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극장 ⓒ 울산현대 공식 홈페이지 제공

[스포츠니어스 | 한현성 기자] 지난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2016 성남FC와의 31라운드 경기에서 울산현대는 2-1로 승리하며 잔여경기와 상관없이 상위스플릿을 확정했다. 울산은 전반전 성남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경기 마지막 극적으로 역전하며 극장승을 거두었다. 울산이 극장골을 통해 승부를 뒤집는 명경기를 가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기에 울산의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는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는 습관까지 생겼다.

명품 주연 배우 멘디

멘디 ⓒ 울산현대 공식 홈페이지 제공

단연 울산 극장의 주연 배우는 '페레데릭 멘디'이다. 멘디는 K리그 데뷔부터 화려했다. 그는 7월 2일에 열린 수원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한 골차로 끌려가던 울산은 후반 48분 이재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려던 찰나에 멘디는 후반 56분 더 극적인 역전골을 넣으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은 8월 3일에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90분 이동국에게 발리골로 선제골을 먹혔지만 멘디는 후반 93분에 그 보다 더 멋진 극장 동점골을 넣으며 전주성에서 팀에게 승점 1점을 안겨줬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넣은 멘디의 다섯골을 살펴볼 때 특이하게 네골이 후반 75분 이후에 터져 나왔으며 모두 팀에게 승점을 안겨줬던 귀중한 골들이란 것이다.

명품 감독 윤정환

멘디 ⓒ 울산현대 공식 홈페이지 제공

울산 극장이 계속해서 흥행을 하는 이유는 윤정환 감독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시즌 첫 경기에서 승격팀인 상주상무에게 0-2로 패하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또한 초반에는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울산의 공격적인 팀 칼러를 잃은 경기들을 자주 선보이며 그의 능력에 대해 의심을 하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그는 비록 득점은 적지만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매 경기 상대 전술에 맞는 맞춤형 선수들을 기용하는가 하면 꼭 필요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축구를 실현하였다. 최근 울산이 펼친 10경기에서 패배는 단 두 번뿐이다. 패배의 기운이 짙었던 경기에서도 그는 벤치에서 직접 선수들을 독려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의 리더십은 과거 J리그에서도 보여준 적이 있다. 2011년 J2리그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던 사간도스의 감독을 맡아 팀 역사상 처음으로 J1리그로 승격을 시키더니 팀을 리그 1위에까지 올려놓았다. 일본판 윤정환 감독 작품의 극장 스토리에 감동한 많은 사간도스 팬들은 여전히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는 한다.

결말이 남아있는 울산 극장

멘디 ⓒ 울산현대 공식 홈페이지 제공

현재 울산은 K리그 클래식 3위에 올라와있다. 또한  2016 KEB하나은행 FA Cup 4강에 오른 네 팀 가운데 한 자리를 떳떳하게 울산이 차지하고 있다.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였더라도 결말이 그에 미치지 못 했다면 그 영화는 실망스러운 영화로 기억에 남게 된다. 결말을 얼마 남지 않은 울산 극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상영된 울산 극장은 역경도 있었고 반전도 있었으며 그에 맞는 재미도 있었다. 이제는 만족스러운 스토리로 기억에 남기 위한 매듭을 지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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