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조태룡 대표에 대한 폭로를 멈추지 않는 것일까. ⓒ 강원FC 제공

[스포츠니어 | 한현성 기자] 지난 달 30일 강원FC는 배임 및 유용, 횡령 의혹을 갖고 있는 한 직원을 검찰에 수사를 맡겼다. 이 뿐만이 아니라 신인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비리 과정이 포착돼 이 부분 역시 강원FC가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이 모든 것은 지난 3월에 부임한 조태룡 강원FC 대표의 선택이다. 굳이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부끄러운 일들이다. 하지만 조태룡 대표는 이 일들을 직접 밖으로 꺼내 깨끗하게 씻어내리겠다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조태룡 대표는 누구?

조태룡이라는 이름은 사실 축구인들보다 야구인들에게 더욱 익숙한 이름이다. 원래 그는 잘 나가는 보험 설계사였다. 그러던 와중에 친구 이장석의 권유로 2009년 넥센 히어로즈 단장직을 맡으며 그렇게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세계에 발을 담궜다. 한 때 그는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들을 트레이드 시키며 팬들의 비난을 샀다. 과거 메인 스폰서도 넥센의 곁을 떠났다. 신생팀을 이렇게 또 다 망쳐놓는다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들은 그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는 직접 발로 뛰며 지금의 넥센을 만들었다. 메인스폰서가 팀을 떠났는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약 80개 가까운 스폰서 기업을 구했고 고수익을 창출했다. 넥센은 적자 구단에서 흑자 구단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 것은 단장이자 마케터로써의 그의 영향이 상당했다. 이에 등을 돌렸던 팬들의 발길은 다시 넥센을 향했고 자연스럽게 팀의 성적은 좋아졌다. 넥센 히어로즈는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새로운 시작

조태룡 대표는 지난 3월 넥센 단장직을 내려놓았다. 그가 선택한 새로운 길은 야구가 아닌 프로축구 구단이었다. 그것도 잘 나가고 돈이 많은 클래식 팀이 아닌 문제가 많기로 소문이난 챌린지의 강원FC다. 강원FC는 조태룡 대표가 프로야구계에서 보여준 마케터로써, 단장으로써의 능력과 경험을 높게 샀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강원FC에게는 조태룡 이사만한 사람이 없었고 실제로 강원FC는 조태룡 대표가 온 이후 변해갔다.

특히 조태룡 대표가 가장 신경쓰고 강원FC가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한 부분은 연고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일환으로 조태룡 대표를 비롯한 19명의 강원FC 직원들은 강원도로 주소지를 옮겼다. 강원도가 추진 중인 '강원도 인구 늘리기' 운동에 강원FC가 함께한 것이다. 강원도 유일의 축구 구단으로 강원도와 강원도민들에게 강원FC가 큰 힘을 실어주겠다는 그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선택이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나타난 축구장 ⓒ 강원FC 제공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강원FC는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 축구장을 만들고 네 차례의 홈 경기를 치뤘다. 이 또한 조태룡 대표의 머리에서 나온 지역 밀착 마케팅 중 하나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많은 국민들과 강원도민들에게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순간 어마한 돈을 투자하여 만든 이 스키점프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공간이 될 것이 뻔했다. 조태룡 대표는 보란듯이 이러한 편견들을 깨버리며 스키점프대의 사후활용 방안을 제시했고 감히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축구교실, 여성축구단 '오렌지 레이디' 창단, 기증활동까지 조태룡 대표가 강원도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은 다양했다. 결과적으로 강원은 챌린지 11개 팀 가운데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을 보였다. 올 시즌 1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평균 홈관중은 877명에 불과했으나 16라운드부터 30라운드까지 1271명으로 늘며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팬들이 조태룡 대표의 팀을 위한 노력과 정성을 알아봐주고 느낀 결과이다.

승격이 남아있다

조태룡 대표의 노력과 정성을 알아본 것은 강원도민과 팬뿐만이 아니다. 강원FC 선수들도 조태룡 대표와 함께 팀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 강원FC는 최근 성적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 때 선두를 달렸던 강원은 블랙아웃 유니폼을 입은 다섯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순위가 하락한 적이 있었다. 이후 조태룡 대표의 과감한 결정으로 블랙아웃을 철회한 치른 일곱 경기에서는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5일 열린 부천과의 경기에서 한 차례 패했으나 8일 경기에서 충주를 잡으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이제는 강원FC가 오랜만에 클래식 무대에 오르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머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 나타난 축구장 ⓒ 강원FC 제공

오직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조태룡 대표의 배려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팀에 중요한 시즌 막바지 터진 이번 사건 또한 자칫 선수단 전체에게 큰 정신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먼저 칼을 뽑아 든 조태룡 대표는 마치 '너희는 마음껏 축구만 해. 다른 건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메시지를 전체에게 던지는 듯 하다. 팀의 리더로 조태룡 대표가 보여주고 있는 지금의 리더십은 모두에게 박수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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