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성공시킨 데 브루잉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EPL 개막 이후 5연승 및 공식경기 8연승을 달리며 압도적 1위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시간 17일 오후 11시에 열린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본머스와의 홈 맞대결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시종 본머스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의 주전 공격수 세르히오 아게로가 빠지며 공격진의 누수가 예상됐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2선자원이자 팀의 '크랙'인 케빈 데 브루잉과 팀 내 특급 유망주인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지공과 역습은 물론 전방에서부터의 압박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아게로의 빈 틈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득점은 이른 시간부터 나왔다. 전반 15분 본머스 진영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전담 키커인 데 브루잉은 상대 수비벽과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는 땅볼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벽을 넘기며 유효슈팅을 만들어 내기에는 골대와의 거리가 너무나도 가까운 상황에서 데 브루잉의 영리함이 선제골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선제득점을 한 맨시티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본머스를 윽박질렀다. 이른 시간 실점을 한 본머스가 만회골을 뽑기위해 진영을 전반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시켰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맨시티는 본머스의 볼을 탈취한 후 빠르게 역습으로 치고 나갔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방으로 밀고 나가던 데 브루잉이 볼을 잡자 전방 빈공간으로 쇄도하는 이헤아나초에게 공을 뽑아줬고 이헤아나초는 욕심을 부리는 대신 더 완벽한 자리에 위치한 스털링에게 공을 건네 추가골을 뽑아냈다.

단 4번의 패스로 뽑아낸 이 골은 이번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지공에 비해 속공의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받는 과르디올라 축구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박살내는 교과서적인 역습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실점을 한 본머스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분위기를 반전하고자 본머스의 감독이자 현재 잉글랜드의 젊은 명장 중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꼽히는 에디 하우 감독이 승부수를 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팀 역대 영입액 기록을 세웠던 조던 아이브를 교체하고 팀의 간판스타인 칼럼 윌슨을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효과는 미미했다. 교체의 효과를 미처 보기도 전 맨시티의 쐐기골이 나왔다. 또 다시 역습이었다. 데 브루잉이 전진패스로 수비진을 뚫어낸 후 바로 전 득점과는 달리 이헤아나초가 스털링에게 공을 넘겨주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의를 상실한 본머스에게 자비란 없었다. 이번 시즌 영입된 일카이 귄도간이 골을 성공시키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데 브루잉이 본머스의 얕아진 중앙 공간으로 공을 밀어넣었고 스털링이 상대방의 수비진을 끌고 측면으로 빠지는 사이 귄도간이 빈 공간을 이용해 손쉽게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였다. 팀의 전력 상 승리가 당연시되는 분위기이긴 했으나 1주일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과 덜 완성된 팀워크, 그리고 본머스 특유의 닥공축구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 역시 있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상황에 따라 지공과 속공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며 본머스를 유린했고 완벽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새로 영입된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안정감이었다. 본머스의 몇 없는 공격 찬스에도 쩔쩔 매는 모습을 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볼 컨트롤이 중요한 덕목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라 하더라도 골키퍼의 첫 번째 임무는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전임자인 조 하트보다 훨씬 못미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현재 맨시티의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은 완벽에 가깝다. 수비진 역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불안요소는 골키퍼다. 비록 EPL 개막 5연승을 달리며 순풍을 타고 있는 맨시티이지만 언젠가 중요한 경기에서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 한 번으로 이전의 모든 업적이 부정당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맨시티가 보여준 만화축구의 완성본은 골키퍼 포지션의 보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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