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회장에 당선된 세페린 ⓒ 슬로베니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FIFA에게 금전적 수수를 받은 혐의로 UEFA 회장직에서 물러난 미셸 플라티니의 후임으로 전 슬로베니아 축구협회 회장 알렉산더 세르핀이 당선됐다. 한국시간 지난 14일 이루어진 선거에서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수장인 미카엘 반 프라우에게 42대13으로 대승을 거둔 세르핀은 전임 회장인 플라티니의 남은 임기기간동안 UEFA 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세르핀 UEFA 회장은 선거가 끝난 직후 "내 가족들과 내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짧은 소견을 밝힌 후 앞으로의 UEFA 직무에 관한 계획들을 각 국 축구협회 수장들에게 밝혔다. 세르핀 회장이 밝힌 계획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챔피언스 리그 시드제의 개편에 관한 재논의다. 현재 챔피언스 리그 시드에 대한 논의는 전 유럽 축구계에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다가오는 18/19 시즌부터 리그 포인트에 따라 1위부터 4위 리그까지에겐 무조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각각 4장으로 고정할 것이라는 계획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팀들을 고착화시키고 소위 말하는 '언더독'의 반란을 법적으로 조기에 진압한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많은 중소 규모의 축구협회들은 UEFA의 계획에 우려를 표했고 이 논의를 다시금 진행할 것이라는 세르핀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두 번째로 유럽축구리그에게 적용되는 재정적 페어 플레이(Financial Fair Play, FFP)의 강화다. 현재의 법령은 재정적으로 취약한 중소 구단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반면, 거대한 클럽들에게는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이 무수히 많은 일종의 유리천장이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큰 구단들만 쉽게 이를 빠져 나오는 것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두 공약 모두 큰 틀에서 보면 '공정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따라서 현재 유럽 내에서 재정적으로 타 리그에 비해 압도적인 잉글랜드 등 몇몇 국가들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현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데이비드 길 회장은 이 논의에 관해 "빅 클럽들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런식으로 지속된다면 한 때 논의됐던 EPFL(챔피언스리그와 유사하나, UEFA가 개입할 수 없는 대회)에 대한 논의 역시 다시금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알렉산더 세르핀 회장의 임기는 2019년까지다. 유럽 거대 클럽들과의 전쟁을 펼치기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이다. 이 기간동안 세르핀 회장은 UEFA의 개혁을 이뤄낼지, 전임 회장인 플라티니처럼 거대 클럽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게 될 지는 다가오는 총회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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