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60대’ 이선구 감독과 GS칼텍스의 도전


GS칼텍스 여자배구단 ⓒ GS칼텍스 여자배구단 공식 페이스북 제공

[스포츠니어스 | 한현성 기자] 올 시즌 GS칼텍스 KIXX 여자배구단의 행보를 주목하자.

23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 배구단과 GS칼텍스 배구단과의 경기에서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2로 이기며 대회 첫 승을 가져갔다. 경기 시작 전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건설이 가벼운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GS칼텍스는 거의 승리를 가져갈 뻔한 접전을 보여줬다. GS칼텍스의 무서운 저력에 현대건설 선수들도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 경기는 KOVO컵 역사상 두 번째 파이널 세트로 가는 명승부가 나왔다.

베띠의 향수 느끼게 해준 새 외국인 선수 알렉사 그레이

그레이 ⓒ GS칼텍스 여자배구단 공식 페이스북 제공
그레이 ⓒ GS칼텍스 여자배구단 공식 페이스북 제공

GS칼텍스의 오랜 팬이라면 베띠를 늘 마음 속에 품고 있을 것이다. 베띠는 GS칼텍스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단연 최고의 선수였다. 08-09시즌 GS칼텍스에서 데뷔를 한 베띠는 팀에 최초 정규리그 우승을 안겨주며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GS칼텍스에 짧은 전성기를 남기고 한 시즌만에 한국을 떠난 베띠는 2012년 다시 GS칼텍스로 복귀한다. 그리고 베띠가 돌아온 GS캍텍스는 12-13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준우승, 13-14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하고만다. 베띠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 50득점, 4차전 54점, 5차전 55점을 기록하며 챔피언 결정전 MVP 영광을 누린다.

비록 한 경기를 치뤘을 뿐이지만 이번 시즌 GS칼텍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알렉사 그레이에게 베띠의 향수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는 지난 4월에 미국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5순위로 GS칼텍스로 드래프트 됐다. 드래프트 당시 그녀의 장점은 높은 점프력과 섬세한 볼 컨트롤이지만 단점으론 파워가 부족하다고 분석됐다. 그러나 이번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지켜본 그레이는 단점을 많이 보완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원래 갖고 있던 장점에 보완된 단점이 합쳐지니 더 빛을 발하는 모습이었다.그레이는 두 팀 가운데 가장 많은 39득점을 기록했다. 이 득점은 KOVO컵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이다.

화려한 국내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GS칼텍스 여자배구단 ⓒ KOVO 공식 홈페이지 제공
GS칼텍스 여자배구단 ⓒ KOVO 공식 홈페이지 제공

GS칼텍스의 대표적인 국내 공격수라고 하면 우선 표승주와 이소영이 있다. 표승주는 남자 선수 못지 않은 괴성과 파워로 ‘힘승주’, ‘표보비치’와 같은 별명을 갖고 있다. 다만 표승주는 경기 기복이 심하다는 것은 아쉽게 남으나 그녀가 경기력이 좋은 날에는 상대 팀 선수들은 마치 외국인 용병이 두 명이 아니냐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표승주가 경기력이 좋지 않은 날에는 이소영이 잘 해주면 된다.

현대건설 경기에서 이소영의 공격은 지난 시즌 보였던 다소 부진한 모습과 다르게 20득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보였다. 특히 이소영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선보인 강심장 서브와 공격은 시즌 중 GS칼텍스에 꼭 필요한 모습이다. 표승주와 이소영이 끝이 아니다. 지난 시즌 신인왕 강소휘와 도로공사에서 새롭게 합류한 황민경도 GS칼텍스의 강스파이크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60대’ 이선구 감독의 리더쉽

GS칼텍스 여자 배구단 ⓒ KOVO 공식 홈페이지 제공
GS칼텍스 여자 배구단 ⓒ KOVO 공식 홈페이지 제공

김세진(OK저축은행), 최태웅(현대캐피탈), 양철호(현대건설) 등 배구판에서 감독들의 빠른 세대교체로 젊은 감독들이 판이 치는 가운데 이선구 감독은 1952년 생으로 박기원(대한항공)감독과 함께 유일한 60대 감독이다. 사실 이선구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좋지만은 않다. 때로는 팬들을 이해시킬 수 없는 선수들의 포지션 교체와 계속된 성적 부진이 그 원인이다.

하지만 과연 이선구 감독이 배구인으로써 지내온 세월만큼은 어떤 누구도 비판 수 없을 것이다. 이선구 감독은 해외에서 수많은 지도자 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도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GS칼텍스가 가장 최근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감독 역시 이선구 감독이었다.

이미 GS칼텍스 선수들이 갖춘 기술과 능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을 하고 나선다. 여자 배구는 흐름의 싸움이라고 불릴만큼 GS칼텍스는 이선구 감독이 꼭 필요하다. 이선구 감독은 경기 중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내리는 지시 중 선수들의 기술과 능력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다. 그보다 그는 선수들의 정신력을지적한다. “더 이상 남들한테 바보 소리 듣지 말어” “너 왜 이렇게 위축되어 있는거야?” 처럼 말이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그의 작전타임은 팬들에 대한 호소였다. 이미 하위권이 확정된 시즌 막바지 경기에서 힘을 쓰지 못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이선구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너희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온 팬들은 어떡할거야. 이런 식으로 실망시켜 드려도 되는거야?”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도전

2016-17 V리그는 오는 10월 15일에 개막을 한다. 특히 GS칼텍스에 올 시즌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도전의 시즌이다. 남자부와 여자부가 경기가 공동으로 운영되는 지금까지의 V리그 역사와 다르게 GS칼텍스는 올 시즌부터 우리은행 남자배구단과 별개로 단독 운영을 하게 됐다. 첫 도전임과 동시에 많은 책임감이 따르는 도전이기 때문에 GS칼텍스에 많은 난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선구 감독과 함께 GS칼텍스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배구를 펼친다면 전혀 가능성 없는 도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녀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는 바이다.

han2som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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