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김재학 기자] 또 졌다. 발렌시아의 부진에 끝이 안보인다. 한국시간 지난 11일 펼쳐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레알 베티스와의 홈경기에서 3-2패배를 당했다.

지난 듀 번의 리그 경기에서 상대적 약체들을 상대로 2연패를 당한 발렌시아로썬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승점 0의 행진을 끊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역시 베티스도 승리가 절실했다. 발셀로나에게 6실점하며 패배한 1라운드와 데포르티보를 상대로 무득점으로 무승부를 거둬 얻은 승점 1점이 유일했던 베티스 역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절실한 팀들끼리의 맞대결에서 선제 득점을 한 쪽은 베티스였다. 전반 38분 측면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은 카스트로는 한 번의 터치로 수비수를 제쳐낸 후 가볍게 골문에 공을 밀어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두 번째 골 역시 베티스의 몫이었다.

후반 9분 공세를 펼치던 발렌시아의 공이 차단된 후 빠르게 역습을 전개한 호아킨은 수비수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골키퍼의 움직임을 본 후 가볍게 반대쪽 모서리로 차넣으며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조바심에 수비진을 윗선까지 끌어올린 발렌시아의 전술적 약점을 잘 공략한 베티스의 전략적인 추가골이었다.

다행히 만회골은 발렌시아 측에서 나왔다. 중앙에서 빠져나오는 패스를 받아낸 호드리구 모레노가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를 노린 슈팅을 때려 따라붙는 득점을 얻어냈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발렌시아에게 결국 동점골까지 뽑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흐른 공을 이번 시즌 영입된 에세키엘 가라이가 마무리지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무승부로 마무리될것만 같았던 두 팀의 경기에 다시 균열을 낸 쪽은 베티스였다. 후반 추가시간 측면에서 넘어온 공을 루벤 카스트로가 잡지 않고 그대로 골문에 집어넣어 기세를 다시 베티스쪽으로 가지고 왔다. 만회할 시간이 부족했던 발렌시아는 결국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이번 시즌 전 패의 수모를 당했다.

단순한 경기력의 부진이 문제가 아니다. 팀 내에 팽배한 패배주의와 구단의 잘못된 일처리로 인해 승리는 어느덧 그들과는 거리가 있는 단어가 됐다.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던 감독 에메리는 물론 팀에서 핵심이었던 선수들까지 내보내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 발렌시아에게 부진의 늪은 너무나도 깊고 벗어나기 힘든 위치다. 추락하는 박쥐군단에게 반등의 기미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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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선제골을 넣은 후 셀러브레이션을 펼치는 베티스 ⓒ 레알 베티스 구단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