 전후반 통틀어 0-0 무득점 경기로 끝마쳤다.
현재 리그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음에도 선두 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라이벌 아스널에 뒤진 3위에 머무른 토트넘에겐 승리가 절실하고 그 승리를 위해서는 최근 좋은 감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의 득점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손흥민의 원톱 기용은 빈센트 얀센에 대한 고민과 손흥민에 대한 믿음이 교차한 결정인 셈이었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최근 폼을 너무 믿은 나머지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1. 단점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손흥민의 원톱 기용
그러나 중앙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중앙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협업하며 압박하는 중앙공간은 한 번의 볼터치 실패가 곧바로 턴오버를 의미한다. 두 번의 기회가 없는 중앙에서 볼을 많이 만져야하는 손흥민의 단점은 극대화되고 결국 큰 존재감을 나타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2. 2선 자원들과의 불협화음
즉 토트넘이 현재 가지고 있는 2선 자원을 이용하며 원활하게 공격을 이루고 싶다면 최전방 자원은 골보다는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능력이 더 중요한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1달간 해리 케인이 없는 최전방에는 빈센트 얀센이 기용됐다. 그리고 얀센은 골은 거의 만들지 못했지만 2선 자원들에게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수비수와의 경합을 통해 공을 따내고 다시 공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실제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넣었던 선제골 역시 이런 플레이를 통해 나왔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런 유형과는 정 반대의 선수로 볼 수 있다. 손흥민 역시 패스보다는 슛을 선호하는 선수로, 그를 원톱으로 기용하기 위해선 2선에 키패스를 활발히 공급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전방과 2선 모두 골을 노릴만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결과 유기적인 플레이보다는 단발성 플레이가 반복돼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경기에서 역시 그런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왔다. 후반 초반 압박을 통해 따낸 공이 왼쪽 측면에 위치한 라멜라에게 연결되자 페널티 박스 안에 3-4명의 선수가 위치했지만 라멜라는 패스 대신 슈팅을 시도했다. 이후 원톱 자원인 손흥민은 짜증난 표정을 보였다. 현재 두 포지션 간의 시너지가 전혀 나타나지 않음을 극명히 보이는 순간이었다.
불안한 무패행진을 이어나가는 포체티노 감독의 토트넘은 기본을 깨며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상적인 1달을 보낸 토트넘은 지난날의 영광이 무엇으로부터 나왔는지 잘 생각해 봐야한다. 자리에 안맞는 선수를 억지로 끼워넣는 대신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할 때 다시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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