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에서 방황하는 포그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역대 최고 금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집으로 금의환향한 폴 포그바가 몸값에 비해 미미한 활약을 펼치며 팬들과 구단 프런트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무리뉴 사단의 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개편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울 맡을 것으로 전망됐던 포그바가 최근의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연달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펼쳐졌던 맨체스터 더비에서 존재감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중원 허리싸움에서 맨시티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인 포그바는 페예노르트와의 유로파 리그에서 역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포그바가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 된 것이며 그의 이적료가 거대한 돈낭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력과 영향력을 보면 납득이 안가는 것이 아니다. 포그바가 세리에A에서 보여준 모습에 비해 현재의 모습은 공수 양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심지어 포그바가 기록한 공격포인트보다 머리 스타일을 바꾼 횟수가 더 많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유벤투스에서 맹활약하던 포그바 ⓒ 위키피디아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포그바의 입장에선 가혹한 측면도 없지 않다. 2013년 유럽 골든보이, 2014년 월드컵 신인상, 2015년 UEFA 베스트 11과 월드 베스트 11을 수상한 포그바의 능력과 잠재력은 그가 수상한 상들만 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당시 활약하던 그의 포지션은 현재 그의 포지션과는 다른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좌측에 위치한 메짤라, 즉 2~3선에서 볼을 운반하며 언제든 공격에 가담하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이었다.

처음 포그바가 주목을 받을 당시에는 수비력과 공격력 모두 수위급인 유망주로써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 소속팀이던 유벤투스는 특유의 단단한 중앙 수비진과 강력한 허리라인에 비해 부실한 공격력이 단점으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이런 팀의 상황에 맞게 포그바는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매 시즌 많은 공격 포인트와 세트피스 등에서 높은 공격적 공헌도를 보이며 팀의 '판타지스타'들이 부여받았던 등번호 10번을 받는 등 능력을 유감없이 보였다.

그러나 이번 유로2016 프랑스 대표팀이나 소속팀 맨유에서 그는 이전과 다른 생소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좌측 메짤라는 오랜 시간동안 블레이즈 마튀디의 자리였다. 마튀디 역시 프랑스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자원이었기에 그를 배제할 수 없었던 팀의 사정상 포그바는 우측 메짤라로 자리를 옮겨갈 수 밖에 없었다.

맨유에서는 더욱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고있다. 무리뉴 감독이 즐겨 쓰는 4-2-3-1 포메이션의 2에 해당되는 자리를 마루앙 펠라이니와 같이 위치하고 있다. 물론 경기 중에는 진영이 4-3-3 혹은 4-4-2로 변화되기도 하지만 주요 위치가 3선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듯 자신이 100% 활약하기 힘든 포지션에 배치된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 보여줬던 그의 능력을 온전히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포그바의 나이가 아직 많지 않고 발전의 여지가 충분하기에 3선자원으로 기량이 만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맨유는 세계 최고의 팀이며 이런 적응기를 갖는 선수보다는 현재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 팀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현재 맨유는 이름값에 비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그 경기력의 원흉으로 포그바가 지목받고 있다. 그러나 포그바는 잘못한 것이 없다. 잘못한 것은 자신의 전술에 선수들을 억지로 끼워넣는 감독이다. 포그바 역시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 의한 희생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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