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한국시간 25일 새벽 1시30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6-2017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 아스널과 첼시의 더비 대결에서 첼시가 경기력 난조를 보이며 3-0 완패를 당했다.

지난 16일 펼쳐진 프리미어 리그 5라운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시종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2대1 패배를 당한 첼시의 입장에서 이번 런던 더비는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반면 이번 달 들어 3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스널 역시 벵거 감독의 부임 20주년 기념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수비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는 경기였다.

선제골은 이른 시간에 나왔다. 전반 10분 첼시의 수비수인 개리 케이힐이 뒤로 넘긴 공을 중간에서 가로챈 알렉시스 산체스가 첼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와를 넘기는 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첼시 수비진의 안일한 볼처리와 산체스의 부지런함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선제골이었다.

선제득점을 했음에도 계속해서 공세를 펼친 쪽은 아스널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역시 단시간에 나왔다. 전반 13분 상대 수비진을 넘나들며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 나가던 아스널은 측면 빈 공간을 공략해 크로스를 올리기 좋은 상황을 연출했고 우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시오 월콧이 한 번의 터치로 득점에 성공했다.

첼시의 입장에서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 만회골을 터뜨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엎친데 겹친 격으로 3번째 골 마저 아스널이 차지했다. 득점을 위해 수비진을 높은 곳까지 끌어올린 첼시가 한 번의 안일한 볼처리로 역습을 당했고, 아스널의 두 핵심선수인 외질과 산체스가 완벽하게 주고 받으며 득점에 성공시켰다. 완벽하게 무너진 첼시 수비진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전반전 전술적으로 완패한 첼시는 후반전 절치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안한 수비진을 보완하기 위해 중앙 수비진을 3명으로 늘리는 한 편, 공격진에 바츄아이를 투입하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결국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경기를 끝마쳐야 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시작 전 이적시장에서 큰 돈을 쓰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팬들에게 비판을 들으며 찝찝한 시작을 했지만 이후 한 달간 4승 1무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으며 지난 비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반면 첼시는 콘테 감독을 시작으로 캉테와 다비드 루이즈, 마르코스 알론소 등을 영입하며 수비진과 미드필더 구성을 위해 애썼지만 번리전을 제외하곤 전 경기 실점을 기록하며 수비진 다지기에 실패 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첼시 입장에서는 강한 공격보다는 안정적인 수비진 구축이 주요 과제로 보인다. 한 때 전 유럽을 통틀어 가장 강력했던 수비진을 자랑했던 첼시였으나 이제는 과거의 영광을 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셈이다.

[사진 = 팀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한 월콧 ⓒ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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