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최강희 감독 ⓒFC서울 공식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오늘(28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두 구단이 AFC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결승행 티켓을 두고 4강 1차전 승부를 펼친다. K리그 클럽이 ACL 준결승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챔피언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두 팀은 올 시즌 목표 달성 여부가 달린 오는 경기에서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겠다는 각오다.

꺾이지 않는 상승세와 동기부여의 대결

양팀의 최근 기세도 좋다. 서울은 정규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전북은 매 경기 무패 행진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고 있다. 서울은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리그에서 다시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ACL과 동시에 FA컵도 4강에 오른 상태로 3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K리그 쌍두마차 전북과 서울의 맞대결에 국내는 물론 아시아축구 팬들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고 있다. 현재 독보적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2006년 ACL우승 이후 10년 만에 다시 ACL 왕좌 탈환에 도전한다. 반면 서울은 2013년의 아쉬운 준우승을 달래고자 우승자리를 노리고 있다.

두 팀의 자존심이자 시즌 목표가 걸려 있다. 전북은 스플릿이 나뉘기도 전에 리그 우승팀으로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야망을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은 리그 우승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클럽이 될 만큼 성장했다. 더 넓은 무대, 아시아를 바라봐야 하는 팀”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유일하게 추격중인 서울도 ACL 결승 행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강희 감독 ⓒ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막상막하 전적, 양 팀 감독의 흥미진진한 지략대결

이번 시즌 전북은 서울과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전적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전적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황선홍 감독은 부산, 포항 감독시절을 포함해 최강희 감독과 K리그에서 22번 맞붙었고 공교롭게도 두 감독의 상대 전적은 10승 2무 10패로 같다.

포항 감독 시절만 해도 황선홍 감독은 ‘전북 킬러’로 불렸다. 2013년 FA컵 결승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포항을 우승 자리에 올렸다. 2014년 ACL 16강전에서도 전북을 상대한 포항은 1, 2차전 모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황선홍 감독은 “전북 스타일과 약점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토너먼트에서 전북을 잡는 법을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시즌 전적상 열세에 놓여있지만 오는 경기에서는 다른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설욕의 의미를 다졌다.

한편 최강희 감독은 “황 감독이 너무 생각이 복잡한 것이 아니냐”며 지난 전북 홈경기를 관전했던 황선홍 감독에 “전북을 너무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설전에 불을 당겼다. 이어 “전북의 측면 공격을 의식해 서울이 변칙적인 스리백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며 “어차피 우린 스리백을 상대하는데 문제 없다. 그런데 서울은 포백을 쓸 때 5연승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느냐”고 조언 아닌 조언을 내놨다.

최강희 감독 ⓒ 전북현대 공식 홈페이지

둘 중 한 팀은 꼭 진출하게 될 결

서울 선수들은 리그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을 갚기 위해 전의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공식 기자회견에 서울 대표로 나선 데얀은 "전북은 좋은 선수들이 있고 좋은 팀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데얀은 전북전의 패배를 통해 교훈도 얻었다면서 "서울이 우연히 4강에 온 것이 아니다. 실수를 최대한 줄이면 기회가 올 것이다. 결승에 올라가는데 도움이 될 것"라라고 신중한 경기 운영을 예고했다.

전북 대표로 나선 주장 권순태는 "한국의 두 팀이 결승을 다툰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홈경기인 만큼 내일 경기에서는 우리가 강한 플레이를 통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전했다. 이어 최강희 감독도 김신욱을 최전방으로 화려한 공격을 예고하면서 1차전에서 필승을 약속했다. “홈경기인 만큼 최대한 자원을 활용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 경기에 모든 것을 동원해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의 각오와 함께 양 팀 감독 모두 리그 전적은 무의미하다고 입 모아 이야기 하며 방심하지 않고 신중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울산의 우승 이후 4년 만에 K리그가 다시금 아시아를 제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같은 리그의 두 팀이 맞붙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와 아시아 축구에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두 팀 중 한 팀은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그 운명을 가를 4강 1차전이 바로 오늘(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godjimin@sport-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