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현 감독이 수석코치로 물러나는 상황이 하루 동안 두 번이나 일어났다. K리그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가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감독을 교체했다. 이유는 모두 똑같다. 'P급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감독'을 새로이 영입한 것이다. 제주와 전남은 같은 날 동시에 똑같은 인사 이동을 단행했다.

제주는 조성환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직을 변경 시키고 김인수 전 포항 스틸러스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김인수 신임 감독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전북 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으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지난 2009년 U-14 아시안 유스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전남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감독을 교체했다. 신임 감독으로 송경섭 전 FC서울 코치를 임명했다. 노상래 감독도 수석코치로 보직이 바뀌었다. 송경섭 신임 감독은 1994년 부산 대우 로얄즈에서 프로 데뷔해 수원 삼성에 선수 생활을 했으며, KFA 전임지도자 1기로 U-13, 14, 15세 대표팀 감독과 U-16, 17, 22세 대표팀 코치를 역임하고 2015년 FC 서울 코치를 지냈다.

신임 김인수, 송경섭 감독 ⓒ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제공

두 팀의 공통점은 상위 스플릿에 안착한 팀이라는 것이다.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두 팀 다 감독 교체 이유로 "ACL 진출이 가시화되어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인물을 선임했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볼 때, ACL 진출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ACL에 진출할 경우 P급 지도자 라이센스가 있는 사람만 ACL 경기에서 감독직을 맡을 수 있다. 현재 전남 노상래, 제주 조성환 감독은 이 라이센스가 없다.

ACL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들은 모두 10월 24일까지 ACL 참가 신청서를 내야 한다. 참가 신청서 안에는 P급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감독이 이름을 올려야 한다. ACL 참가 신청서 제출 자격은 FA컵 4강 안에 든 팀들과 K리그 상위 스플릿에 안착한 팀들이 해당된다.

P급 라이센스가 없는 또다른 팀인 부천FC1995(FA컵 4강 진출)도 감독 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팀과 달리 내부 인사를 통한 '역할 변경'의 가능성이 높다. 현재 송선호 감독은 P급 라이센스가 없지만,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정갑석 코치는 P급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다. ACL에 진출할 경우 정갑석 수석코치가 감독직을, 송선호 감독이 수석코치직으로 보직을 변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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