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해 보이는 맨유, 원인은 ‘無전술의 無리뉴’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시즌 초반 순풍을 타며 무난하게 선두권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더비 이후 급격하게 하락세를 타는 모습을 보이며 1주일 사이 3연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돈 값 못하는 이적생들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럽 여러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에게 돈을 퍼주며 영입을 타진해 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으나, 그 효과가 현재까지는 눈에 띄게 나타나진 않는 눈치다.

그러나 맨유의 경기를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단순히 선수들의 부진으로 패배의 원인을 돌리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들의 배후에는 팀을 통제하는 ‘보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있다. 세계 최고의 명장이라 불리며 정상급 팀들만 지휘한 그의 전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경기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맨유의 좋지 않은 현 상황을 보면 이내 수긍할 수 밖에 없다. 무리뉴 감독의 실수를 짚어본다.

Point#1. 수비진을 보호하지 못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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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이 FC 포르투를 시작으로 인테르, 레알 마드리드, 첼시 등의 팀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이끌던 시기 그 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전술적 지향점이 있었는데, 바로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균형있는 모습을 유지한 채 역습을 중시한다는 세 가지 대원칙이었다. 더불어 포르투 시절부터 4-3-3을 구사해내며 FC 바르셀로나의 공격적이고 점유율을 중시한 4-3-3과는 또 다른 형태의 압박과 역습에 적합한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4-2-3-1 전술을 선보이기 시작하며 현재까지 흥망을 동시에 맛봤다. 기본적으로 4-2-3-1 전술은 중앙 더블 볼란치를 맡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원톱의 바로 밑을 받쳐주는 공격형 미드필더(혹은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이 명확이 분배돼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술이다. 인테르에서 4-2-3-1로 트레블을 이루던 당시 스탄코비치와 캄비아소, 스네이더의 역할이 완벽히 분담됐고 해냈고 결국 트레블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하지만 첼시로 다시 돌아온 2013년, 무리뉴의 4-2-3-1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팀 내 더블 볼란치의 한 축이자 빌드업을 담당하던 파브레가스의 느린 발과 부족한 수비력을 마티치 혼자 커버하려했으나 그 범위가 너무 넓었고 이로 인해 팀 전체가 공수 양면에서 삐걱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의 맨유는 이전의 첼시 시절을 완벽하게 연상케끔 하는 ‘재탕’ 전술을 보이고 있다. 상대방의 속공 시 더블 볼란치는 수비적으로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특히 측면에서 중앙쪽으로 꺾어 들어오는 크로스는 매 번 맨유의 골대로 향하는 슈팅으로 연결되고 있다.

더불어 최전방 공격수 즐라탄을 받쳐주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팀의 주장인 루니의 활동영역은 제한적이다. 현대축구에서 활동량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데, 이를 생각해본다면 루니의 활동량은 프리미어리그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팀의 기동성을 떨어트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루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써 다양한 선택지를 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4-2-3-1 전술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택할 수 있는 루트는 크게 세 가지로, 순간적으로 최전방으로 침투해 득점을 성공시키는 것과 2선에서 윙포워드 혹은 전방 공격수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는 것, 그리고 팀의 공격 템포를 조절하는 것 까지 ‘만능’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루니는 상대 수비진들과의 신체 경합에서 경쟁력을 잃고 측면이나 중원 등 상대방의 압박이 덜한 곳으로 쫒겨나듯 도망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공을 전방으로 찔러줄만큼의 총기 역시 사라진 듯한 인상을 보인다. 결국 팀 공격 전술의 핵심인 루니가 번뜩이는 모습은 커녕 경기장 내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이는 팀 공격 전체가 유기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원흉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블 볼란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포그바와 펠라이니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포그바는 유벤투스 시절 후방에서 패스줄기를 만들어주는 피를로와 보누치, 전천후 미드필더로 활약한 비달과 케디라 덕분에 볼 운반과 공격 가담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성장했다. 그러나 맨유에서 그가 위치한 포지션은 기존의 역할은 물론 수세 시 수비력 역시 중요한 자리다.

더군다나 이전 팀인 유벤투스에 비해 후방 빌드업이 부족한 맨유에서 전방 공격형 미드필더인 루니마저 부진에 빠지게 되며 패스 줄기를 만드는 역할까지 대신 수행해야 하는 포그바로썬 과부하에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미드필더라 하더라도 이런 복합적인 역할을 부여받는다면 100% 소화하기 어렵다. 하물며 이번 시즌 이적한 선수라면 더더욱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포그바의 우측에 위치한 또 다른 수비형 미드필더인 펠라이니는 포그바가 수행하는 역할을 분담하기엔 기술적으로 많이 부족한 선수다. 이렇듯 펼치고자 하는 축구에 비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고 한 쪽으로 쏠린 역할 분담은 상대방이 물어뜯기 매우 좋은 먹잇감이다. 실제 전방에서 빌드업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을 간파한 왓포드와 맨시티 역시 포그바 등 그나마 볼을 다룰 수 있는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견제했고, 그 결과 맨유의 공격은 실타래 꼬이듯 꼬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맨유의 미드필더진이 유기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된 건 결국 무리뉴의 잘못된 선택에 의한 결과다. 루니의 부진이 연쇄적으로 팀 전체의 부진이 될 것임을 전문가는 물론 일반 팬들마저 파악하고 있음에도 그를 계속해서 선발출전 시킨 것은 최종결정권자인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웃팀인 맨시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맨시티의 수장 과르디올라는 팀의 상징적 선수인 조 하트를 타팀으로 이적시키고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상을 4번이나 수상했던 야야 투레를 사실상 팀 전술에서 배제시키는 등 자신의 전술적 완성도를 위해 이전 팀에 크게 공헌했던 선수들을 쳐냈다. 물론 두 팀의 성적과 감독들의 선수 기용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수 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인 반면 무리뉴는 폼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선수를 여전히 전술 상 핵심에 쓰는 차이점을 보인 셈이다.

