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긴 부진을 깨고 날아 오르기 시작하는 손흥민이 유럽대회 골사냥에 나선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3시45분 토트넘 핫스퍼는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뉴웸블리에서 프랑스 리게 앙 선두팀 AS 모나코와 맞붙는다.

불과 지난 라운드 전까지만 하더라도 손흥민이 모나코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할지 여부는 전문가들과 팬들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그 4라운드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2골 1AS를 기록하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믿음을 준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례적으로 홈구장 대신 뉴웸블리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 역시 손흥민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선에서 전방으로 침투하는 유형의 손흥민에게 화이트하트레인보다 넓은 뉴웸블리의 경기장은 활동반경을 더욱 넓고 변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포체티노 감독 역시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장의 크기가 넓은만큼 공간의 활용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다만 손흥민에게 상대팀인 모나코와의 상성은 좋지않다. 레버쿠젠에서 뛰던 당시 있었던 2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헤트트릭을 기록한 적 있는 포지션 경쟁자 라멜라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더불어 같은 위치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안드레아 라지의 성향 역시 손흥민과는 어긋난다. 활발하게 공수를 오가는 왼쪽 수비 멘디와는 달리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라지는 손흥민에게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애쓸 것이다.

그러나 모나코의 선수단 구성을 본다면 손흥민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군으로 분류된 27명의 선수 중 23세 이하의 선수가 무려 15명인 모나코는 체력적으로 우수하고 전방압박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 반면 경험이 부족하고 베테랑 선수의 의존도가 큰 구성을 보이고 있다. 여러 상황적 요인에 따라 작은 일에도 크게 흔들릴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손흥민의 선발출전에 대해 반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지난 경기에서 대활약을 펼쳤지만 해당 경기에서 90분을 소화한 손흥민이 불과 4일만에 다시 선발로 나서기엔 체력적으로 지칠 여지가 있는 반면, 교체출전으로 체력 안배가 잘 된 라멜라가 선발출전을 한다면 강력한 수비가담 등 감독이 요하는 다양한 전술적 지침이 더욱 쉽게 구현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사 선발출전이 불발된다 하더라도 손흥민에게 기회는 분명 있을 것이다. 모나코는 수비진을 높은 위치에 끌어올린 후 전방압박을 가하는 경기를 주로 펼치기 때문에 후반전이 된다면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고, 뒷공간 침투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교체출전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선발이든 교체든 토트넘에 손흥민의 자리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리한 상황에 투입된다면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반전 카드로, 유리한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뒷공간을 두들기며 상대방의 공격 공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역할로써 충분히 활약 가능한 손흥민의 활용도는 포체티노 감독에게 매력적으로 비춰질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손흥민에게는 큰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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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모나코전에 앞서 트레이닝을 하는 손흥민 ⓒ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