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의 인천이 김도훈의 인천과 다른 점


인천 유나이티드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제공

[스포츠니어스 | 한현성 기자]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인천이 수원에 2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 41분 김용환의 만회골과 후반 추가시간 진성욱의 동점골로 2-2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인천은 김도훈 감독이 사퇴하고 이기형 감독대행이 수장을 맡은 이후 4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가 없다. 4경기에서 인천이 챙긴 승점만 해도 8점이다. 인천이 지금까지 치른 32경기에서 승점 32점을 획득했는데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 치른 28경기에서는 승점 24점만 획득했을 뿐이다. 경기당 평균 승점 획득이 1점(0.86점)도 안되는 반면 이기형 감독 체제에서는 경기당 평균 승점이 정확히 2점이다. 시즌 막바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이기형 감독의 인천은 김도훈 감독의 인천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역습의 품격

인천이 12위와 11위를 들락날락하는 팀임을 감안한다면 인천과 경기를 치르는 상대팀들은 경기의 주도권을 계속 쥔 채로 경기를 운영한다. 그 가운데 인천은 당연히 역습 위주의 공격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이때 이기형 감독의 인천이 보여주는 역습은 김도훈 감독의 인천이 보여준 역습과 다른 품격을 갖고 있다. 역습을 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 진영의 골대에서 상대 진영의 골대까지 얼마나 빠르게 공을 운반는가에 있다. 하지만 공을 치고 가는 선수의 드리블 스피드도 역습에서 중요할 수 있으나 지금의 인천은 역습 상황에서 세밀한 패스 연결로 인한 빠른 공격 전환을 선택했다.

특히 수비 진영에서 공격수에게 이어지는 롱볼이 날카롭다.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도 롱볼을 통한 역습은 주요 전술로 나왔으나 오직 그뿐이었다. 케빈은 골 결정력이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공중볼 장악 능력과 선수들에게 공을 넘겨주는 연계플레이도 큰 장점이다. 케빈은 올 시즌 8득점을 기록하면서도 어시스트도 8개나 기록하고 있다. 역습시 수비에서 올라온 롱볼이 케빈에게 연결 됐을 때 케빈은 직접 슈팅으로 연결하거나 수비 빈 공간을 노리는 다른 빠른 선수들에게 결정적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두 가지의 선택권을 갖는다. 실제 최근 인천의 경기에서 이같은 케빈의 선택권에 대해 상대 수비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들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수비

요니치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제공
요니치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제공

축구에서 공격수들은 실수를 저질렀을 때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 그에 비해 수비수들의 단 한 번의 실수는 실점으로 이어지고 팀의 패배로 이어지기 때문에 보다 치명적이다. 하지만 EPL, 분데스리가와 같은 최상위급 리그에서 뛰는 최고의 수비수들도 실수를 많이 하곤 하며 실수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절대 없다. 인천 또한 마찬가지이다. 김도훈 감독 체제의 인천에서도 이기형 감독 체제의 인천에서도 똑같이 수비수들의 실수는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 이후 선수들의 이전과 지금의 대처 능력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 수비진의 실수가 나왔을 때 선수들은 크게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 공격수들에게 큰 공간을 내줬다. 그 실수는 곧바로 결정적인 위기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기형 감독 체제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수비진이 실수를 해도 당황하기 보다 빠르게 수비 진영을 다시 갖추며 실점을 막아낸다. 특히 요니치의 득점과 맞먹는 결정적인 태클은 인천의 수비수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요니치를 필두로 한 인천의 안정적인 수비진은 이기형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치른 네 경기 중 무실점 경기를 세 경기나 치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수비다.

행운도 감독의 능력일까

김도훈 감독을 시작으로 성남의 김학범 감독,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포항의 최진철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불행하게도 김도훈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사령탑 자리에서 오직 경기만을 집중할 환경이 아니었다. 팀이 재정난 문제와 함께 이런 저런 스캔들에 휘말리며 최악의 분위기를 안고 있었다. 김도훈 감독은 오직 축구 경기만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그 한계점에 부딪히고 말았다. 또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선수층은 너무 얇았다. 인천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보강하지 못했다. 오히려 인천을 떠난 선수만 9명에 달했다. 김도훈 감독은 로테이션을 간신히 돌릴까 말까할 정도의 선수들만 보유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 반면에 이기형 감독은 김도훈 감독에 비하면 인천에서 행운의 아이콘이다. 그 결정적인 근거로는 풍부해진 선수층이 아닐까 싶다. 최근 인천에는 안재준, 배승진, 최종환, 윤평국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인천에 합류하며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특히 배승진과 최종환의 활약은 눈에 띈다. 3-5-2전술에서 4-1-4-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준 이기형 감독의 전술에서 배승진은 꼭 필요한 선수다. 이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고령인 36세의 김태수와 포지션을 변화를 감수하며 경기에 출전한 김도혁이 나섰지만 이제는 배승진이 그 자리를 지킨다. 드디에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배승진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최종환은 포항 스틸러스전,수원삼성전에 선발 출전하며 공수 모두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많은 역할을 책임지며 팀의 잔류 불씨를 살리는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중이다.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기형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제공
이기형 ⓒ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제공

이제 상,하위 스플릿을 나누기 전까지 정규리그는 마지막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이기형 감독은 감독 대행 자리에 “남은 다섯 경기에서 3승 2무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그 당시 이기형 감독의 발언에 많은 사람들은 “한 경기도 간신히 이기는 인천이 무슨 3승씩이나 하고 한 경기도 지지 않겠느냐”고 무시했다. 하지만 이기형 감독은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했고 그가 한 약속을 지키는 데까지 1승만이 남아있다. 요즘 인천의 기세라면 전혀 못 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 드라마틱한 인천의 스토리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마쳐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han2som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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