Point#2. 선수 개개인에 의존하는 공격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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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서 공격수의 역할을 명확하다. 바로 적은 찬스를 최대한 살려내 득점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사실상 선수 개인의 능력으로 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이 공격수에게 많은 득점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첼시나 인테르 시절 부족한 기회를 최대한 살려내 득점에 성공하는 최전방 자원인 드록바와 밀리토등의 선수는 무리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9번 역할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즐라탄에게 역시 이런 능력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즐라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나, 그가 뛰었던 팀들의 면면을 보면 현재 맨유에서만큼 과중한 역할을 부여받은 적이 없었다. 세리에 최강팀이던 유벤투스나 인테르는 물론 리게 앙의 PSG, 라 리가의 바르셀로나 등의 팀은 매 경기 많은 지원이 있는 팀일 뿐만 아니라 현재의 맨유와는 다른 스타일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공격 전술을 펼치며 즐라탄을 대신해 득점을 하거나 상대 수비진을 끌고 나가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현재의 맨유에서는 지원은 고사하고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킬만한 선수들조차 부족해보인다. 물론 마샬, 린가드, 래쉬포드 등의 선수들은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팀 전술의 특성상 이 선수들은 공격에는 물론 수비에도 치중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즐라탄은 상대 수비진과 외로운 사투를 펼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즐라탄의 나이 역시 정점을 지난 시점에서 매 경기 선발출전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동연배의 선수들 다수가 은퇴하거나 팀의 백업요원으로 물러나고, 제 3리그로 이적하는 시점에서 맨유라는 거함의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즐라탄이기에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팀의 희망이라 불리는 영건 3총사가 순간적인 번뜩임을 보이며 득점을 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는 결국 공격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무전술의 결과인 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이런 선수들의 능력에만 의존한다면 과거 첼시 2기 시절 측면의 아자르나 윌리안에 공격전술을 의존했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Point#3. 위협적이지 않은 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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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의 전술에서 세트피스는 공격 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많은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는 전술이 아니기에 멈춰있는 공을 상대방과 경합할 수 있는 기회는 타 팀들의 그것에 비해 중요성이 더 높다. 그러나 현재 맨유의 세트피스는 ‘중구난방’이다.

포그바와 펠라이니, 즐라탄 등 장신의 선수들이 대거 투입돼있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그들은 전술에 따라 자리를 잡기 보다는 공을 따라서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을 보인다. 그 결과 상대보다 유리한 신체 조건을 지니고도 세트피스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담 키커인 루니의 킥은 밋밋하고 별 볼일 없어 보인다.

세트피스가 현대축구의 진화와 함께 발전하며 상대방을 신체조건으로 찍어 누르기보다는 약속된 패턴으로 득점을 만드는 비율이 더 높아졌지만, 현재의 맨유에서는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고 상대팀은 공을 쉽게 탈취해내거나 걷어낼 수 있다. 상대보다 적은 인원을 이용해 득점을 내야 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당한 위치에 선수들이 각각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세트피스 수비 역시 불안해 보인다. 강팀의 덕목인 ‘세트피스 수비 후 빠른 역습’은 고사하고 상대방에게 공중볼을 쉽게 내주거나 경합 이후 흘러나온 공을 점유하거나 전방으로 전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에서 짜여진 움직임이 부족하다보니 상대방에게 쉽게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다. 맨유의 수문장 데 헤아 입장에서는 매 세트피스마다 고난의 연속인 셈이다.

문제는 무리뉴다

앞선 문제들의 원인을 누구 한명에게 지울 수 없는 노릇이다. 즐라탄과 루니, 포그바와 펠라이니 모두 감독에게 부여받은 역할을 나름대로 해내고 있기에 매 경기 선발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는 팀의 성적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는 한 명이면 충분하다. 적임자는 팀의 보스인 무리뉴다.

적어도 시대에 뒤떨어진 4-2-3-1 전술을 수정하고 선수들이 가장 잘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며, 부족한 선수들 대신 벤치에 있는 선수들을 투입할 수 있는 행동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이자 감독으로써 팀을 더 높게 이끌기 위해 마땅히 고민하고 시도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무리뉴가 처음 감독으로 유럽무대를 밟았을 때 그의 전술은 혁명에 가까웠다. 많은 감독들이 지향하고 배우기 위해 애썼던 그 전술을 다시금 맨유에 입힌다면 지난 1주일간 있었던 3연패는 잠시 있었던 일탈 혹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무리뉴, 펠라이니, 즐라탄, 포그바 ⓒ 맨유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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