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결국 '아자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11일 밤(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한국은 이란에 0-1로 패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경기를 꼭 이겨야 했다.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이란을 잡아야 1위 등극이 가능했다. 게다가 1974년 이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무 4패로 단 한 번도 승리가 없던 한국은 이번 경기를 잡아 42년 동안 이어진 아자디 스타디움 징크스도 시원하게 풀고 싶었다. 거기에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감자' 사건은 덤이었다.

비록 좌석 설치로 일부 수용 인원 수가 줄어들었지만, 약 8만 명의 이란 관중들은 여전히 아자디 스타디움을 꽉 채웠다. 특히 이슬람 종교 지도자의 추모 기간이기 때문에 대부분 관중이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은 위압감을 주기 충분했다.

이번 최종예선 최대 고비인 이란 원정을 넘기 위해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원톱은 지동원이 맡고, 2선은 손흥민-구자철-이청용이 배치됐다. 미드필더는 기성용과 한국영이, 수비진은 오재석-김기희-곽태휘-장현수 4명이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한국의 승리를 꿈꾸며 경기가 시작됐지만, 확실히 이란은 강팀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3경기 동안 경기 시작 후 내내 주도권을 잡아왔다. 하지만 이란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이란은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홈 팬의 거센 응원을 등에 업고 계속해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란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된 역습이 한국의 허를 찔렀다. 공간을 만들어낸 레자에이안이 올려준 크로스를 아즈문이 치고 들어가며 그대로 왼발 논스톱슛을 날렸다. 김승규가 팔을 뻗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전반전은 아즈문의 골로 0-1 이란에 뒤진 채 마쳤다.

후반 들어 한국은 한국영을 빼고 홍철을 집어넣으며 전술적인 변화를 꾀했다.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올리고, 왼쪽 풀백을 맡고 있던 오재석을 오른쪽으로 이동 시켰다. 기존 포지션과 맞지 않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던 오재석의 부담을 줄여준 셈이었다. 후반 21분에는 이청용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하며 높이의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후반 31분에는 김보경 대신 구자철을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란은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퍼부었고, 한국은 슈팅 한 번 날리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계속해서 한국은 고군분투했지만 이란의 강한 압박을 결국 풀어내지 못했다. 유효 슈팅 0개는 이날 한국의 경기가 어땠는지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한국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란의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이날 아자디 스타디움은 예전에 비해 한결 부담이 덜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중 수도 줄었고, 날이 날인 만큼 열기도 덜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란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자 이란 관중은 그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케이로스 감독도 이란 관중석을 향해 더 뜨거운 응원을 보여 달라며 손짓했다. 이란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은 여전했다. 그리고 한국의 '아자디 징크스' 역시 여전했던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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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자디 스타디움 ⓒ jtbc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