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최수경 기자] 4년 만의 올드펌 더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셀틱과 레인저스가 맞붙은 '올드펌 더비'에서 양 팀 팬들의 충돌 아닌 충돌이 또다시 일어났다. 셀틱은 성적 조롱으로, 레인저스는 기물 파손으로 '올드펌 더비'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스코티쉬 프리미어리그(SPFL)에서 '올드펌 더비'는 4년 만에 열렸다. 레인저스가 파산으로 인해 4부리그까지 강등되는 바람에 이 더비가 한동안 열리지 않았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레인저스는 꾸역꾸역 한 단계씩 승격했고, 결국 올 시즌부터 다시 올드펌 더비를 볼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첫 번째 더비는 셀틱의 5-1 완승으로 끝났다.

이 '올드펌 더비'는 축구사를 통틀어 가장 폭력적인 더비로 평가 받는다. 선수들도, 팬들도 치열하게 맞붙는다. 영국 내에서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만큼 뜨거운 더비로 평가 받는다. 오랜만에 맞붙은 만큼, 양 팀의 팬들은 서로에게 명성에 걸맞는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먼저 홈 팀인 셀틱 팬들이 오랜만에 찾아온 적들을 격하게 환영했다. 이들은 홈 팬들의 관중석 사이에 남성의 나체 인형을 걸어놨다. 이 인형의 목에는 레인저스 머플러가 걸려져 있었다. 마치 벌거벗겨진 채 교수형에 처해진 레인저스 팬을 연상시키게 한다.

이에 원정 팬들은 기물 파손으로 응수했다. 셀틱 팬들의 도발과 팀의 대패가 합쳐지자 그들의 분노는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이 분노는 셀틱 파크의 화장실이 박살 나고서 가라앉았다. 이들은 변기, 칸막이, 천정까지 모두 때려부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역사적, 종교적, 정치적으로 얽히면서 폭력적이고 치열하게 변해간 '올드펌 더비', 4년 만의 만남에서 벌어진 일들은 앞으로 이 더비가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