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130년이 넘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레스터시티가 기분 좋은 2연승을 챙겼다. 한국시간 수요일 3시45분에 있었던 레스터시티와 FC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두 번째 경기에서 레스터시티가 원정팀 포르투를 1대0으로 제압했다.

G조에서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할 유력 후보 두 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양 팀간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팽팽하게 진행됐다. 홈구장인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포르투를 맞이한 레스터시티의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 첫 홈경기를 관람하러 온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작정한 듯 이를 악물고 경기를 펼쳤다.

반면 1차전 홈에서 상대적 약팀인 코펜하겐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던 포르투 역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여유가 없었다. 양 팀의 팽팽한 신경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홈팀인 레스터시티의 기세로 바뀌었다. 세트피스로 반격을 간간히 노렸던 포르투는 위력이 떨어지는 몇 차례 기회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주도권을 내준 포르투가 이른 시간 선제실점을 했다. 한국팬들에게도 2014 월드컵을 통해 잘 알려져 친숙한 선수인 이슬람 슬리마니가 전반 25분 골을 기록했다. 골의 과정은 단조로웠으나 매우 아름다웠다. 측면에서 수비진과 대치하던 마레즈가 순간적인 빈 틈을 놓치지 않고 왼발을 이용해 멋드러진 크로스를 포르투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올려줬고 침투하던 바디가 수비진의 시선을 끄는 사이 뒷쪽에 위치한 슬리마니가 골로 연결시켰다. 알제리 듀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골은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가 지향하는 공격전개방식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전반전 중반을 지나며 점차 레스터에 끌려가던 포르투는 하프타임 이후 절치부심하며 후반전에는 강력한 공격력을 보였다. 후반전 29분 교체 투입된 에레라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레스터의 수문장 슈마이켈이 잘 막아냈고, 이후에도 포르투의 공격은 번번히 레스터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선제골을 잘 지켜낸 레스터는 안방에서 역사상 처음 펼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팬들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했다. 반면 포르투는 이 경기에서도 패배하며 두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어내는데 그쳐 다가오는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사진 = 결승골을 기록한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이슬람 슬리마니 ⓒ 레스터시티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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